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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10행시로 요약해본 K리그 슈퍼매치 이야기

 

 

글 / 배정호 (스포츠둥지 기자)

 

 

경기장 입구의 풍경 블루포토 최대용

 

       슈퍼매치.. K리그를 대표하는 경기라 읽고, 나아가 한국 프로스포츠를 대표하는, 그리고 세계 축구연맹 FIFA가 인정하는 수원과 서울의 라이벌 전이라고 쓴다. 붉은색과 푸른색이 만나는 그날이면 어김없이 선수들은 모든 신경이 예민해 진다. 수원의 홍철선수는 부산 전이 끝나고 말했다. “슈퍼매치가 다가오게 되면, 팀 분위기가 이틀 전부터 합숙 분위기며, 모든 신경이 예민해 진다.” 모든 팬들과 여론이 집중되기 때문에 경기 결과에 따라 승자와 패자의 희비가 가장 크게 엇갈린다.

 

8월 3일 슈퍼매치 현장을 10행시(SUPER MATCH)로 요약해 봤다.

 

FC서울의 카드섹션  FC서울

 

Spectacle - 온몸을 소름끼치게 하는 광경
경기 시작 전, 월드컵 경기장 역. 붉은 유니폼과 푸른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명확히 엇갈렸다. 지하철 안에서 마주하는 그 순간 조차도 서로를 경계하며 의식했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수원을 대표하는 ‘프렌테 트리콜로’와, 서울을 대표하는 ‘수호신’은 응원을 시작했다. 서로의 응원 목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그 어느 때보다 목소리를 높였다. 이건 대규모의 콘서트 장이 아니었다. 하지만 듣고만 있어도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스펙터클한 광경이었다. 선수입장과 함께 수호신은 대규모 카드섹션을 진행하였다. 한국 프로 스포츠에서 이보다 더 아름다운 장면은 없었다.

 

수원블루윙즈서포터의 열광적인 응원모습 블루포토 최대용

 

Unbelievable - 팬들은 슈퍼매치를 외면하지 않았다.
슈퍼매치가 열리기 전 축구팬들은 뿔났다. K리그가 외면 받고 있는 분위기에서 슈퍼매치까지 중계를 하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이다. 슈퍼매치 경기시간은 오후 7시. 모든 스포츠 중계채널은 프로야구를 포기 할 수 없었다. 결국 이토록 멋진 경기를 네이버 스포츠와 DMB TBS의 독점이 아니면, 볼 수가 없는 상황이 되 버렸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과연 많은 팬들이 축구장이 방문할지’는 확실치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확실함을 넘어서 걱정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역시 팬들은 슈퍼매치를 버릴 수 없었다. 이러한 빅 경기를 직접 보기로 했다. 공식 관중은 47258만 명. 역대 최고 기록은 아니지만, 악조건 속에서 믿을 수 없는 기록이었다.

 

Professional - 선수들은 프로의식을 가진 페어플레이를 했다.
경기결과의 영향이 크기 때문일까. 그 어느 경기보다 플레이에 집중을 하다보면, 선수들은 이성을 잃을 위험이 매우 높다. 하지만, 이번 슈퍼매치는 그 어느 때 보다 거친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큰 부상자도 나오지 않았다. 경기를 리드하는 서울 선수들도 웬만한 파울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지연 시키지 않았다. 수원선수들도 스코어를 따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수원 팬은 “오랜 만에 긴장감 있게 봤다. 표 값이 전혀 아깝지가 않았다. 경기 결과는 아쉽지만, 역시나 K리그를 대표하는 슈퍼매치였다” 며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은 배려와 함께 서로에 대한 프로의식을 존중했다.

 

오장은과 김진규의 치열한 볼다툼 블루포토 최대용 

Exciting - 한 골차 박빙속의 승부
흥미로웠다. 경기가 만약 서울의 2:0으로 끝났더라면, 긴장감은 없었을 것이다. 후반 36분 수원의 서정원 감독은 조지훈을 투입하였다. 그리고 곧바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조지훈은 추격의 불씨를 집히는, 인사이드 킥으로 골을 기록 했다. 수원의 팬들은 목소리를 더욱더 높였다. 지난 번 경기처럼 극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관중석에서 보고 있던 김두현, 정대세를 포함한 수원선수들과 연제민 권창훈 부모님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경기 종료 전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는 순간이었다.

