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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승마를 통해 장애인의 몸과 마음을 ‘힐링’합니다” -재활승마지도사 김수현씨

 

글 / 이상희 (스포츠둥지 기자)

 

 

        요즘 대세인 ‘힐링’의 물결은 장애아동들에게도 번졌다. 동물과 함께하는 유일한 스포츠인 승마가 장애아동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웃음을 준다. 삼성전자승마단에서 재활승마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필자는 장애아동들이 승마를 통해 정신적, 신체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하지만, 승마를 통해 장애인들의 재활을 돕는 재활승마지도자의 길을 선택한 KRA 한국마사회 재활승마 지도사 김수현씨를 만나 무언가 특별하면서 생소한 재활승마지도사라는 직업의 세계를 들어봤다.

 

 

 

한국마사회 재활승마센터의 입구에는 봄기운이 새삼 느껴지고 있었다. 입구에는 재활승마에 이용되는 승용마가 귀여운 자태로 있었다. 말에게 물릴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사인이 유독 눈에 띄었다. 장애아동이 재활치료를 받는 실내마장은 무척 넓고 잘 정돈 되어 있었다.

 

 

 

실제로 재활승마를 취재하기 위해서는 장애아동의 부모의 동의가 이루어져야 하므로 치유프로그램의 직접적인 설명을 듣기는 어려웠으나 홍보를 위한 프로그램 설명과 표지에서는 승마를 통한 그들의 치유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재활승마교관 김수현 ⓒ 이상희

 

 

재활승마지도에 대한 궁금증
재활승마란 승마를 통해 장애인들의 정신적, 신체적 치료를 도모하는 것을 말한다.
영국 등 유럽지역과 미주지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재활승마가 활성화되어 있고, 인식도 잘 되어있다. 국내의 재활승마는 2001년6월 삼성전자승마단에서 첫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며 2005년 한국마사회에서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이후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졌다. 재활승마 한마당, 찾아가는 재활승마, 국제심포지엄, 서라벌대학 마사과 개설, 성덕대학 재활승마과 개설, 2011년 말 산업육성법 통과, KRA승마힐링센터(인천,시흥) 개장, 2012년 최초 국가공인 재활승마지도사자격증 시행, 한국재활승마학회 창립 등. 해를 거듭하면서 우리나라도 재활승마의 선진 법안도입과 자격설계, 전문인 도입 등의 다양한 변화와 노력을 기울였다. 재활승마의 통합적 모델에서 제시되는 분야는 크게 의학, 교육, 스포츠, 레저로 이루어져있으며 관련분야 부처의 관심과 협력으로 재활승마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재 한국마사회의 경우 재활승마 프로그램의 대상은 만4세~중학생까지(올해부터)로 확대되어 주1회, 8주의 커리큘럼으로 이루어져있다. 장애군을 다양하게 하여 운동기능적인 측면과 강습 승마적인 측면을 접목하였으며 장애아동의 각기 다른 장애 정도에 따라 지도자의 재량에 의해 강습의 접근과 내용이 달라진다.

 

재활승마의 길을 꿈꾸다
충남 건양대학교 생활체육과에 재학 중이었던 학부시절 삼성전자승마단에서 재활승마 자원봉사로 재활승마를 알게 되었다는 그녀. 장애인 관련한 봉사를 고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했었고 말과 함께하는 생소한 것들이 재미있어서 재활승마 분야에서 일을 해 보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다. 특히 재활승마의 매력에 푹 빠지면서 재활승마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되어 2006년 미국 동부 코네티컷 주에서 High-hopes Center에서 6개월 동안 재활승마에 대한 공부를 하고 돌아왔다. 지금 현재 마사회에서 재활승마교관으로 일하는 것이 무척 만족스럽고 뿌듯하다고.

