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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진짜사나이 상무 축구단의 군 생활 토크

 

 

 

글 / 배정호 (스포츠둥지 기자)

 

 

 

 

          대한민국 남성들에게, 병역의 의무는 필수이다. 하지만 20대의 황금기 같은 나이에, 입대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신의 꿈을 잠시나마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병역의 의무는 프로축구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일반 사병들과 다르게 국군체육부대 소속으로 입대하는 이들의 군 생활은 어떨까? 대한민국 남성들이 흔히 말하는 ‘점호, 짬빱, 군대리아, 제초 작업’이 이들에게도 있는 것일까?

 


성남에 소재하고 있는 국군체육부대에서 김호준(제주UTD 골키퍼) 상병, 양준아(제주UTD) 이병, 하태균(수원삼성) 일병의 계급별 심층토크를 통해, 이들의 군 생활을 조명해 보았다.

 

충성! 상병 김호준, 일병 하태균, 이병 양준아 행정실 에 용무 있어서 왔습니다. 충성!

 

 

Q. 반갑다. 위병소 앞 차량통제부터 철저하더라. 군사보안서 작성하고 왔다. 여기, 일반 군대보다 더 규율이 엄격하게 보인다. TV에서는 팬들을 유혹하는 긴 머리가 일품이었는데. 이제는 짧은 머리가 어울리는 것 같다. 언제 입대를 했는가.

김 호준 : 나는 이제 전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머리도 서서히 길러야 하는데.. 걱정이다. 시간이 가는지 안 가는지 감이 안 잡힌다. 빨리 간다고 말해야겠다.

하 태균 : 이제 정말로 체념했다. 프로에 있을 때는 머리가 항상 길었던 것 같은데, 짧은 머리는 서서히 적응해 나가고 있다.

 

Q. 어울리는 것 같다. 양준아 선수. 미안하다. 꿀 같은 휴식시간인데, 이병 계급에서 인터뷰 하고 싶다고 말하니까, 훈련관님이 추천해 주셨다. 근데 여기서 머리가 가장 짧아보여 신병으로 느껴진다. 훈련소 퇴소한지 얼마 안되서, 몸을 만들고 있는 중이라 들었다. 어떤가?

양 준아 : 어차피 훈련이 4시부터 시작이라, 상관없다. 4월에 입대해서 그런지. 막막하다. 훈련소에서, 완전군장하고 행군하고, 유격훈련하고 다하고 왔다. 일반사병들은 대단한 것 같다. 몸 상태는 서서히 끌어올리는 중이다. 군대 갔다 왔는가?

 

Q. 정확히 제대한지 50일이 되지 않았다.^^ 미안 하다.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일반 사병처럼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는가.

김 호준 : 그렇다. 오후 10시에 취침해서 항상 오전 6시에 기상을 한다. 그리고 밖에서 체조를 한다. 하지만, 국군 체육부대 선수이기 때문에, 일반 사병들처럼 고무링을 달고 전투복 환복을 하고 점호를 받지는 않는다. 매사에 감사할 뿐이다.

 

Q. 정말로 규칙적인 생활이다.  혹시 체조는 훈련소에서 조교들이 가르쳤던, 도수체조인가?

하 태균 : 아니다. 우리는 국군 체육부대만의 체조가 있다. 일명 에어로빅 체조라고 한다. 준아야 보여줘라.

양 준아 : 제가 말입니까?... 안됩니다..

 

Q. 나중에 꼭 한번 보겠다. 궁금하다. 소위 말하는 짬밥의 맛, 군대리아, 젓가락을 사용하는가? 또  여기도 왼발에 맞추어 줄지어서 밥을 먹으로 가는가. 식단에 관련하여 궁금 한게 너무나 많다.

양 준아 : 운동선수이다 보니까, 일반사병들과 다르게 젓가락은 사용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왼발은.. 잊을 수가 없다. 훈련소 때만 맞추었다. 여기는 바로 지하에 식당이 있어서, 시간이 되면 내려가서 식사를 한다. 마지막으로 흔히들 말하는 군용식품과 군대리아는 우리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운동선수들이다 보니, 식단조절에 신경을 써야 되므로, 부대에서 배려를 해준다. 팬 분들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하지만 한번쯤은 먹어보고 싶다.

 

Q. 그러고 보니, 대한민국 강한친구 육군 옷과 군용 운동화도 착용하지 않고 있다. 혹시 청소는 어떻게 하는가.

하 태균 : 우리가 지금 입고 있는 것이 생활복인데 국군체육부대 대표선수라는 자부심을 갖도록 만든 옷 같다. 그리고 신발은 어쩔 수 없다. 축구선수에겐 발이 중요하니까 개인 운동화를 신게 배려를 해준다.  청소는 똑같다. 점호 받기 전, 항상 빗자루 들고, 대걸레 빨고, 남들과 똑같이 다 한다.