 

Rival - 중계도 라이벌전!
TBS 독점으로 중계된 슈퍼매치 중계에서도 라이벌 효과가 나타났다. 김동연 캐스터와 이상윤 해설위원과 더불어 참여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와, 배우 송용진은 각각 수원과 서울을 응원했다. 심지어 유니폼을 입고 중계를 한 신선한 시도였다. 이만큼 슈퍼매치는 축구팬들을 넘어서 공인들에게도 기대되는 경기였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골을 기록할 때마다 두 명의 객원해설진의 표정은 180도 상반되었다. 첫 시도에도 불구하고 반응은 뜨거웠다.

 

Major Broadcasting - 많은 메이저 방송사 관계자의 방문!
비록 지상파, 스포츠 채널에서 중계는 없었지만, 메이저 방송사(KBS MBC)에서 대표적인 스포츠 캐스터들이 방문하였다. 기자석에는 SBS 풋볼매거진을 담당하고 있는 배성재, 김민지 아나운서 그리고 KBS 옐로우 카드를 담당한 이광용 캐스터들이 방문하여 경기를 즐겼다. 이광용 캐스터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슈퍼매치에 방문한 인증사진을 남겨 팬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중계를 보지 못할지라도, 취재를 포기 할 순 없었다. 각 방송사 ENG 카메라는 경기장 기자석 곳곳에 위치했다. 

 

           김진규 선수의 골세레머니 FC서울                               조지훈 선수의 골세레머니 블루포토 최대용

Attack - 두 번의 세트피스, 그리고 골!
서울은 수원의 핵심적인 수비수 곽희주가 빠진 수비진을 약점을 치밀하게 공략했다. 인플레이 상황에서 골이 발생 되지 않았다. 두 번의 세트피스로, 수원을 무너뜨렸다. 관중석에는 몰리나의 부인과, 아들 딸이 경기를 관람했다. 아디와 김진규의 골 모두 몰리나의 발에서 시작 되자, 그 어느 팬들 보다 가족들은 기뻐했다. 경기 시작 전 몰리나는 관중석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가족 들을 찾았다. 가족의 힘이 몰리나의 어시스트를 만들었다. 정확히 두 번의 세트피스 공격으로 골을 기록하였다.

 

Termination - 징크스의 종료!
끝났다. 경기 후 믹스트 존에서 두 감독 - 서정원 최용수- 은 3년동안 이어진 슈퍼매치의 결과에 이렇게 말했다. “맘고생이 심했을 최용수 감독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 슈퍼매치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압도적으로 우세해서 긴장감이 없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계기로 긴장감이 생겼다.” “막상 경기를 끝내고 나니 허무했다. 내가 얼마나 이기고 싶은 수원이었는데. 선수들을 믿었다. 내가 욕심이 그동안 과했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드디어 3년 동안 이어진 슈퍼매치에 대한 징크스가 깨진 날이었다. 

 

Chance - 서울에겐 기억하기 싫은 수원의 마지막 찬스!
수원에게도 징크스가 이어지게 할 마지막 찬스가 있었다. 라돈치치와 스테보, 정대세가 빠진 공격진에 신예 추평강이 후반 교체로 투입되었다. 동국대 시절 많은 골을 넣었던 추평강 선수. 하지만 서울 전까지 출전한 프로 경기에선 유효슈팅이 한 개도 없었다. 공격진이 빠진 상태에서 추평강에게는 기회였다. 전광판이 90분을 넘긴 상황 2:1로 끌려가고 있는 상황. 추평강은 산토스의 패스를 받아 오른쪽 45지점에서 회심의 땅볼 슛(자신의 프로 첫 유효슈팅)을 날렷다. 골대 뒤 수원의 블루포토 취재진이 말했다. “골대 뒤에서 바라보는데 들어간줄 알았다. 정말로 축구공 하나 차이었다”. 프로 첫 번째 유효슈팅을 넣었으면 추평강은 모든 관심을 받을 수 있었고 수원은 징크스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공은 골대를 외면했다.

 

FC서울 서포터의 열광적인 응원모습 FC서울

 

Honor - 모두가 주인공! 경의를 표한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온 축구팬들도, 경기를 취재 온 기자들도, 경기를 참여한 스태프와 선수들도 모두 후회 없는 슈퍼매치 경기였다. 비록 프로야구의 높은 인기에 밀려, 중계가 없었지만, 축구팬들은 어김없이 경기장에 찾아와 선수들을 격려하였으며, 취재석의 기자들도 모두다 박진감 있는 경기에 맞는 질 높은 기사들을 작성했다. 마지막으로 경기장에서 수원과 서울, 서울과 수원 선수들은 그 어느 때 보다 페어플레이에 입각한 플레이를 선사했다. 2013년 8월 3일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있던 모든 사람들이 슈퍼매치의 주인공이었다.

 

SUPER MAT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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