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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대학스포츠 人터뷰 4] 제 2의 '우생순'을 꿈꾸며 - 경희대학교 핸드볼부

 

 

글 / 김선우 (스포츠둥지 기자)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대한민국 핸드볼 여자 국가대표팀의 실화를 다룬 영화 ‘우생순’은 그 당시 대한민국에 핸드볼 열풍을 불게했다. 이 영화를 계기로 핸드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며 실업리그가 창단 되는 등 많은 발전이 있었다. 뉴스포츠인 ‘츄크볼’도 핸드볼에 기원을 둔 스포츠이다.

 

핸드볼은 많은 국제 대회나 국내 대회들이 열리고 있지만 올림픽 등에서만 주목을 받는 등 아쉬운 부분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희대 핸드볼 선수들은 무더위와 장마를 잊고 ‘제 2의 우생순’을 꿈꾸며 오늘도 여전히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훈련 중인 경희대 핸드볼부 ⓒ김선우

 

대학 최강자를 위하여! 경희대학교 핸드볼부
경희대 핸드볼부는 역사와 명성을 자랑한다. 현재 실업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나 과거 국가대표들 중에서도 경희대학교를 졸업한 선수들이 많다. 경희대는 올 상반기에 있었던 종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이 우승으로 인해 출전권을 얻은 아시아 핸드볼 대학 선수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하면서 대학 최강자의 자리를 당당히 지키고 있다. 이들은 하반기에 있을 대학선수권 2차대회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다양한 경험이 자산이다.
경희대학교 핸드볼부의 모토는 ‘다양한 경험’인 듯 싶었다. 취재를 위해 방문했을 당시에 인상 깊었던 점이기도 했다. 우선 비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연습경기가 많았다. 방문했던 날에도 부천공고와의 연습경기가 있었다. 김만호 감독은 “다양한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감각을 익히고 선수발굴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연습경기 중에 거의 모든 선수들을 투입하면서 경험을 쌓고 있었다. 이러한 점이 실전 경기에서 주전 선수가 부상을 당했거나 국가대표 차출이 있었을 때에도 흔들리지 않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했다.

 

연습경기 중 작전타임 ⓒ김선우

 

자율성과 책임감을 동시에
특히 주장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 김만호 감독은 언론보도에 경희대학교 핸드볼부가 나갈 경우 지도자들 보다는 주장인 정진호에게 역할을 위임하는 편이다. 이로서 직접 현장을 느끼고 주장으로서의 자율성과 책임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와 관련해서 주장인 정진호는 “처음에는 많이 힘들기도 했다. 그런데 인터뷰를 할 때마다 저희 팀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것 같고, 주장이라는 타이틀로 임하니까 사명감이 더 생긴다. 감독님께서 그래서 이런 방식으로 하셨던 것 같다.”며 직접 변한 자신의 마음가짐에 대해 말했다.

 

경희대 핸드볼부 주장 정진호 ⓒ김선우

 

학업과 운동, 두 마리 토끼를 잡다.
경희대학교는 특히 학생선수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핸드볼부 역시 학업에도 소홀하지 않은 모습이 인상 깊었다. 대회가 임박한 시기에는 불가피하게 운동에 더 많은 비율을 투자할 수밖에 없지만 그게 아닌 이상은 일반학생들과 똑같이 수업을 소화하고 있었다. 주장 정진호는 “운동부라고 해서 편의를 봐주신다거나 하는 것은 없다. 운동부끼리 듣는 수업도 있지만 일반학생들과 같이 듣는 교양수업들도 있기 때문에 오히려 뒤처지지 않으려고 더 노력하는 편이다. 생각보다 영어나 공부에 관심이 많은 선수들도 많다. 공부도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은데, 학교 측이나 감독님 모두 학업을 중시하셔서 두 가지 모두를 병행하고 있다.”며 학기 중에는 과제 등을 하다보면 밤늦게까지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영락없는 대학생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힘들다.’라는 옛말은 이들에게는 동떨어진 말이라는 것을 느꼈다.

 

가족 같은 유대감
정진호는 경희대학교 핸드볼부의 가장 큰 강점으로 ‘가족’과 같은 연대감을 꼽았다. 선후배 간에도 삼엄한 위계서열보다는 친형, 동생 같은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주장으로서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또한 이들은 재학생들끼리 만이 아닌 졸업생들과의 네트워크도 두터웠다. 실업리그를 뛰는 등 졸업생들 또한 시간이 날 때마다 학교에 들러 후배들에게 맛있는 간식도 사주고 조언도 많이 해준다고 한다. 인터뷰가 있는 날 역시 인터뷰가 끝난 후 졸업생 선배들과의 만남이 있다고 했다. 이러한 가족 같은 유대감이 있기에 대학 생활 내에서만 뿐만 아니라 이들이 예비 핸드볼 스타로서 초석을 다지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사회에 나가서도 활약을 할 수 있는 발판이라고 느껴졌다.

 

경희대 핸드볼부 단체사진 ⓒ김선우

 

경희대학교 핸드볼부는 들여다볼수록 끈끈한 결속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강점으로 상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이 기세라면 하반기 역시 그들의 목표처럼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들은 ‘제 2의 우생순’을 꿈꾸고 있지만 그 역시 머지않아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 하였는가. 이들이 꼭 이 말을 증명해주길 바란다.

 

 

 

ⓒ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