 

Q. 내무반 구조가 궁금하다. 어떤 형태로 되어있나. 잠은 잘 오는가? 추가 질문이다. 6시에 애국가 울리는가?

김 호준 : 적응 되서 그런지 잘 온다. 4인 1실로 된 침대에서 잔다. 6시만 되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다. 나는 자랑스런 대한민국 군인이다.

 

Q. 그럼 대한민국 군인이면 빠질 수 없는. 장갑 끼고 제초하고, 제설하고 다 하는가?

하 태균 : 그렇다. 제초하고 제설하고 다한다. 운동부별로 구역이 나뉘어져 있다. 직접해보니까 동감이 간다. 남자들이 왜 그렇게 제초하고 제설하면서, 추억을 되풀이 하는지. 그래도 강원도 산골이 아니라 눈이 많이 안와서 다행이다.

김 호준 : 난 이제 끝났다.. 애들이 알아서 다 잘한다. 그리고 제초, 제설 있는 날에는 훈련이 없다. 작업이 훈련보다 힘들다.

양 준아 : 난 이제 시작이다. 요즘에는 가을에 낙엽도 쓴다는 소문이 있다. 두렵다 겨울이. 그리고 축구장 잔디도 아닌데, 왜 이렇게 요즘 풀들은 빨리 길어지는지 모르겠다. 슬프다.

 

Q. 포항의 김원일 선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현역 군인이었다.

세명모두 : 정말로 대단한 것 같다. 일반 사병으로 가서, 선수생활을 연장한다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인데.. 우리도 더욱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

 

 

Q. 고생이 많은 것 같다. 프로축구 선수로 경기도 하고 제초와 제설하고. 훈련은 어떻게 진행 되는가?

하 태균 : 여기도 프로선수들과 마찬가지로, 1군과 2군으로 나눠져 있다고 보면 된다. 개별적으로 훈련은 진행되고, 프로에서 해왔던 것처럼 비슷하게 보면 된다. 트레이너 분들도 정말로 잘 챙겨 주신다.

김 호준 : 프로에서 온 선수들이라 그런지, 훈련 때 만큼은 진지하게 임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기면 무조건 포상이 있으니까.. 전투적으로 달려든다. 아무래도 더 치열 할 수도 있다고 보면 된다. 2년 동안 경기에 나설 수 있는 1군에 진입한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양 준아 : 동등한 기회에서 시작 한다. 하루빨리 몸 상태를 끌어올려 그라운드에서 멋진 활약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훈련은 오전과 오후 훈련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좀있다가 훈련에 가야한다. 열심히 하겠다.

 

Q. 역시 프로선수들 답다. 구성이 화려한 것 같다. 전 현직 국가대표에, 유명했던 선수들이 다 포진되어 있지 않은가.

김 호준 : 내가 보기엔, 국내 선수들로만 구성된 팀 중에는 가장 강하다. 그만큼 멤버가 좋은 것 같다. 2년 동안 또 이친구들이랑 이럴 때 말고 언제 같이 그라운드를 누비겠는가? 감사할 뿐이다.

 

Q . 지금현재, 2부리그 에서 성적이 좋다. 역시 1부 리그 진입이 가장 큰 목표이지 않은가?

하 태균 : 그렇다. 군대를 왔지만 1부 리그 진입이라는 목표가 있다는 자체가 정말로 동기부여가 많이 된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1부와 2부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일병이기 때문에 내년에는 꼭 1부 리그 에서 경기력을 끌어 올려, 수원으로 돌아가서 멋진활약을 펼치고 싶다.

 

Q. 어떤가, 1부 리그 시절 그립지 않은가?

양 준아 : 역시나 사람은 있을 때 더 잘해야 한다. 제주에서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자유롭게 동료들과 훈련한 것이 얼마나 행복했던 것인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하 태균 : 나는 그 무엇보다도, 우리 수원 서포터즈 함성이 너무나 그립다. 운동장에서는 그게 당연한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이제 2년 동안 듣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아쉽다. 하지만 더욱더 멋진 선수가되서 돌아가 함성과 환호를 받고 싶다. 열심히 하겠다.

