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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형제는 용감했다 -나상현 SBS골프 위원의 이야기



글/ 배정호(스포츠둥지 기자)



세계 최고 골프 선수들이 참여하는 PGA 대회 18번 홀 마지막 우승퍼트를 남긴 순간. 떨리는 마음으로 동생은 샷을 하고 지구 반대편 방송국에서 형은 동생의 샷 순간을 생중계 하고 있다. 그리고 공은 홀컵에 빨려 들어간다. 


과연 그 느낌은 어떨까? 그 사람은 해설위원과 형이라는 위치에서 고민을 한다. 울어야하나? 말아야하나? 아직 현실이 되진 않았지만 정말로 행복한 고민이다. 미국 PGA 프로골퍼 나상욱(KEVIN NA)의 형 나상현 SBS 골프해설 위원의 이야기다. 





골프와의 만남


나상현이 골프와 만나게 된 건 초등학교 5학년 때의 일이다. 부모님의 글로벌한 교육철학 영향으로 가족은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었고, 넓은 미국 땅에서 골프를 정식으로 배우게 되었다. 


한국에서 물론 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에 대해, 많이 접하고는 있던 상황이였지만 정식으로 접하게 된 건 미국을 건너간 후였다. 12살 어린 그에게, 낯선 땅에서 골프는 친구를 만들게 해주는 소중한 수단 이였다. 




“처음 미국 땅을 밟고 학교에 들어갔는데 백인밖에 없어서 너무나 낯설었다. 그 친구들과 벽을 허물며 지낼 수 있었던 건 골프를 함께 칠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는 처음부터 골프선수가 되려고 하진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특기 및 인생을 살아가면서 언제 어디서든 함께 즐길 수 있는 동반자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골프를 취미 및 특기로 인정해 버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즐기면서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특기 치고는 너무나 전문적으로 배워버렸다." 


상대적으로 투어에 참가하기 보다는 그는 레슨을 통해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에 보람을 느꼈고 결국 어렵다는 PGA CLASS - A 자격증을 획득하게 된다. 


“골프는 무언가 말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너무나 행복했다” 


그는 이렇게 골프와 하나가 되고 있었고, PGA CLASS A 획득, PGA 투어 캐디, 그리고  골프 해설위원 까지 골프와 함께 자신만의 인생을 스토리텔링하고 계획하며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든든한 버팀목 동생


어떻게 보면 캐디로서 그리고 해설위원으로서 길을 걷는데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되는 존재는 바로 동생인 나상욱의 활약이다. 



미국 PGA 투어는 우승 자체도 어렵지만 시드권 즉 경기를 계속 출전할 수 있는 티켓을 확보하여 유지 시키는 것도 매우 어렵다. 하지만 나상욱은 프로데뷔이래 한국선수 중 유일하게 한 번도 시드를 놓친 적이 없었다.


“형으로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욱이는 승부욕이 정말로 강하고 노력파입니다. 이러한 마인드가 현재까지 PGA 투어로써 활약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어렸을 때부터 한국 에서처럼 부모의 손에 이끌려 골프장에 나가는 것이 아닌, 자발적으로 부모님에게 차를 태워달라고 할 정도의 열정을 가진 아이였다고 한다. 또한 아버님의 교육철학이 나상욱을 17세라는 어린나이에 PGA에 데뷔 시킨 이유였다.


“아버지는 항상 상욱이가 연습하기 전, 동생의 골프화를 직접 손으로 구두를 닦으시면서 프로의 모습은 용모 단정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런 정성이 담긴 마음이 프로로서의 자세를 일깨워 준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이미 동생은 골프선수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나상현의 농담이었다. 미국에 와서 나상욱이 형 상현 에게 물었다.

 “형 저렇게 TV나오려면 어떻게 해야해? ”

나상현이 농담 식으로 던졌다.

 “PGA투어 프로가 돼서 유명해져서 나오면 되잖아” 


어린 두 형제의 대화였지만 나상욱은 주저 없이, 고민 없이 말했다.


 “형 나 PGA에서 최고의 선수가 될래” 

그리고 나상욱은 피나는 노력 끝에 주니어 시절부터, 큰 주목을 받았고 프로에 입성하였다. 미국 현지에서는 타이거 우즈를 따라잡을 선수가 나타났다고 할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실력에 걸맞지 않게 데뷔 7년 동안 준우승 3번이 다였다.


“형으로서 KEVIN이 트라우마에 걸릴까 정말로 걱정을 했어요. 첫 우승을 한날은 아직까지 잊혀 지지가 않네요. 그날 아침까지만 해도 2등하는 꿈을 꿨다고 말할 정도로 압박감이 심했기 때문인데요. 우승을 한 자체보다 압박감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로 눈물 났었죠.”


정말로 많은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우승을 못했지만 묵묵히 투어를 뛰고 있던 나상욱 선수는 나상현 위원의 자랑스럽고 든든한 버팀목이자 자랑스러운 동생이었다. 



앞으로의 바람


현재 나상현 위원은 경희대학교 골프경영학과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SBS 골프 해설위원으로도 활약하는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어렸을 때부터 누군가에게 가르치는 것에 대해 가장 큰 보람과 희열을 느꼈다고 한다.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에게 지식과 정보를 주고 해설위원으로서는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골프지식과 PGA투어 캐디의 경험을 전해주는 것에 행복과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물론 PGA투어 및 경기가 새벽 시간 때에 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하나의 큰 목표와 바람이 있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다. 해설위원으로서 언젠가는 꼭 한번 동생의 우승소식을 시청자들에게 말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저희 형제가 이렇게 활약을 하는 것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실까요? 라는 행복한 고민도 하면서 항상 떨리는 마음으로 중계를 하고 있습니다.”


- 만약 그 순간이 온다면요?


"울지 않겠다는 거짓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솔직히 기쁨의 눈물을 흘릴 것 같아요. 그 순간을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선수와 위원으로서 노력하면 그 날이 오지 않을까요?” 


지구 반대편에서, 과연 나상현 위원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날은 언제일까? 

형제의 바람은 이루어 질 것인가.


형제는 용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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