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둥지 기자단

< 대학 스포츠 탐방기 2탄 경기대학교 > 승승장구(乘勝長驅), 경기대 배구부를 만나다.

 

 

글 / 황혜진 (스포츠둥지 기자)

 

       대학 배구계의 최강자로 군림하는 학교가 있다. 바로 경기대학교이다. 경기대는 2012년 춘계대회에 이어 종합선수권대회까지 우승하며 현 대학 배구의 최강자임을 증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경기대가 2012년 갑자기 떠오른 다크호스라는 것은 아니다. 경기대는 지난 2011년 춘계리그, 종별 선수권 대회, 추계리그까지 우승한 팀이기도 하다. 이처럼 경기대는 무서운 기세로 그 입지를 확고히 해왔다. 그렇다면 경기대가 이렇게까지 승승장구(乘勝長驅)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 해답을 찾아 나서기 위해, 경기대를 직접 방문해 보았다. 경기대 감독님과 이번 종합 선수권 대회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한 조근호 선수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해 보니, 경기대가 왜 그토록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올 해 춘계대회부터 경기대 감독으로 부임하여 경기대의 영광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상렬 감독님과 이번 종합 선수권 대회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한 조근호 선수를 만나 보자.

 

 

경기대 4학년 조근호 선수

 

경기대 조근호 선수 ⓒ 황혜진

 

<2012 삼성화재 배 종합 선수권 대회에 대해서>
Q. 이번 삼성화재 배 대학 배구 대회 전반적인 평가를 내린다면?
A. 사실 이번 대회는 4학년인 입장이어서 부담감도 컸다. 드래프트도 얼마 남지 않았고, 경기대 소속으로 참가할 수 있는 대회도 몇 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동기들, 후배들과 열심히 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

 

Q. 이번 대회에서 인상 깊었던 팀이나 경기를 꼽자면
A. 경희대와의 경기이다. 사실 경희대와의 경기가 그렇게까지 어려울 줄은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방심하고 있다가 막상 경희대를 만나니까 발등에 불이 떨진 것 같았다. 그래서 선수들과 정말 어렵게 경기를 풀어낸 기억이 있다.

 

<대학 배구의 최강자 경기대>
Q. 경기대가 대학 배구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 4학년이니까 이 점이 굉장히 좋게 작용할 것 같다.
A. 물론이다. 그리고 경기대 배구부가 정말 자랑스럽다. 경기대는 역사와 전통이 있고, 재학생들이 이를 이어가기 위해 꾸준히 잘해주고 있다. 선배들이 쌓아 놓은 영광을 이어간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

 

Q. 그럼 경기대가 이렇게까지 잘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A. 비결은 딱히 없는 것 같다. 학교가 원래 전통이 있다 보니 선수들도 ‘지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나 또한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지면 안 되고, 진다는 생각 하지 않는 것이 크게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배구 선수 조근호>
Q. 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아버지께서 태권도를 하셨다. 그래서 나도 어렸을 때에는 태권도 선수로 활동했었다. 그런데 태권도가 나와 맞지 않는 점이 많아서 그만두게 되었다. 운동을 그만두고 공부를 하고 있던 시절에 중학교 모교 감독님을 만났다. 당시에 형이 먼저 배구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형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구가 참 매력적인 스포츠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배구를 시작하였는데, 하다 보니 너무 재밌어서 계속 배구를 하게 된 것.

 

Q. 본인 플레이의 장점과 약점을 꼽자면
A. 나는 평소에 시합을 할 때, 긴장을 정말 많이 한다. 그래서 시합이 시작 되면, 말 수도 줄어든다. 4학년인 지금도 여전히 긴장을 많이 하는데, 긴장을 좀 덜 했으면 좋겠다. 장점이라면 부지런히 움직이는 스타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나는 내가 뛰어난 선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부지런히 움직이는 편인데, 그게 팀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배구 그리고 대학리그>
Q. 홈 앤드 어웨이 치루는데, 차이점은?
A. 우리 학교에서 연습할 때에는 조명에 눈이 적응되어있기 때문에 큰 불편이 없다. 그런데 타 대학 체육관에서는 빨리 조명에 적응하는 것이 어렵고, 또 시야도 불안하다. 그래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가끔은 시합하는 도중에도 적응이 안 되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Q. 경기대 배구부 동료들한테 한 마디
A. 이제 경기대 학생으로서 뛸 수 있는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고, 드래프드도 앞두고 있다. 하지만 4학년들이 졸업을 해도, 선수들이 더 잘 해주었으면 한다. 후배들이 경기대 배구부 전통을 계속 이어나가 주었으면 좋겠다.

 

Q. 이 글을 볼 사람들에게 한 마디
A. 프로배구와는 다르게 대학 배구는 투지와 패기가 넘친다. 직접 찾아와서 경기를 보면,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프로와 다르게 매우 가까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긴장감 넘치는 관람을 할 수 있다. 꼭 경기장에 가서 응원해 주었으면 한다.

