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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FC쏘샬 주장 정지혜 '축구를 말하다'

 

 

 글/이원희

 

 

 

 

“이쪽으로 와! 패스해야지!”
“뭐해! 슈팅해!”

 

 

 어느 덧 따스한 봄바람이 물러가고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지난 6월. 서울 이화여대 운동장은 제법 소란스럽다. 운동장에는 하얀색 축구 유니폼을 입은 여자 선수들이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패스를 하며 연습을 하고 있었고 운동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선수들 또한 축구화 끈을 동여매며 다음 차례를 기다렸다. 많은 선수들 중에 가장 시끄럽고 눈에 띄는 한 선수가 있었으니 등번호 20번. 동료들에게 끊임없이 지시하고 열정적으로 경기를 지휘하는 선수, 바로 FC쏘샬의 주장 정지혜(22)였다.

 

 

 

< 이화여대 여자축구동아리 FC쏘샬>

 

 

FC쏘샬과의 첫 만남

 

 “안녕하세요. 이번 FC쏘샬에 들어오게 된 12학번 정지혜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여느 신입생과 마찬가지로 수줍게 가입소개를 마친 그녀. 정지혜와 FC쏘샬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 되었다. “대학 입학 시절 어느 동아리에 가입 할까 망설이다 우연히 축구 동아리 FC쏘샬에 대해서 알게 되었어요. 조금씩 관심을 가지며 지켜봤는데 동아리 분위기가 너무 좋더라고요. 서로 웃으며 선배님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함께 운동하는 모습이 재밌어 보여서 가입하게 됐어요”

 

  공교롭게 정지혜씨는 FC쏘샬을 통해 처음으로 축구를 접했다. “축구를 구경하고 보는 것은 개인적으로 좋아했지만 제가 직접 경기에 뛴 적은 한 번도 없었죠” 팀원들이 처음으로 모여 훈련하던 날, 역시나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정 주장은 “‘생각 따로 몸 따로’였어요. 헛발질을 하는 등 공으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어요”라며 “지금은 패스도 하고 슈팅도 하는 등 실력이 많이 향상 되어 재밌게 공을 차고 있습니다”라고 웃으며 털어놨다.

 

그녀들의 축구쉼터 ‘FC쏘샬’

 

 FC쏘샬은 올해로 창단 5주년을 맞았다. 짧지 않은 역사 속에 교내대회를 여러 번 우승으로 마무리했고 외부대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기도 했다. 많은 환희 속에 FC쏘샬은 이화여대 대표 축구 동아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팀의 원동력을 묻자 그녀는 대답한다. “무엇보다 팀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그래서 힘든 훈련을 하더라도 서로 웃으며 하죠. 재밌게 훈련하다보니 자연스레 조직력도 좋아지고 실력도 많이 향상되는 것 같아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축구 하자’라는 연락이 오면 FC쏘샬 핸드폰 채팅방은 금세 분주해진다고 한다. “시험공부하다 나오는 친구, 과제하다 나오는 친구. 심지어 남자친구 만나다가도 오는 친구도 있어요”라며 “저희는 축구로 일상을 공유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축구를 하지 않는 날에는 함께 동물원도 가고 K리그 클래식 경기 관람도 하며 지냅니다”라며 웃었다.

 

아쉬운 실패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교내대회에서 상대를 찾기 힘들었다. 여자 축구동아리도 많지 않을뿐더러 실력에서 FC쏘샬을 따를 팀이 없었다. 자연스레 FC쏘샬은 외부대회로 눈을 돌렸다. 허나 첫 외부대회의 결과는 처참했다. 야심차게 나간 서울대 여자축구친선대회에서 예선탈락의 아픔을 겪었고 1승은커녕 전패로 탈락한 것에 대해 그녀들은 크나큰 실망과 아쉬움이 남았다. “우리는 왜 하지 못할까? 우리도 연습해보자. 최선을 다한다면 무언가 얻을 수 있을 거다. 이렇게 다짐하며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 했어요”   

 

  이후 지옥훈련이 시작됐다. 잔디가 있는 운동장에서 공을 차기 위해 매일 1시간이 넘는 거리를 넘나들었다. 뜨거운 여름 뙤약볕 아래 이를 악물고 뛰었고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패스 연습과 슈팅 연습을 했다. “패스 몇 개, 슈팅 연습 몇 시간 등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노력했죠. 기술적인 부분과 더불어 개인 체력을 높이기 위해 체계적으로 스케줄을 잡고 헬스장에 다녔고 훈련 일지를 적기도 했어요. 나중에는 매일 보는 얼굴들이라 지겨울 정도더라고요”하고 까르르 웃었다.  

 

  고된 훈련 뒤에 찾아온 제12회 통일대기 전국여자종별 축구대회. 결과는 아쉽게도 숙명여대에게 0-1로 지면서 탈락했다. “그래도 아쉽지 않았어요. 이전 경기에서 패하면 아무 생각 없이 경기장을 빠져나왔는데, 당시에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왜냐하면 일방적으로 저희가 밀린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비등비등하게 경기가 진행 됐거든요”라며 “그 때 알았죠. ‘내 실력이 향상 되었구나. 좀 더 열심히 하면 1승도 무리가 아니겠구나’라고 느꼈어요” 이후 같은 해 FC쏘샬은 전국대학축구동아리대회에서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한다.
                                                      
후배에서 선배, 선배에서 주장이 되다

 

  FC쏘샬 창단멤버인 한미희(25)는 후배 정지혜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지혜는 성격도 착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어요. 어느 날 혼자서 슈팅연습을 하는데 무척 열심히 하더라고요. 속으로 ‘저 녀석 소질 있는데’라고 생각했다.”며 “후배로서 언제나 선배에게 깍듯이 대하고 때론 팀 동료들을 다독이는 모습이 언제나 인상 깊었어요”라며 당시 추억을 회상한다.

  시간이 지나 그녀는 어느새 후배를 아우르는 선배가 됐고 팀의 늠름한 주장이 됐다. 정지혜는 이전과 다르게 주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몸소 느끼고 있다며 “우승의 부담감을 가장 크게 느끼는 것 같아요. 선배들이 이루어낸 우승을 제가 못 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더욱 열심히 동료들을 이끌어야죠. 축구 외적으로도 각종 행사 준비 및 훈련 준비를 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많이 바빠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나에게 FC쏘샬은

  “대학생활의 전부예요”라고 당차게 대답한 그녀는 다시 말을 이었다. “친한 친구들도 모두 FC쏘샬 멤버들이고요. 제가 아는 선배, 후배들도 FC쏘샬에서 만난 사람들이에요. 같이 땀 흘리고 샤워도 하고 함께 웃고 떠들며 지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저에게 소중하죠”라며 환하게 웃었다.                                                           

 

 

 

정지혜의 목표는 다가오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이다. “대회마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올해 열리는 모든 대회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정 주장의 또 다른 소망은 FC쏘샬이 축구팀으로 한 단계 발전 하는 것이다. 그녀는 “이후 경험하게 될 대회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얻게 되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선수들을 다독이고 이끌어주고 싶습니다”며 각오를 다졌다.

 

 

 

                                                                                 <FC쏘샬 주장 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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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수줍은 미소와 유머를 보여준 FC쏘샬 주장 정지혜. 한 소녀의 당찬 도전이 앞으로도 계속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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