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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농구장에서 골대 망이 끊어진 사연이 담긴 WKBL 빅뱅매치

글/ 배정호




2013 - 14, WKBL 우승트로피를 향해 가장 치열하게 경쟁중인 두 팀이 설 연휴 전날,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맞붙었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려는 우리은행과 호시탐탐 선두권을 노리는 신한은행의 경기는 치열했다. 그리고 이 날 경기에서 보기 힘든 해프닝 장면이 나왔다. 




신한은행의 빡빡한 일정


신한은행은 이틀 전 KB국민은행과 혈투 속에서 패배를 하고, 단 하루만 휴식을 하고 오늘 경기를 가졌다. 체력소모가 많은 농구경기에서 하루 휴식 후 경기를 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경기 전 임달식 감독은 “작년도 그렇고, 왠지 모르게 우리한테만 일정이 빡빡하게 느껴진다. 선수 보호차원에서 최대한 체력 배분을 하려고 노력 한다” 며 오늘 경기에 대한 어려움을 말했다.


하지만 위성우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신한은행이, 하루 휴식밖에 하지 못하였다고 해서 우리가 절대 유리하지 않다. 신한은행은 신한은행이다. 임달식 감독이 노련하게 체력배분을 잘하기 때문에 긴장의 끊을 놓지 않겠다.” 라는 말을 전했다. 


1쿼터부터, 우리은행은 '질식수비'를 보이면서 신한은행을 압도했다. 

지난 경기에서 32분을 뛴 에이스 김단비(신한은행)를 포함하여, 많은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 보였다. 떨어진 체력 때문에 잦은 에어볼과 패스미스도 속출했다.


신한은행에게 우리은행보다 더욱 두려웠던 것은 바로 떨어진 체력이었다. 결국 임달식 감독은 4쿼터 2분을 남기고, 주전급 선수 5명을 모두 빼고 경기에 임했다. 방전된 체력 속에서 경기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골대의 망이 끊어진 사연


스포츠에서 경기 흐름은 매우 중요하다. 미세한 요인 하나로 그날 경기의 흐름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헌데, 팀 미팅을 끝내고 슛 연습을 하고 있는 신한은행 선수들의 코트 쪽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골대의 망이 끊어진 것이다. 


후반 시작 27초전 심판은 다급히 경기장 관계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수년간 중계를 해온 차양숙 KBS N 해설위원도 “이렇게 경기장에서

망이 끊어 진 것은 한 번도 보지 못하였다. 이 골대망이 끊어져 경기가 지연된 것이 신한은행 선수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라며, 이 역시도 중요한 경기 흐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경기는 약 7분간 지연이 됐다. 스태프들의 발 빠른 대처로 경기는 시작되었지만 이날 골대의 망이 끊어진 것이 우리은행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신한은행 선수들은 조금이라도 웃지 못할 해프닝 속에서 희망을 보려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 만큼 우리은행 선수들의 플레이에는 빈틈이 없었다.


경기 후 우리은행의 골밑을 든든히 지킨 샤샤 굿렛은 “하은주 선수가 출전하게 되어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며 오늘 승리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또한 위성우 감독을 향해 “우리 감독님은 너무 치밀한 성격이다. 라이벌 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더 감독님이 철저한 준비를 한 것 같다. 긴장을 하고 경기에 임했다”며 오늘 승리에 대한 소감을 이어 나갔다. 


결국 경기는 74 : 63으로 우리은행이 승리를 거두면서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쾌속 순항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만약 우리은행이 승리했다면 끊어진 골대 망으로 지연된 시간이 영향을 미쳤을까? 


WKBL 최고의 빅 경기에서 중요한 경기 흐름 중 하나였다고 본다.


★ 샤샤 굿렛 (Sasha Goodlett) 선수의 인터뷰영상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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