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0일 수영을 즐기고 좋아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한강 잠실지구 고수부지에 모였다. 수영으로 한강건너기에 도전하기 위해서이다. 비장애인도 하기 힘든 것을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어서 큰 관심을 모았다. 2007년 1회를 시작으로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이 대회이름은 ‘장애인수영 한강건너기 대회’. 비장애인도 참가할 수 있어 수영인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대회로 뽑힌다. 1회 40여명에 불과 했던 인원에서 매회 인원수가 대폭 증가하여 이번 8회 대회는 장애인 150명 비장애인 250명 약 400여명의 인원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체조로 몸을 풀고 장애인 참가자 먼저 수상안전요원의 도움을 받으며 한강위에 설치된 출발점으로 내려갔다. 10여명의 참가자가 한조로 구성되어 3~4분 간격으로 물속에 들어가 안전요원의 주의사항을 한번 더 새겨듣고 힘찬 ‘파이팅!’ 구호와 함께 출발 했다. 약 400여명의 참가자들을 10여명씩 출발시키다보니 뙤약볕에 기다리는 참가자들은 지루함으로 지친모습 이었다. 그래도 자신의 차례가 다가오면 지친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어린아이마냥 설레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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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참가자들은 예상했던 것 보다 수준급의 수영실력을 보여주었다. 팔이 없는 사람은 발을 더 차고 발이 없는 사람은 팔을 더 빨리 움직였다. 한 번도 쉬지 않고 완영하는 사람도 있었다. 힘들어 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수상안전요원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함께 목표지점으로 향했다. 힘이 다했는지 배영으로 물살을 헤쳐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수영장이 아닌 강을 건넌다는 것은 비장애인도 힘든 일이다. 이날 장애인수영 한강건너기 대회 현장에서 장애인들은 기적적인 일들을 이룩해냈다.
장애인과 수영
물은 공기에 비해 무겁다. 밀도와 점착도가 더 높다. 따라서 조금만 움직이거나 천천히 움직여도 지상보다 더 많은 힘이 소모된다. 이러한 이유로 장애인은 수중운동을 통해 근육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물속으로 들어간 몸은 부력으로 물에 뜬다. 부력은 물에서 장애인의 움직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중력에 대항하는 모든 움직임과 자세를 잡는 일은 부력으로 인해 쉽게 이루어진다. 지상에서는 불가능한 움직임을 물에서는 무난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수영은 지상에서 성취할 수 없는 독특한 운동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주며 더욱 자립적인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매우 유익한 운동이다.
장애인수영 한강건너기 대회
장애인수영 한강건너기는 잠실지구를 출발해 뚝섬지구에 도착하는 총 1.6km를 수영으로 횡단하는 대회이다. 수영장 레인에서만 수영을 하던 사람들에게 한강에서의 수영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으며 매년 많은 사람들이 참가한다. 한강에서 수영은 자칫 대형사고로 진행될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주최 측은 사전테스트를 통해 한강에서 수영이 가능한 자를 선별했다. 또한 대회당일 코스에 노란색 부표로 레인을 설치하고 각 구간마다 수상안전요원이 투입된 보트를 배치하여 안전에 유의했다. 특히 장애인 참가자들은 수상 안전요원들이 일대일로 붙어 함께 한강을 수영하며 사고 없이 진행 되었다.
대회는 비장애인 참가자들의 인식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몸이 불편한 와중에도 한강을 완영하는 장애인들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강공원에 놀러온 주민들은 결승점에 도착한 참가자들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또한 장애인들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장애인의 특성 중 사회적 적응도는 신체 기능적인 면보다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장애인들의 대부분은 사회 속에서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능력 부족뿐만이 아니다. 사회 심리적 요인으로 좌절의식, 자기비하, 부정적 자아개념 등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한강건너기는 이를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비장애인들의 참여는 장애인들에게 소통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며 적응력과 의지력을 키운다. 성공하면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으며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정신력을 갖출 수 있다. 장애인들에게 도전은 비장애인에 비해 배로 힘들 수 있다. 장애인들의 도전은 성공했을 때 더 값진 경험을 얻는다.
이름은 장애인수영 한강건너기 대회였지만 그 곳에 장애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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