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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승패는 무의미’ -티볼과 학창시절 추억 만들기

 

 

 

글 / 제갈현승 (스포츠둥지 기자)

 

 

        10월 13일 일요일, 송곡여중에서 열린 전국 여자중학생 티볼대회.  파죽지세로 결승전에서 오른 두 팀은 성신여중과 산곡여중이었다. 양 팀 선수들 모두 종아리가 새카맣게 탄 자국이 보일 정도로 스포츠를 좋아하는 학생들인 것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성신여중과 산곡여중의 결승전 매치 ⓒ 제갈현승

 

 

 

타석에 들어서지 않는 학생들도 경기에 집중하였고, 양팀 선생님들 또한 학생들에게 최대한 ‘즐기는 스포츠’로써 코치하는 데 열중이었다. 관중석에 앉아있는데도 열기에 흥이 날 정도로 시종일관 응원구호와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12개팀이 참가하여 당일 예선을 거쳐 결승까지 치러진 이 대회는 힘든 학교생활을 잠시 잊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고 안전하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한다는 게 기본 취지다.  티볼은 안전하고 룰에 대해서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여학생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종목이다.


이날 4회에서 성신여중 2-6반 변선우(15)학생이 끝내기 홈런을 날려 스코어 27-15로 경기가 종료되었다.(예선은 3회, 결승전 4회까지로 치른다) 산곡여중 학생들이 모두 점수를 따도 뒤집을 수 없는 점수차였기 때문에 그대로 종료가 된 것이다. 감수성이 예민할 때의 학생들이라 승패에 아쉬울 법도 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즐기는 스포츠’로서 대회에 참여했다는 것으로 큰 위안을 삼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전국 여자중학생 티볼 대회 우승팀 성신여중 ⓒ 제갈현승

 

 

 

성신여중 이상목 체육교사는 “우리팀은 작년 여자 소프트볼 우승팀이며 아쉽게도 작년 티볼대회에서는 4강진출을 했다. 올해는 꼭 우승하리라 다짐했는데 이루게 되어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또한 “아침, 점심, 저녁에 틈틈이 연습하였고 모두들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다. 교내에서도 동아리가 긍정적인 효과를 주었으며, 여기 있는 학생들이 스포츠를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 같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3-8반 이세영(16)학생은 “선후배간에 스포츠를 통해 평소에도 돈독히 지낼 수 있게 되었고 같이 어울리면서 지낸 것 같다. 훈련 끝나고 모여서 떡볶이도 먹고 놀고 하면서 추억을 만들어 나간게 너무 좋았다. 내년이면 고등학교로 올라가는데 동아리로는 이제 소속되지 않는게 너무 아쉽다”라며 말을 마무리 했다.

 

 

전국 여자중학생 티볼 대회 준우승팀 산곡여중 ⓒ 제갈현승

 

 

 3개월간 준비를 하며 대회 준우승을 이끈 산곡여중 이만희 체육교사는 준우승에 대해서 아쉬움이 없냐고 묻자 고개를 저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아이들과 추억을 만들수 있었다. 승패보다는 체육적 의미에 비중을 두고 싶었다. 아이들이 이러한 느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준비과정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스포츠를 통해서 성실함을 배웠고 항상 인사할 줄 아는 예의를 배웠다. 운동을 잘하는 것보다, 공부보다 대회를 통해 인생을 배웠으면 좋겠다.”라며 준우승 소감을 말했다.


 산곡여중 3-12반 이수하(16)학생은 “대회를 통해서 좋은 경험도 하고,  친구들과 우정 만들기였던 것 같다. 방과 후에 티볼하고 팀원들과 항상 밥도 같이 먹고 놀기도 했는데 이런 것이 지나가 버렸다니 많이 아쉽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학생들에게 학창시절 소중한 대회로 남을 티볼대회 폐회식 ⓒ 제갈현승

 

프로스포츠에서 종종 지나치게 승패에만 몰두하여 스포츠정신에 어긋난 행동들이 보이곤 한다. 하지만 아마추어 대회에서 느낀 것은 학생들이 ‘즐기는 스포츠’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티볼대회 경기가 끝나고 서로 담소를 나누며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스포츠가 학창시절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라는 것을 알려준 하루였다.

 

# 티볼 규칙

티볼은 간략히 설명하자면 야구를 좀 더 보편화하여 싶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이다. 투수없이 야구공보다 큰 공으로 사용하며, 총 10명이 전원타격하고 난 뒤 공수교대를 하는 식이다. 티볼은 2008년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초등학교 5학년, 중학교 2학년 체육교과과정에 정식 도입되었으며, 여러 학교에서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김종인 티볼협회 회장은 “일단 큰 부상선수 없이 대회가 잘 마무리한 것에 대해 기쁘다. 과거 체육활동에서 늘 소외되어 오던 여학생들이 다양한 뉴스포츠, 특히 티볼을 통해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체육활동에 참여하게 되고, 그 결과 이렇게 일반 여학생들이 직접 선수로 참가하게 되었다는 데에 가장 큰 의의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티볼에 대한 보급화의 필요성에 대해  “현재 학생들이 부담없이 즐길수 있는 스포츠이나, 지도자 양성과 운동장 조건 마련이 시급하다”라며 티볼의 보급화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