 

꿈을 밟기 위한 단계
2012년 12월, 첫 국가공인 자격시험으로, 재활승마지도사 자격시험이 실시됐다. 체육을 전공한 스포츠인재들이 재활승마지도사를 꿈꾼다면 일단은 기승술(騎乘術)과 마술(馬術)을 익혀야 한다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장애에 대해 잘 알고 이해해야 하며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해당 시험의 일정과 교재를 미리 구입하여 관련 지식을 쌓고 봉사활동도 많이 해야 한다. 직접 장애를 가진 이들을 대하고 접해봐야 현장에서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 밖에 특수교육이나 특수체육, 사회복지 등에 좀 더 관심을 갖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앞서 언급한 기승술(騎乘術)과 마술(馬術)을 재활승마지도사가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험을 통과 한다고 끝이 아니다. 계속해서 발전하려면 체육(신체움직임)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계속해서 노력하는 방법 밖에 없다.

 

재활승마 시행착오를 통해, 길을 넓히다
재활승마는 아직 초기단계이다. 그녀는 재활승마가 선진화되고 활성화 된 외국의 경우는 시행착오를 통해 제도화 해갔다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제도를 설립하고 시행착오를 겪어가는 현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현장경험이나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이들이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고 실기시험에서는 장애인이 아닌 비장애인이 기승자가 되어 시험을 진행하는 등 아직은 재활승마자격시험의 제도가 여러 가지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활승마를 한국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 하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시험은 첫 회였기 때문에 국가적 측면에서 기준이 없던 것을 기준을 잡아가는(표준화)데 의미가 크고 실제적으로 적용 시키는 데에는 과정이 많이 필요하다.  2차 시험인 기승술을 통과하더라도 꼭 말을 잘 탄다 혹은 못 탄다고 하기 애매할 뿐 아니라 현재 시험도 3급만 시행되어 2급과 1급의 시험 체계가 아직은 세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재 체육계에서도 재활승마의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도 재활승마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마사회에서 작년 말 산업박람회의 번 외 경기의 의미로 삼성전자승마단, 기전대학교, 마사회의 각 기관에서 강습 받았던 장애 학생들 대상으로 승마경진대회를 처음 시행했다. 비록 홍보차원에서 많이 부족했지만 이게 바로 재활승마의 스포츠적인 측면이다. 추후 계획도 계속해서 추진 중이며 대회를 통해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도 되고, 추후 창출되는 효과나 발전의 방향성도 가질 수 있어 재활승마의 다음단계를 꿈꿀 수 있다.


재활승마의 가치와 의미를 전하다
그녀는 몸담고 있는 분야에 대한 자부심과 미래를 생각하고 있었다. 재활승마의 급속한 발전과 부작용을 우려했고 아직은 생소하지만 점점 관심을 갖고 찾아주는 많은 인재들을 반기고 고마워했다. 앞으로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균형 있는 발전을 꿈꿨다. 다양한 연령대와 시각, 청각, 뇌 병변장애, ADHD, 지적 장애, 중복 장애 등의 다양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우리사회에서 긍정적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별로 없다. 하지만 재활승마를 통해 즐거운 경험과 신체적 재활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말을 매개로 하기 때문에 먹이주기, 빗질하기, 끌어보기, 목욕하기 등 비장애인들도 쉽게 참여하기 힘든 활동을 통해 심신의 치료 효과도 가질 수 있다. 다양한 학습 컨텐츠를 통해 단순히 말을 타고 내리는 것 외에도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심신의 치료나 재활에 다양한 접근과 노력을 하고 있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재활승마를 통해 점점 밝아지고 배움의 즐거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는 긍정적 피드백을 경험한다. 부모들도 재활승마를 한 후 변화 된 아이들의 모습 덕분에 양육 스트레스도 어느 정도 해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변화하는 아이들을 통해 더욱 일의 자부심이 커지고 만족도 또한 높아졌다. 앞으로 더 많이 공부하고 현장에서 발로 뛰어 많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재활승마의 가치와 그 의미를 전파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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