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둥지 기자단

[대학생 배드민턴 클리닉] 라경민 감독과 함께 한 행복한 하루

 

 

 

글 / 문영광 (스포츠둥지 기자)

 

 

        지난 9월 8일, 밤새 내린 비로 쌀쌀하고 구름이 잔뜩 낀 날씨에도 불구하고 40여 명의 대학생들이 무거운 배드민턴 장비들을 짊어지고 경기도 여주로 모여들었다. 한국 배드민턴의 살아있는 전설 라경민 감독의 초대를 받았기 때문에 아무리 멀고 힘든 길일지라도 즐겁게 발걸음을 옮겼다.

 

대교 눈높이 배드민턴단을 이끌고 있는 라경민 감독은 전국 대학 배드민턴 동아리 연합회인 UBCA와 손을 잡고 배드민턴 동아리에 속해 있는 대학생들의 일일 멘토로서 직접 나섰다. 라 감독은 소속팀 선수들과 함께 여주 눈높이스포츠센터에서 ‘대학생 배드민턴 클리닉’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에 참가하게 된 전국 10여 개 대학 배드민턴 동아리 회원들은 엘리트 선수들과 지도자에게 레슨을 받을 생각에 매우 들떠있는 모습이었다. 일일 강사가 바로 라경민 감독이라는 사실에 더욱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참가자들과의 첫 대면에서 흐뭇한 미소를 보이고 있는 라경민 감독 ⓒ 문영광

 

 

한국 배드민턴 역사에서 ‘라경민’이라는 이름은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비록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에서 은메달,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던 화려한 전력을 갖고 있다.

 

그녀는 애틀란타올림픽 혼합복식 결승에서 상대로 맞섰던 김동문 교수(원광대)와 짝을 이뤄 국제대회 72연승, 14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한국을 혼합복식 최강국으로 올려놓았다. 이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운 김동문- 라경민조는 결혼까지 골인하며 배드민턴 대표 커플이 되었다.

 

두 아이의 엄마로써 캐나다에서 줄곧 생활하던 라경민 감독은 귀국 후 대교 눈높이 배드민턴단의 감독으로써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여름철 종별대회에서 선수로 깜짝 복귀해 대교 눈높이를 여자 단체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해 여름철 종별대회 때는 단체전이 아닌 개인전 여자복식에 선수로 참가해 준결승까지 오르는 그야말로 ‘깜짝쇼’를 펼쳤다.

 

라경민 감독은 이미 오래 전부터 다문화 가정 및 장애인 배드민턴 선수 등을 주기적으로 멘토링 하고 있다. 자신에게 큰 영광을 안겨준 배드민턴을 통해 소외 계층이나 전문적인 지도를 받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봉사함으로써 스포츠 재능기부를 통한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라경민 감독은 대학생 배드민턴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번 행사의 기획부터 운영까지 거의 모든 부분을 직접 도맡을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또한, 대교 눈높이 소속 선수들도 일일 강사로서 행사에 함께 하였다. 라경민 감독은 “대학 동아리에서 배드민턴을 즐기는 학생들 대부분은 제대로 된 지도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들었다. 그렇게 되면 실력 향상이 더디고 금방 싫증을 느껴 중도 탈락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 점을 안타깝게 생각해 이번 행사를 실시하게 되었다”며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각 조를 돌며 열정적으로 클리닉을 실시하고 있는 라경민 감독 ⓒ 문영광

 

 

라경민 감독은 참가자들과의 간단한 인사와 소개를 마친 후 오전 일정으로 배드민턴 클리닉을 진행했다. 4개 조로 나뉜 참가자들은 각 조마다 일일 강사로 배치된 선수들에게 배드민턴 기술을 배우고 잘못된 자세를 교정받았다. 라경민 감독은 모든 조를 돌아다니며 참가자 한 명, 한 명의 자세를 일일이 고쳐주었다. 배우고 가르치는 모두가 진지하면서도 즐거움에 가득 찬 표정이었다.

 

오후 시간에는 라경민 감독이 직접 준비한 상품을 걸고 각 조 대항으로 토너먼트 경기를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승부에 집착하기 보다는 오전에 배우고 익힌 내용을 하나씩 되새기며 진지한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라 감독의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강사를 맡았던 선수들과 학생들이 한 조가 되는 이벤트 경기도 펼쳐졌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플레이를 코앞에서 지켜본 대학생 참가자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경기를 지켜보았다.

 

 

대교 눈높이 고은별, 송민진 선수와의 이벤트 경기를 지켜보는 참가자들 ⓒ 문영광

 

 

유명 감독과 선수에게 레슨을 받은 것은 물론 함께 경기도 하고, 푸짐한 상품도 받고, 사진 촬영까지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행사 참가자들은 하나 같이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이효원 학생(고려대)은 "영광스럽다.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을 가르치는 감독님께서 아마추어인 우리 대학 동아리 회원들을 일일이 직접 가르쳐 주셔서 너무도 영광이었고, 두고두고 자랑거리가 될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UBCA 류현주 회장은 “현역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신 라경민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이런 기회가 많이 생겨 더 많은 대학생들이 참여 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연대/이대 배드민턴 동아리 파워스 멤버들과의 기념촬영 ⓒ 문영광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라경민 감독은 “대학생들이 건전한 문화생활을 위해 체육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배드민턴이 분위기 형성에 주춧돌이 되기를 바란다. 이런 뜻에서 이번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이다. 아울러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대학생들과 더 자주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겠다”라며 앞으로 계속해서 배드민턴을 통한 사회공헌에 힘을 쏟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아무쪼록 라경민 감독의 바람대로 더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자신의 재능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기를 기대해 본다.

 

 

 

ⓒ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