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태구(부천 상동고등학교 교사)
영어체육수업을 시작하고 2달이 되어갑니다. 3월달 초반의 서로간의 당황스러움은 없어지고, 학생들과 제가 모두 익숙해 졌습니다. 그런 가운데 몇가지 학생들의 변화가 감지되었습니다. 다음의 2가지를 적어봅니다.
‘모두를 위한 체육수업’
체육교사로서 항상 고민은 운동능력이 좋지 못한 학생들도 체육시간에 어떻게 하면 적극적으로 참여시킬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운동을 잘 하는 학생들만을 위한 체육수업이 되면 반쪽짜리 수업이라고 늘 생각해 왔습니다. 영어체육수업을 원활히 진행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Staffs을 두었습니다. Interpreter(통역사), PE Leader(체육부장), Mobile Manger(핸드폰 관리자), Time Keeper(시간관리자), Helper(도우미), Recorder(기록자) 등이 이들입니다. 이 중에 PE Leader(체육부장) 빼고는 운동을 못하는 친구들이 맡았습니다. 보통 여학생들이 자원을 많이 했습니다. 수행평가에 가산점을 준다고 그런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운동을 못하면서 공부를 잘 하는 여학생들이 체육시간에 자기 역할이 생겼습니다. 점점 이 친구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이러한 역할 자체가 체육수업 활동에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것은 아니지만, 활동자체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을 전 보게 됩니다. 참 고문적인 일입니다.
또한 기존에 운동만 잘하고 영어를 못하는 학생들은 자신이 축구를 하고 싶으면 Interpreter(통역사)를 통해 축구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 합니다. 운동못하는 Interpreter(통역사)를 대동하고 제 앞에 나타납니다. 항상 서로가 도움을 요청하고 도와주도록 관계가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3, 4월에 팀별 협력을 필요로 하는 활동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학습 구조 속에서 학생들은 운동을 잘 하던지, 못 하던지 ‘협력’이라는 개념을 실천척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 이것이 학생들에게 체육교과가 주는 큰 유익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웃는 체육수업’
우리 학교 학생들은 오전 7시 50분까지 등교합니다. 8시 30분에 1교시가 시작되어, 오후 4시 10분에 7교시가 끝나고, 5시 20분에 보충 수업이 끝납니다. 과연 학생들은 하루 중에 언제 미소짓소, 박장대소하면 웃을까요? 과연 그렇다면 고등학생들이 자살할까요?
3월 달에 협동을 중요시하는 프로그램을 체육수업 내용으로 삼았습니다. 2인3각과 지네발게임인데, 모두 학생들의 협동이 필요한 게임입니다. 협동하지 않으면, 넘어지게 됩니다. 자신만을 강조하고, 이기적인 요즘 학생들에게 좋은 체육 내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해보니 Team Leader를 중심으로 잘 협동하지 않으면, 앞으로 전진이 쉽지 않았습니다. 우스꽝스럽게 넘어지는 팀도 있고, 어떤 학생은 질질 끌려다니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은 그것들을 보면서 무척 크게 웃습니다. 하는 학생들이나 보는 학생들에게 체육수업시간은 즐거운 시간이고, 웃음을 주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수준 낮은 영어로 표현합니다. 그러다보니 더욱 학생들을 재미있게 합니다. 물론 협동을 잘 하면 경주에서 1등하는 학생들은 1등해서 웃습니다. 만족해하고 행복해 합니다.
지네발게임 ⓒ놀이와행사
수업이 끝날 때, 전 학생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전 오늘 너무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체육수업에 몰입하고 시간을 즐겁게 즐기기 때문입니다. 그 증거는 여러분들의 웃음소리입니다. 학교 생활 중에 이렇게 수업중에 웃는 시간이 있나요? 아마 체육시간이 유일할 것입니다. 그래서 전 행복합니다. 여러분들에게 웃음을 주는 교사이여서요.” 물론 학생들은 Interpreter(통역사)의 통역이 있은 후에 제 말에 동감하며 같이 행복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집중이수로 인해 고등학교 2학년은 문과만, 고등학교 3학년은 이과만 체육수업을 합니다. 과연 언제 이 집중이수문제가 해결될까요? 영어체육수업이 효과가 있을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이제 제가 지도하는 학생들은 학교 어디에서 저를 만나던 간에 영어로 인사하고 말을 겁니다. 물론 그들의 친구들이 당황해 하던 일도 많았습니다. 제가 지도하지 않는 그들의 친구들은 자신의 친구에 저에게 영어로 말을 건네니 제가 영어교사인줄 아는 학생도 있었다고 합니다.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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