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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체육인들의 정치참여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글/ 이병구 (영서초등학교)

 

         탈 많았던 대선 레이스가 모두 끝이 났다. 최종 투표율 75.8%를 기록할 만큼 여느 대선보다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대통령 선거였다. 그러나 모든 승부에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는 법, 이번 대선에서 자신이 지지하던 대통령 후보자가 설령 당선되지 않았더라도 우리는 선거의 결과와 상관없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우리의 리더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지지를 보여야 한다.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전 대선과 달리, 체육분야와 관련된 공약들이 넘쳐났다. 체육인들의 일자리 창출, 학교체육정책 개편 그리고 엘리트체육 훈련시설 확충 및 선수들의 복지 등 현재 체육계에서 요구되는 사안들이 공약으로 제시되었다. 이는 결국 체육인들의 끊임없는 정치활동으로 맺은 결실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자 료> 박근혜 대통령 체육 정책 공약(2012. 12. 20, 뉴시스)

 

사실 체육인들의 변화된 위상은 이미 이번 19대 총선에서도 나타났다. 체육기관장을 겸하고 있는 국회의원을 제외하고 순수 체육인으로서 국회에 입성한 이들은 무려 3명(지역구 2명, 비례대표 1명)으로 이중 스포츠스타 출신 선수 2명(새누리당 문대성, 이에리사)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는 과거 체육인들을 정치인들의 홍보수단으로 이용되던 시기와 비교하여 보았을 때, 비약적인 변화라 사료된다.


이와는 다르게 아직까지 체육인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런던올림픽 유도 금메달 리스트인 김재범 선수는 특정 정당후보 지지선언 이후, 네티즌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겠다며 돌연 사퇴의사를 밝혀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종격투기 선수로 활동한 최홍만 선수도 이번 대선후보 캠프에 참여의사를 밝혀 한때 여론의 뭇매를 피해갈 수 없었다. 그러나 체육인이 50만에 육박하고 있는 지금,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할 인재들이 어떠한 경로든 정치권 내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K1 격투기 선수로 널리 알려진 최홍만 선수의 경우, 지난 1115일 공개적으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는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실제 그는 이후에도 공개석상에서 박근혜 후보의 호위무사를 자청할 정도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물심양면 지지하고 있다. 

 

 

물론 체육인이 국회에 입성하여 의정활동을 한 뒤, 실시된 평가들을 살펴보면 그리 후한 점수를 얻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는 기존 정치권의 높은 벽에 부딪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체육인 출신 정치인들이 자신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들 대부분이 선수시절 쌓은 명성이나 인지도로 하여금 손쉽게 국회로 입성한다는 그릇된 선입견을 국민들에게 양산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스타들의 정치활동이 잦은 요즘, 정치권에 입문한 체육인들은 이전 이미지(=스포츠스타)를 타파하기 위하여 사전에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친다. 그들은 단순히 운동에만 전념하였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다양한 경력과 사회활동을 부각시켜 자신이 공천 받을 지역구민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는 결국 지역주민들의 표심을 자극하여 당선의 영광을 거머쥐게 되는 원동력으로 작용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총선 때 국회의원 공천을 받기 위하여 출마의사를 밝혔으나 안타깝게 공천과정에서 탈락하거나 낙선하여 가슴 한 켠에 금뺏지를 달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도전은 개인의 영달이 아닌 50만 체육인들의 염원을 달성하기 위한 몸짓이라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사례는 해외 스포츠스타들에게도 찾아볼 수 있다. 90년대 장대높이뛰기로 마의 6m 벽을 넘었던 원조 ‘인간새’ 부브카는 2002년부터 우즈베키스탄 국회의원 겸 IOC위원으로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현존하는 복싱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는 필리핀의 파퀴아오는 2010년부터 자신의 고국에서 하원의원 겸 복싱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나아가 스포츠스타도 정치인으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증명한 이가 있다. 그는 바로 미국 NBA 명예의 전당 출신이자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인 빌 브래들리 상원의원이다. 그는 지난 43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 대통령과 혈전을 벌였던 엘 고어 후보를 상대로 민주당 당내 경선과정에 참가하여 대통령의 꿈을 가졌으나 아쉽게 쓴잔을 마신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성공한 스포츠스타 출신 정치인으로 모든 이들에게 평가받고 있다. 

 

 

 

 

 이들은 과거 스포츠스타에서 벗어나 정치인으로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물론 이들의 행보에 대하여 일부 찬반논란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체육인이 갖고 있는 'Rule - Spirit'로 무장하여 기존 정치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역 국회의원으로 문대성 의원과 이에리사 의원이 의원직을 수행하고 있다.

 

 

스포츠와 정치는 엄연히 별개이다. 그러나 지금도 많은 정치인들이 스포츠를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으며, 많은 스포츠스타들을 자신의 꼭두각시인형인양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 모습에서 탈피한 체육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보다 전문성을 신장시키고, 정치적 소신을 갖춤으로써 정치참여자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들은 결국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스타(=체육인)들의 정치참여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실효성 있는 스포츠 정책이나 비전도 더불어 국민들에게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발굴․등장하여야 우리나라 체육계가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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