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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아이스하키의 중흥을 위해 뛴다

 

 

글 / 이병진

 

  

 

   동계스포츠 중 유일한 단체종목인 아이스하키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남자 12팀, 여자 8팀이 각각 참가하여 금메달을 놓고 각축전을 벌였다. 캐나다가 남녀 동반 우승을 차지했으며 매진 행진을 벌여 동계올림픽 최고 종목임을 입증했다. 암표는 정가보다 약 6배에 달하는 값으로 거래될 정도였다.
   많은 이들은 동계스포츠의 꽃을 아이스하키라고 말한다. 실제로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이후,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조차 올림픽 기간중 2주간 리그일정을 일시 중단하고 소속팀 선수들이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가 올림픽에 참가할 만큼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 흥행을 좌우하는 최고의 인기 종목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
   벚꽃이 만연한 어느 봄날, 젊음이 살아 숨 쉬는 신촌의 어느 분위기 있는 커피숍에서 반가운 이들을 만났다. 스포츠둥지 팬들에게 소개할 주인공들은 필자의 후배들로 줄곧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약하다가 현재는 잠시 링크장이 아닌 곳에서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저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자신이 꿈꾸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열심히 어학공부와 자격증취득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두 주인공 모두 명문 경복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를 거쳐 연령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엘리트 선수출신이다. 김희웅 선수는 현역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상무 입대를 준비 중이다. 김준환 선수는 연세대학교 재학 시절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조기은퇴를 하였으나 군복무를 마치고 자신의 블로그에 아이스하키와 관련된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다가올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두 주인공 모두 어떠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스포츠둥지 애독자분들에게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희웅 :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약한 경력이 있는 김희웅입니다. 현재 현역 국가대표 선수들이 모여 있는 상무에 입대를 준비 중이며, 다가올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열심히 운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준환 : 군복무로 잠시 링크장을 떠났다가 최근 대학부 아이스하키 선수들에 대한 평을 블로그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동계시즌이 끝나고, 근황이 궁금한데요.
희웅 : 아시다시피 소치동계올림픽에는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이 아이스하키 종목이 출전하지 않아 잠시 휴식 중이었습니다. 동기들과는 달리, 실업팀 입단을 잠시 미루고 상무에 입대하기 위해 몸만들기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준환 : 얼마 전부터 블로그에 대학부 아이스하키 선수들에 대한 평론을 쓰고 있습니다. 소치동계올림픽 이후, 아이스하키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제 블로그를 찾아 주신 방문객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 흐뭇합니다.

 

- 어떠한 계기로 공부를 하게 되었나요?
희웅 : 현재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서 유망한 선수들을 핀란드 무대에 진출시키고 있어요. 저도 기회가 몇 번 있었으나 아쉽게도 아직까지 해외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림픽을 앞두고 저에게도 해외진출의 기회가 적어도 한번쯤 주어질 거라 믿고 어학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준환 : 해외에 나갈 기회가 많아 시작한 어학공부가 지금의 실력만큼 향상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을 즐겨 보는 편인데 출전하는 선수들 개개인이 아무래도 북미권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어가 향상된 것 같아요. 덕분에 블로그에 아이스하키와 관련된 글을 쓸 때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왼쪽 : 김준환, 오른쪽 : 김희웅)

 

- 이번에 고양시에서 개최되고 있는 세계선수권대회는 어떠한 대회인가요?
준환 : 우선 아이스하키 종목은 국가별로 경기력 차이가 커서 등급에 따라 선수권을 개최하고 있어요. 이번 대회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대회인데 ‘디비전 1’으로 불리는 국제대회입니다.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이 좋은 선전을 보인다면, 올림픽에도 출전할 수 있는 ‘톱 디비전’에도 진출 가능합니다.
희웅 : 이번 고양시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총 5개국이에요. 아시다시피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과 우리나라가 디비전 1에 속하며, 유럽국가인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그리고 헝가리 총 5개 국가가 리그전 형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준환 : 여기서 상위 2개국은 톱 디비전으로 승격이 되지만 최하위 팀은 디비전 1 그룹 B(이번 대회는 디비전 1 그룹 A에 속함)로 강등이 됩니다. 우리나라가 이번 대회에 2위 이내에 성적을 거둔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으나 만약 강등이 된다면 올림픽을 진출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세계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 그룹별 정리]

 

세계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는 나라별 실력을 감안하여 위의 그림과 같이 분류하여 진행하고 있다. 각 디비전은 다시 A그룹과 B그룹으로 나누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현재 디비전 I A그룹에 속해 이번 고양시에서 개최되고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가 다가올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세계랭킹 18위 이내에 랭크되어야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다. 

 

- 엘리트 선수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어학능력을 가지고 있는 두 분만의 노하우는 무엇인가요?
준환 : 그간 점수에 의한 공부는 하지 않았어요. 남들처럼 토익과 텝스 등 어학시험은 아직 부족한 면이 있죠. 그러나 회화만큼은 자신 있어요. 일상생활을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거든요. 딱히 노하우라고 말하긴 부끄럽지만 미드를 즐겨 보는 편이에요. 현지에서 사용 중인 단어나 패턴들을 쉽게 익힐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배우들의 발음도 익힐 수 있어 리스닝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죠.
희웅 : 해외선수들과 자주 접할 기회가 많아요. 전지훈련도 잦아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크게 장애는 없습니다. 보통 자주 쓰는 용어가 아이스하키에서 사용하는 용어인데 반복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전술적인 면에 대해서는 외국인 선수들과 대화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 앞으로 계획에 대해 궁금한데요.
준환 : 다가올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이 출전하게 된다면, 전술담당관으로 활동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NHL이나 유럽리그를 즐겨 보는 편이기 때문에 정보력만큼은 뛰어나다 자신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체육인재육성재단에서 진행하는 국내연수나 해외연수에도 지원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경력을 쌓으면 언제가 협회에서도 저에 대한 쓰임새가 있다고 판단하시지 않을까요?
희웅 : 평창동계올림픽 이전에 해외진출이 가장 큰 목표에요. 일단 상무입대가 가장 우선이네요. 목표하던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4년간 열심히 준비해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향상된 어학능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귀화할 동료들이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중간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준환 : 아직 졸업을 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자격조건에는 충족되지 못하지만 기회가 되면, ‘경기지도자 2급’을 취득할 계획이에요. 다가올 6월에 한국사 자격증도 취득할 계획입니다. 나름 틈틈이 인강으로 공부를 많이 해둔 상태이거든요.

 

   100명 안·밖의 선수들이 전부인 우리나라 아이스하키 종목은 기적에 가까운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목표로 지금도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에 소개한 김준환, 김희웅 선수처럼 많은 아이스하키인들이 4년 뒤 다가올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 특히, 전략적으로 해외무대에 진출한 젊은 선수들이 연일 선전하고 있다는 소식들이 국내 팬들에게 전해져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이다.
   아이스하키가 과거 비인기종목으로 치부되어 ‘해체0순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온 국민에게 사랑받는 인기스포츠로 도약하길 기대하며, 그 중추적인 역할을 김준환, 김희웅 선수가 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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