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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여성 스포츠리더, 꿈을 위해 함께 내딛은 첫 걸음의 현장

 

글/김명수

 

 

사진/체육인재육성재단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자연 환경과 맹수의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가야한다고 말한다. 남성 중심의 스포츠 세계에서 여성 스포츠리더를 꿈꾸는 이들이 뜻을 모아 한자리에 모였다. 체육인재육성재단에서 주관하는 ‘여성 스포츠리더 예비과정’에 참여한 여성 스포츠인들. 그들의 위대한 첫 걸음이 지금 막 시작됐다.


 체육인재육성재단이 여성 스포츠인들의 국내외 스포츠분야 리더양성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여성스포츠리더 예비과정’이 11월 17일 올림픽공원 내 재단 의논방에서 진행됐다.

 

 여성스포츠리더 예비과정은 은퇴 전•후 대비 여성 스포츠인을 위한 전문교육과 이들의 직업탐색 및 동기부여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재단이 야심차게 준비한 사업이다.

 

 체육계 진출을 희망하는 여성 현역 및 은퇴선수 그리고 대학(원)생 60여명을 대상으로 모집 했는데 예상된 인원을 훌쩍 넘기며 여성 스포츠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교육은 11월 11일 1차 예비과정을 첫 시작으로 3차 예비과정이 있는 11월 28일까지 총 6시간에 걸쳐 3차수가 차례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2차 예비과정 교육에서는 현역선수 및 은퇴선수 그리고 리더를 꿈꾸는 非운동 선수출신까지 다양한 예비 여성 스포츠리더들을 볼 수 있었다. 현역 당구선수인 권보미, 2006년부터 2011년까지 6년간 배구 국가대표를 지낸 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소속 나혜원, FIBA 국제심판 자격의 대한체육회 소속 상임심판 이지연, 류수희 그리고 클라이밍이 좋아 체육전공을 선택한 20살의 非운동 선수출신 김지윤까지 총 28명의 여성 스포츠인들이 참석했다.

 

 강의는 ‘스포츠계 진로·교육프로그램 현황’, ‘여성리더를 위한 비전설정과 셀프리더십’, ‘자존감, 가치발견 및 자기관리 전략’ 특강으로 꾸며졌다. 이날 강의를 맡은 일하는 아카데미 이주환 원장은 “지도자, 스포츠행정가 등 리더로 나아가기 위해서 혼자는 힘이 들 수 있다. 우리 여성 스포츠인들이 힘을 합쳐 나아갈 때야 비로소 자신이 리더로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하며 6시간의 교육을 끝마쳤다. 또한 재단은 예비과정에 참여한 이들에게 향후 차세대 인재과정과 리더과정으로 이어지는 교육과정에 지원 시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여성스포츠리더 예비과정의 수강생 중 이지연(32.대한체육회 농구 상임심판), 류수희(29.대한체육회 농구 상임심판)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여성스포츠 리더를 꿈꾸고 있는 분들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참여하세요”
-여성스포츠리더 예비과정 수강생 류수희, 이지연

 

                                                                사진/김명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지연 (이하 이): 2006년에 FIBA 국제심판자격을 취득했고, 대한체육회 상임심판에 소속돼 있고 대한농구협회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지연입니다.
 

 류수희 (이하 류): 2012년에 FIBA 국제심판자격을 취득했고, 마찬가지로 상임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는 류수희입니다.

 

-여성스포츠리더 예비과정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류: (웃으면서) 솔직하게 말하면 대한농구협회가 체육인재육성재단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요. 협회와 체육인재육성재단을 오가다보니 자연스럽게 이 교육과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저나 언니(이지연)나 운동을 계속해서 해왔는데 앞으로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 아무래도 리더십 계발이 필요할 것 같더라고요. (둘 다 웃으면서) 개인적으로 따로 찾아보진 않았지만, 교육과정을 보자마자 둘 다 신청했습니다.

 

-여성스포츠리더 예비과정에 임한 각오와 교육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 저는 일단 대학교도 여대를 나왔어요. 또 스포츠계에 있다 보면 남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거든요. 심판 계는 두말 할 것도 없고요. 그래서 제 스스로의 역량을 키워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여자를 뛰어넘는 여자, 남자를 뛰어넘는 여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죠. 이 교육과정이 제게 우연한 기회로 찾아왔지만, 어쩌면 제 마음이 끌어당긴 것 같기도 해요. 이 교육을 통해 인생이 통째로 바뀌진 않겠지만, 지금 제 자신이 매너리즘에 빠져있어요. 이 교육과정이 어떤 하나의 계기로써 제게 원동력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말이죠.

 

-여성스포츠리더 예비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수강생들을 보고 느낀 점이 있다면.
▲류: 모두들 열심히 살아가는 것 같았어요. 솔직히 이런 교육과정이 있다는 것을 찾아보지 않으면 모르잖아요. 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또 다른 교육과정인 ‘국제스포츠인재양성 외국어교육‘에 참여하고 있거나 이 교육과정과 연계되는 여성스포츠리더 차세대인재 과정을 염두에 두시고 이 교육에 참여하신 분들도 있더라고요. (웃으면서) 모두들 저희보다 빠르게 알고 계시던데요. 정보력을 좀 배워야 할 것 같아요.

 

-본인과 같이 운동선수 (또는 非운동 선수) 출신으로서 여성 스포츠리더를 꿈꾸고 있을 분들에게 한마디.
▲류: 솔직히 여성으로서 리더십을 키우는 게 아직까진 쉽지 않잖아요. 근데 이 교육을 통해서 자존감을 더 키우고, 자기계발을 꾸준히 하면 여성도 리더의 위치에 충분히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것 같아요. 지금도 어딘가에서 여성 스포츠리더를 꿈꾸고 있는 분들이라면 두려워하지 않고, 주저하지 말고 교육에 참여하셨으면 좋겠어요.
 

 이: 저도 수희 말에 동의해요. 한마디 덧붙이자면 여성스포츠리더 예비과정에서 강의를 해주신 세 분의 강사님이 계셨는데 ‘남들 앞에서 강의를 할 수 있을 때까지 저 분들은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저 또한 남들 앞에서 강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노력할거고요. 교육과정에 참여하시면 자신에게 충분한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여성스포츠리더 예비과정을 마쳤다. 앞으로의 목표와 꿈이 있다면.
▲류: 현재 체육인재육성재단이 진행하고 있는 ‘상임심판 전문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있는데 일단 이 교육과정을 마치는 것이 목표예요. 가깝게는 상임심판 활동을 하면서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고, 나아가 WKBL(한국여자프로농구) 프로심판까지 맡고 싶어요.


  : (웃으면서) 아까 처음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사실 차세대 여성스포츠인재과정이 연계되는지 몰랐어요. 여성스포츠리더 예비과정만 있는 줄 알았죠. 기회가 된다면 차세대 여성스포츠인재과정에도 꼭 참여하고 싶어요.

나아가 제 꿈은 스포츠 행정가가 되는 것이에요. 심판 특성상 오래 뛸 능력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그 기간이 제한적이잖아요. 그 시간이 자연스럽게 오면 여성 스포츠계의 행정가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 많은 교육과정을 밟아 기회제공을 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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