 

Q. 세 명 모두, 멋진 활약을 펼쳤던 선수니까 분명히 잘할 것이라 믿는다. 경기 전 프로에 있을 때는 자신만의 마인드 컨트롤이나 생활패턴이 있었을 것 같다. 여기서도 지켜지는 것 인가?

김 호준 : 그렇다. 우리는 성남에서 상주로 홈경기를 가니까 원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경기전날은 항상 모텔이나, 숙박시설을 이용하기 때문에 그런 점은 프로에 있을 때 비슷하다. 나만의 방법으로 경기를 준비 한다.

 

Q. 궁금하다. 매주 1주일 경기를 다니면, 외박과 휴가는 어떻게 이루어 지는가?

하 태균 : 100일 휴가, 진급휴가, 우리는 그런 개념이 없다. 무조건 경기를 이기면 포상으로 외박을 아침 9시에 나가서 다음날 20시에 복귀하는 외박을 나갈 수가 있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남들은 몰아서 외박과 휴가를 쓰지만, 우리는 경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개인 외박과 휴가는 절대 불가다. 단체로 나가서 단체로 들어와야 한다.

 

Q. 대부분 프로에서는 차를 운전하였는데 여기서 외박 나갈 때는 어떻게 하는가. 그리고 외박 나가서 뭐하는지 궁금하다.

김 호준 : 군인이기 때문에 차는 절대로 가지고 들어 올수가 없다. 나는 결혼을 했기 때문에 대부분 집사람이 위병소 앞까지 나를 마중나와 있는다. 이 두 명 아주 부러워 할 것이다. 집에서 집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휴식을 취한다.

하 태균 : 집에 가서 무조건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다. 장어, 고기, 몸에 좋은 것은 다 먹고 들어온다. 아 그리고 최근에는 수원에 가서 형들 만나고 온다. 지난 외박 때에는 수원삼성의 용래 형을 만나고 왔다. 그 형도 얼른 군대에 와야 할 텐데 말이다.

양 준아 : 지하철 타고 집에 간다. 그럼 사람들이나 팬들이 신기하게 쳐다본다. 제복 오른쪽에는 국군체육부대 선수라고 새겨져있기 때문에 신기하게 보는 것 같다. 이런 것도 다 경험이다. 언제 군복입고 지하철 타고 집에 가겠는가. 집에 가면, 그동안 시청하지 못하였던 프로그램, 드라마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시간 너무 빠르다.

 

Q. 역시나 일반 사병과, 똑같다. 외박과 휴가는. 군대에 와서 달라진 점이 무엇이라 생각 하는가?

김 호준 : 인내심을 많이 키울 수 있다. 늦은 나이에 와서 제대를 하면 30이지만,  ‘이런 경험도 하는 구나’ 라고 생각한다.

하 태균 : 고민을 많이 했다. 작년 여름부터 입대를 생각해 왔다. 마침 박항서 감독님이 나를 원하셨고 하루빨리 병역문제를 해결해야. 더욱더 마음껏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입대를 결심하였다. 달라진 점이면 생활면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규칙적으로 하게 되니까 몸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양 준아 : 나는 하루 빨리 오고 싶었다. 물론 제주에서도 좋은 활약을 더욱더 펼치면 좋았겠지만 병역이라는 심리적인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에 하루빨리 해결하고 싶었다. 후회는 하지 않는다.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질문이다. 입대를 해야 하는 친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김 호준 : 난 나이 때문에.. 이제 없다

하 태균 : 수원에 있는 종진이, 현범이, 그리고 용래형 하루 빨리 와야 하는데.. 걱정이다.

양 준아 : 일본에 있는 영철이, 정진이, 민우, 동섭이 등등. 조금이라도 젊을 때 와라 친구들아!!

 

김호준, 하태균, 양준아

 

이들 뿐만 아니라 상주상무에는 현재, 30명의 선수가 있다. 누구나 군 생활 당시에는 하루빨리 제대를 하고 싶고, 자유를 얻고 싶어 하지만 지나고 나면 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며 자산이다. 그만큼 2년 동안 자신과의 싸움이며, 전우들과의 추억 때문일지도 모른다.


프로축구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수많은 팬들 앞에서, 인기를 얻었던 선수들이지만, 상무 경기 이외의 내무 생활 만큼은 대한민국 남성과 비슷했다. 하지만, 이들은 더욱더 좋은 모습을 팬들에게 보이기 위해 군대라는 울타리에서, 동료들과 함께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상주상무 선수들을 대표하여 대답하였다.

 

“군대에 와보니, 팬들의 함성을 받고 운동장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건강히 아무 사고 없이 제대하여,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충성”

 

오후 4시 이들은 훈련준비를 하러 연병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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