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배정호 (스포츠둥지 기자)
2013년 경기모습 ⓒ부천FC
2002 한일 월드컵의 열기는 프로축구로 이어졌다. 이영표와 이을용 등 월드컵 대표선수를 보유하고 있었던 안양 LG 치타스와 부천SK 는 수도권에서 가장 사랑을 받은 팀이었다. 하지만 2004년과 2006년 이들 프로팀들의 연고지 이동이 있었다. K리그 한국 프로축구연맹은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에 축구팀이 없다는 점과, 제주도에도 축구팀이 있어야 한다는 명분 하에 연고이전을 추진했다. 당시 안양과 부천 팬들의 큰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안양LG는 현재 FC서울, 부천SK는 현재 제주 UTD로 개명한 뒤 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자신의 연고지팀을 잃은 팬들은 큰 슬픔에 빠졌다. 결국 팬들의 전폭적인 서명운동과 수년간의 노력 끝에 2013년 각각 FC안양과 부천FC1995라는 팀으로 재창단 하였다. 이들의 창단과 맞물려, K리그 한국프로축구연맹도 K리그 챌린지(2부리그)라는 리그를 창설하였다. 이들은 승강제 - 2부리그의 상위1팀과, 1부리그 14개팀중 12위와 플레이오프를 하여, 2부리그 팀이 이기면 1부리그로 진입- 의 개념아래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
2013년 시즌 출정식 ⓒ부천FC 안양FC창단식 모습 ⓒFC안양
다른 큰 기업과 연맹의 지원을 받고 있는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팀들과 달리 이들은 전용숙소 및 연습구장도 갖춰있지 않으며, 부상의 위험이 높은 인조잔디에서 훈련을 할만큼 재정적으로도 많이 힘든 상황이다. FC안양의 조유진 마케팅사원과 부천FC1995의 이창민 대리는 “아무래도, 선수들한테 용품이나 훈련장비들을 풍족하게 지원하지 못하는 점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 하루빨리 다른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팀들과 마찬가지로 천연잔디 구장에서 훈련을 매일같이 하였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다.” 라고 말한다.
하지만 선수들은 자신들이 K리그 챌린지(2부리그)의 열악한 환경에는 신경 쓰지 않고, 단지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 진입하여 하루 빨리 수많은 팬들 앞에서 명문 팀들과 경기하는 꿈과 목표를 가지고 운동하고 있다는 자체가 정말로 행복하다고 한다.
안양FC 최진수 선수 ⓒ배정호
FC안양의 최진수는 사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팀으로 작년시즌 AFC챔피언에 올랐던 명문 울산현대 호랑이 축구단에서 뛰었던 선수로 현재는 임대신분이다. 그는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뛰어본 결과 K리그 챌린저(2부리그)와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의 차이는 정말로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말했다. 최진수는 “선수들의 기술과 수준은 비슷한 것 같은데 결국 외부에서의 관심 등 복합적인 요인과 멘탈 차이인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 진출하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전과 달리 운동을 할때 더욱더 절실해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다”고 하였다. 그는 “FC안양에 와서 울산현대와 달리 열악한 환경에서 오히려 자신을 더욱더 채찍질 시키고 더욱더 많은 경기를 뛰면서 경기력이 향상되는 것 같다”며 “반드시 FC안양을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진입시키고 싶다”라고 말하였다.
부천FC의 김신철 임창균선수 ⓒ배정호
부천FC1995의 임창균과 김신철은 K리그 선수 출신이 아닌,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프로 데뷔생 들이다. 하지만 김신철은 각각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받았으며 지난해 인천의 돌풍을 일으켰던 김봉길 인천UTD감독의 아들로 유명하다. 임창균은 대학때와 달리 선수들의 플레이가 여유가 넘치는 것 같고, 기술적으로도 더 안정되어 있다고 하면서 꼭 이기고 싶은 팀으로는 경찰청과 상무 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 가기 위해서 반드시 이겨야 할 팀이기도 하면서 전, 현직 국가대표이 모여있는 팀들과 경기하면서 경험을 쌓고 더욱더 대등해져야 우리의 목표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 올라갈 수 있다.” 라고 자신 있게 말을 하였다. 김신철 선수는 아무래도 아버지가 인천UTD 감독 이다보니, 정말로 정신적으로 많이 위로가 되며 큰 힘이 된다고 한다. 그는 “ 집에서는 별 말은 안하시지만, 존재 그자체로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 있는 자신이 꼭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아버지와 아들로 만나야 겠다 라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그런 분이시라”고 말했다. “꼭 한번 인천을 FA컵이든, 컵대회 혹은 리그에서 만나서 골을 넣고 상대팀 벤치로 달려가서 아버님 앞에서 세레머니를 하고 싶어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제 꿈은 이루어 지는 거겠죠? ”라고 하면서, 그 꿈을 이룰 때 까지 팀원들과 피나는 노력과 땀을 흘려 꼭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 올라가겠다고 말했다.
이 세 선수는 자신들에게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이란, 우리가 꾸는 꿈이며, 도전하는 이유라고 한다. 팬들의 염원과 큰 관심으로 다시 한번 연고이전으로 해체되었던 팀이 탄생되었고, 한국 프로축구연맹 자체에서도 K리그 클래식(1부리그)로 승격할 수 있는 제도도 만들어 졌다. 이들은 “이제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노력만이 필요하다” 라고 패기있는 목소리를 내밀었다.
FC안양경기모습 ⓒFC안양
현재 이들이 속해있는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는 총 8개 팀이 있고 이들 중 1위팀만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의 하위팀과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팀만 그들이 그토록 원하던 K리그 클래식(1부리그)으로 진입한다. 2013년 12월 리그가 끝나게 되면, FC안양, FC부천 중 한팀만이 K리그 클래식으로 올라갈 수도 있으며, 혹은 두 팀 모두 다시한번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 정착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 슬로건 이였던 ‘꿈은 이루어 진다’ 라는 문구처럼 꼭 굵은 땀방울과 함께 언젠가 이 두 팀 모두 K리그 1부리그에 진입하여 옛 안양LG 치타스와 부천SK가 흥행했을 때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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