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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싱가폴 스포츠의 이상과 현실은 무엇인가?

 

글/ 김동현

 

 

 

“이상과 현실사이에 갇힌 싱가폴 스포츠 발전모델”을 읽고...

 

며칠 전, 필자는 스포츠둥지 기자단이 전하는 “이상과 현실사이에 갇힌 싱가폴 스포츠 발전모델”이라는 글을 보게 되었다. 해외의 다양한 소식을 전하는 그 기자의 다른 글들은 해외 생활을 꿈꾸고 있는 필자에게는 많은 유익한 정보로 다가왔었다. 하지만 싱가포르 스포츠의 발전모델에 대해 제안하는 그 기자의 글은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부디 우리나라 스포츠의 어두운 면을 답습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두 편으로 구성된 글에서 그 기자는 싱가폴 스포츠가 발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몇 가지 대안을 제안하고 있었는데, 첫 번째 글에서는 공식적인 경기의 부족, 병역문제, 그리고 소수의 엘리트 지원에 관한 제안이었으며, 두 번째 글에서는 외국선수 귀화의 문제와 체육전문 인력의 부족이었다. 필자의 개인적인 소견일지 몰라도 두 번째 글에서는 의심의 여지없이 동감이 되었다. 하지만 첫 번째 글에서 제안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반감이 들 정도로 이해하기 힘든 것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우리나라가 지금 시행하고 있는 것들을 그 기자가 싱가포르 발전을 위해 제안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모두가 엘리트 선수가 될 수 없기에 그들의 미래를 위해서 철저히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방과 후 하루에 한두 시간 씩 운동해서 어떻게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는가? ‘학생선수’는 학업을 병행하는 운동선수지 운동을 병행하는 학생이 아니다.

물론, 시간과 금전적 여유만 있다면 지금 싱가폴이 추진하고 있는 방법이 최선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수십 년간 꾸준한 투자를 장담할 수 없다면 정부정책을 유연성 있게 변경해서 소수의 엘리트 선수를 먼저 키워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론 위와 같은 제안들이 엘리트 스포츠 발전에 극히 필요한 것들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그 기자의 제안에 있어서 필자는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제안들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좀 알아줬으면 하는 것이다. 필자가 그 기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그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간편하게 필자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그 기자의 간부인 Adrian(Senior Executive)의 입장에서 생각해봤다. 필자가 만일 그 기자의 제안을 듣고 있는 간부였다면 몇 가지 질문을 던졌을 것이다.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내면을 파악하고 있었다면 이렇게 질문하지 않을까?

 

"한국에서는 소수의 엘리트지원을 통해 얻은 것이 무엇입니까? 스포츠강국이라는 국가이미지? 그러한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로 학생선수들의 학습권 침해문제가 심각하다고 들었는데 싱가포르에 학생선수들이 그런 문제가 나타난다면 어떻게 할 겁니까?"

 

"소수의 엘리트지원" 아마도 그게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처럼 스포츠강국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선진국은 될 수 없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산물로서 학생선수들의 학습권 문제 또한 피할 수 없는 것은 지극히 사실이다. 아마도 그 기자의 제안이 이루어진다면 얼마 뒤 싱가폴도 우리나라처럼 학생선수들의 학습권과 미래에 대해서 다양한 정책들을 연구하고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가 그러한 과정을 답습했음에도 불구하고 꼭 소수의 엘리트 지원이 필요한 것일까? 유연성 있는 교육정책이 필요한 것일까? 미래가 훤히 보이는데 왜 굳이 "소수의 엘리트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는 걸까? "유연한 교육정책" 그 또한 이후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비록 이러한 지원을 통해 싱가폴에서 올림픽챔피언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성과보다도 그 뒤에 가려진 대부분의 학생선수들의 모습을 먼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스포츠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현재 우리나라와 같이 소수의 엘리트지원을 통해 스포츠 강국이 되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학생선수들의 학습권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이 드러나면서 많은 변화를 감행했다. 아무리 운동을 잘한다고 해도 의무적으로 정규수업을 이수해야 하고 일정성적에 미달되면 학생선수로서의 자격을 박탈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러한 변화를 시도함에 따라 일본은 한동안 국제스포츠경기에서 부진한 면을 보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그러한 국가의 선전보다도 학생선수들의 미래를 먼저 생각했기에 소수의 엘리트지원이라는 제도로 회기하지 않았고, 지금은 스포츠 강국이기 보다도 스포츠 선진국에 다가가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일본의 입장은 “학생선수’는 학업을 병행하는 운동선수지 운동을 병행하는 학생이 아니다.”라고 말한 그 기자의 의견과는 상반되는 것이었다. 그 단어 자체에서 학생이 앞에 있다는 것은 바로 그들이 선수이전에 학생이라는 것이다.

"이상과 현실사이에 갇힌......." 이라는 문구를 통해 그 기자는 아마도 현실의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그에게 물어보고 싶다. “왜 그 현실을 바꾸려하십니까?” 현실을 바꿔서 여러 가지 문제를 파생시키기 보다도 그 이상을 바꾸는 것이 오히려 미래의 싱가폴 학생선수들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의 한국의 모습을 고려해봤을 때 더욱 그러하다.  두 번째 글에서 언급했듯이, 싱가폴 올림픽 동메달 획득으로 거리 퍼레이드를 할 정도의 나라라면 굳이 올림픽 챔피언이 필요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