 

 

 

 

경기대 배구부 이상렬 감독 

 

경기대 이상렬 감독님 ⓒ 황혜진

 

<2012 삼성화재 배 종합 선수권 대회에 대해서>
Q. 이번 삼성화재 배 대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A. 이번 대회에서는 1부 대학, 2부 대학이 합쳐져 종합적으로 대회가 진행되었다. 그런데 사실 지금 1부, 2부의 구분이 어떻게 보면 없어진 상황이다. 2부 팀들이 1부 팀들을 많이 혼내줘서 1부 팀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웃음). 사실 1부에 팀이 많은 것도 아닌데 1부, 2부를 나눈다는 것이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또 이를 나누는 기준도 애매했는데, 잘 무너진 것 같다. 또한 2부 대학들이 기량이 많이 향상 되어서 대학 배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종합 선수권 대회의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

 

Q. 이번 대회에서 경기대를 평가하자면
A. 이번 대회에서 경희대학교와의 시합은 결과는 우리가 이겼지만 내용은 진 시합이라고 생각한다. 8-0까지 밀렸었으니 말이다. 사실 우리가 지금 모든 대회에서 전승을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력 차이가 큰 것은 아니다. 종이 한 장 차이이고, 다들 장단점이 있다. 어쨌든 이번 대회에서는 우리 선수들이 하겠다는 의지가 강해서 잘 해준 것 같다.

 

<대학 배구의 최강자 경기대>
Q. 경기대 배구부만의 비결
A. 특별히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나, 선수들이 골고루 다 잘해주는 것이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선수들 모두가 기본기가 좋다. 우리는 한 선수가 돋보이게 튀는 선수는 없다. 예를 들면 경희대하면 이강원, 성균관대 하면 전광인이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모두가 뛰어난 선수인 것은 맞지만, 한 선수가 다 하는 시합이 없다. 골고루 잘해준다. 이것이 우리의 장점이자 비결인 것 같다.

 

Q. 그럼 아쉬운 점이나 개선해야할 점은?
A. 아쉬운 점은 많다. 그러나 플레이 스타일이나 경기에서의 아쉬운 점은 아니다. 내가 아쉬운 점은, 시합을 뛰어야 할 선수가 못 뛰는 것이 가장 아쉽다. 선수는 16명인데 6,7명만 시합을 뛰다 보니, 감독으로서 정말 아쉽고 속상하다.

 

<감독, 이상렬>
Q. 시즌과 비시즌 훈련하는 방식은?
A. 별로 다르지 않다. 왜냐면 연습은 시합을 위한 연습이지 연습을 위한 연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대한 시합에 가깝게 연습한다. 한 세트가 20분 정도로 진행되니, 연습도 20분만  하고 쉰다. 시합에 가장 근접하게 연습을 하는 것. 평소에 잠자고, 휴식하고, 밥먹고, 훈련하는 모든 것이 시합에 맞춰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합 때 가서도 선수들이 따로 적응을 할 필요가 없다. 시합 때도 연습처럼 한다.

 

Q. 감독님만의 지도 방식은?
A. 선수들에게 강요하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다. 공부도 공부하라고 강요하면 하기 싫은 법이다. 그래서 연습할 때에도 크게 잔소리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아침에 런닝을 뛰고, 웨이트를 할 때도 ‘배구를 잘하기 위해 운동해라’라고 말하지 않는다. ‘몸 만들어서 식스팩이 생기고, 몸 좋아지면 남자로서 좋지 않냐’라고 말한다. 연습 게임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연습이 빨리 끝나면, 더 연습 시키거나 하지 않는다. 딱 끝낸다. 연습게임이 일찍 끝났다고 또 연습을 시키면 집중도가 떨어진다. 선수들이 운동을 끝내고 개인 시간을 갖도록 해준다. 이러한 것이 동기부여도 되기 때문이다. 연습을 한 만큼 혜택을 주는 편이다.

 

<배구 그리고 대학리그>
Q. 대학스포츠가 프로스포츠에 비해 관중도 없고, 환경도 열악한 점이 많다. 대학 배구에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 있는가
A. 단연 학습권이다. 사실 대학 배구 선수들 중에서는 프로 팀에 가는 것이 어려운 선수들도 많다. 그런 선수들은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내가 선수들에게 휴가를 길게 준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나는 휴가 기간 동안 선수들에게 운전 면허나, 자격증을 따오라고 했다. 물론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주겠다고 했다. 아이들도 운동을 하는 선수이기 이전에, 학생이다. 그렇기에 무의미하게 베짱이처럼 노는데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학 연맹에서도 프로팀에 가기 어려운 선수들을 위해서 심판 강습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대학은 선수들이 대학을 졸업 해 사회에 나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곳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Q. 선수들에게 한 마디
A. 선수들이 잘 따라와 주어서 너무 고맙다. 영화배우 황정민이 시상식 소감에서 말 했듯이, 나는 다된 밥에 숟가락을 얹은 것이다. 우승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 삼박자가 다 맞아떨어져야하는데, 시합을 뛰는 선수들과 시합 못 뛰는 선수들이 모두 그 자리에서 열심히 해 주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Q. 이 글을 볼 사람들에게 한 마디
A. 대학 배구, 배구, 나아가 모든 스포츠에 큰 관심이 필요하다. 솔직히 우리나라가 스포츠만큼 잘하는 것이 또 뭐가 있나(웃음). 승부조작이니 안 좋은 이슈도 있지만, 그것은 굉장히 일부다. 대다수의 스포츠 인들이 개인의 영광, 국가의 영광을 위해 정말 열심히 운동한다. 관심을 많이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힘든 상황에서도 묵묵히 제 위치에서 할 일을 해주는 선수들. 그리고 좀 더 낮은 위치에서 선수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감독님. 이것이 경기대만의 비결이 아닐까싶다. 2012년 대학 배구 후반기가 진행 중인 지금. 앞으로도 경기대 배구부가 승승장구(乘勝長驅)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