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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NC 다이노스의 롤모델, 워싱턴 내셔널즈의 성공 비결

 

 

글 / 이찬희 (스포츠둥지 기자)

 

 

         2012년 700만 관중을 넘어선 프로야구는 그 기세를 몰아 NC 다이노스와 10구단 유치를 결정하였다. 또한 K리그는 2부 리그를 창설하면서 여러 구단들이 2부 리그에 참가하기 위해 연고지 이전을 단행하였다. 하지만 새로운 구단의 창설은 마냥 핑크빛 미래만을 약속하지는 않는다. NC다이노스의 출범 과정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갈등이 한 예이다.  새로운 연고지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구단 자체의 노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새로운 구단들이 리그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의 지원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이미 지역에 뿌리박은 다른 스포츠 구단들과의 경쟁을 이겨낼 필요가 있다.

 

올해 제 9구단으로 프로야구에 참가한 NC 다이노스 ⒸNC 다이노스

 

 

올해부터 프로야구 리그에 참가하기 시작한 NC 다이노스는 시즌이 개막하고 11경기가 지난 현재 3승 8패를 기록하며 8위에 머물고 있다. 홈에서 만원 관중을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계속되는 성적 부진으로 여섯 경기를 하는 동안 4만8천여 명의 관중을 동원하여 경기당 경기장 좌석의 57% 정도인 8천여 명의 관중만을 동원하고 있다. 이는 총 관중 숫자와 관중석 점유율 모든 면에서 대형 구단에 밀리는 것은 물론이고 관중석 점유율에서는 마산 야구장보다 작은 야구장을 운영하고 있는 기아 타이거스,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보다도 좋지 않은 기록이며 오직 넥센 히어로즈만이 NC보다 좋지 않은 관중 현황을 보이고 있다.

 

  비록 위의 구단들과 같이 광역시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지만 마산 지역민 및 창원시민들이 롯데 자이언츠가 마산 야구장에서 경기를 할 때 보여주었던 관중 동원력을 생각하면 아쉬운 성적임이 사실이다. 같은 창원시에 연고를 두고 앞으로의 경쟁자가 될 경남FC의 6라운드까지의 평균관중에도 못 미치는 현실은 NC 다이노스의 미래를 걱정하게 만든다. 이제까지 야구구단이 들어선 대도시들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 하에서 NC 다이노스가 더 성공적으로 프로야구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광역시권 야구구단들과는 다른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연고지의 이전이나 새로운 구단의 창설로 인한 성공적인 정착사례가 많이 남아있지 않지만, 외국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새로운 연고지에서 신선한 전략을 통해 성공을 거둔 사례들이 적지 않다.

 

 

메이저 리그 우승후보로 떠오른 워싱턴 내셔널즈

 특히 스포츠 산업이 매우 발달한 미국에서는 많은 구단들이 수익 개선을 위해 연고지를 이전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리그의 규모 확대로 인해 새로운 구단들도 수시로 등장하고 있다. 2012년 메이저리그를 정복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1883년 뉴욕 자이언츠로 출범하여 1958년 샌프란시스코로 성공적으로 연고지를 이전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구단이었으며, 최근에는 워싱턴 내셔널즈가 2005년 몬트리올로부터 연고지를 이전하였고, 오클랜드 어슬래틱스, 탬파베이 레이즈 등의 구단이 수익 창출을 위해 연고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메이저리그뿐만 아니라, NBA, NFL 등의 리그에서도 보이고 있으며 대부분의 구단이 새로운 연고지에 정착하는데 성공하여 수만 명의 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워싱턴 내셔널즈는 가장 최근의 성공 사례 중 하나로, 1969년 몬트리올 엑스포즈로 창단한 이후 1990년대 후반부터 관중을 모으는데 실패하여 수익이 악화되고 구장의 신축 또한 몬트리올 시와의 갈등으로 무산되자 2005년 1972년 이후 메이저 리그 야구팀이 없었던 워싱턴 D.C.로의 연고이전을 단행한다. 이후 2005년에 워싱턴 내셔널즈로서 경기당 3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2004년 몬트리올에서 경기당 9,000여명의 관중을 모으는데 그쳤던 것과 비교하여 매우 성공적인 데뷔시즌을 치르며 연고이전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워싱턴 내셔널즈의 연고지 정착은 처음부터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는 것과는 달리 쉬웠던 것만은 아니었다. 워싱턴에는 메이저 리그 야구팀이 존재하지 않았던 지난 30여 년간 이미 NBA의 워싱턴 위저즈, NFL의 워싱턴 레드스킨즈, NHL의 워싱턴 캐피털즈 등의 프로 스포츠 구단이 팬들을 끌어 모으고 있었으며, 새로운 구장의 신축에 세금을 쏟는 것에 반대하는 여론도 상당하여 연고이전 당시에도 새로운 구장의 건축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Dream Foundation에서는 선수들이 직접 야구를 가르치기도 한다. ⒸWashington Nationals

 

 

이런 상황에서 내셔널즈는 연고지 정착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그 중 하나인 Dream Foundation은 워싱턴 내셔널즈가 창설한 지역 밀착형 재단으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유소년 교육, 소아 당뇨병 퇴치,  지역 봉사 등을 수행하였고 지금도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실제 워싱턴 선수들이 참여하여 워싱턴 지역 저소득층 자녀들의 방과후 활동을 도와주는 야구 교육은 야구뿐만 아니라 영양 상태, 글쓰기 등에 대한 심층적인 교육을 시행함으로써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NATITUDE는 워싱턴 내셔널즈의 좌우명이 되었다. ⒸWashington Post

 

 

 Natitude는 워싱턴 내셔널즈가 성적 부진으로 관중 감소 등의 부진을 겪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낸 표어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도(正道)를 지키는 내셔널즈(Nats)의 태도(attitude)를 일컫는 Natitude는 워싱턴 팬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2012년 Natitude를 통한 마케팅을 유지하면서 지구 1위를 오랫동안 유지할 정도로 성적을 끌어올리자 Natitude는 2012년의 내셔널즈를 대표하는 낱말로 떠올랐다. 내셔널즈의 팬이라면 누구나 가슴 속에 담아두고 내셔널즈에 대한 믿음을 나타내는 낱말이 된 Natitude는 아무리 성적이 좋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유망주들과 계약하는 등 더 좋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본 버냉키 FRB 의장이 “정책입안자들에게도 Natitude가 필요하다”고 말하기 까지 하게 만들었다.

 

 워싱턴 내셔널즈는 이러한 각고의 노력을 통해 지역민들과의 유대를 깊게 하며 연고지에 성공적인 정착을 하였고,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이 기간 동안 팀 리빌딩에 전념하여 스트라스버그, 브라이스 하퍼와 같은 특급 유망주들을 중심으로 젊고 강력한 팀으로 되살아나 2012년에는 연고이전 후 처음이며 몬트리올 엑스포즈 시절까지 포함하면 1994년 이후 약 18년 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고, 2013년에는 이전 시즌의 전력을 온전히 유지하며 젊은 투수진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에게 우승후보로까지 손꼽히고 있다.

 

 

장기적인 전략만이 NC 다이노스의 성공의 열쇠

 워싱턴 내셔널즈의 다양한 전략은 NC 다이노스가 창원시의 새로운 스포츠 구단으로서 성공하기 위한 전략에 매우 좋은 지침이 된다. Dream Foundation과 같은 지역 밀착형 재단 창설 또 그를 통한 사회봉사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야 말로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이런 지역 봉사활동은 단순히 몇 번의 “보여주기”식 운영이 되기보다는 독립 재단을 통한 지속적이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활동이 되어야할 것이다. 이러한 지역 사회에의 공헌이야말로 ‘우리 도시의 팀’에서 “우리의 팀”이 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지역 공헌을 통한 지역민과의 밀착도 중요하지만 야구 구단의 성공은 구단 성적의 뒷받침이 필수 불가결하다. 그렇지만 미래에 대한 계산 없이 단기적인 성적만을 바라보고 내일의 승리, 내년의 포스트 시즌과 같은 일시적인 성공을 노리는 것은 구단 재정의 비효율성과 일시적인 관중의 증가만을 불러올 뿐이다. 탄탄한 팬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더 긴 호흡으로 좋은 선수들을 바탕으로 쉽게 지지 않는 강함을 갖추고 언제라도 한국시리즈 우승의 강력한 후보로 거듭나는 등의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Natitude와 같은 구단의 철학을 세우고 그를 일관성 있게 지켜나가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다. 이러한 일관성 있는 철학은 팬들이 구단을 믿고 언제라도 지지하여 설혹 좋지 않은 성적을 보여준다 하더라도 경기를 찾아오는 기반이 된다.

 

  NC 다이노스는 현재에도 경남지역 유소년 야구 지원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등 지역 공헌에도 적지 않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야구에 열정이 가득한 프런트 진들과 구단주가 함께하고 있어 위와 같은 마케팅과 함께라면 롯데 자이언츠 못지않은 인기를 경남지역에서 누릴 수 있을 것도 꿈만은 아니다.

 

  위와 같은 마케팅 전략은 단지 NC 다이노스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수원에 연고지를 두고 창단될 10구단 KT와 K리그 챌린지 구단으로 안양에 새로이 창단된 FC 안양 그리고 고양으로 2013년부터 연고지를 옮긴 고양 Hi FC와 같은 프로 스포츠 구단에서도 연고지 정착과 관중 수 증대를 위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다. 지역 사회 공헌과 구단 철학의 정립은 스포츠 구단이 한 단계 더 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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