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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한국체대 수구부. 독도도 알리고 수구도 알린다.

 

 

 

 

글 / 이기원 (스포츠둥지 기자)

 

         한국체육대학교(이하 한체대) 수영부 40명은 가수 김장훈과 함께 ‘8.15 독도횡단 프로젝트’에 참가 했다. 고(故) 조오련의 독도횡단과 대한해협에 참여했던 한체대 최강진 교수가 지휘봉을 잡았다. 독도 횡단 팀은 8월 13일 경북 울진 죽변항에서 출발했다. 215km를 수영 릴레이로 횡단 해 15일 오전 7시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 근해에 성공적으로 도착했다.

 

 최종적으로 한체대 수구부 정찬혁(23), 이세훈(23) 학생이 지난 15일 독도에 입도했다. 하지만 방송과 언론에서는 대부분 이 두 학생을 ‘수구부’ 가 아닌 ‘수영부’ 학생들 이라고 소개했다. 넓게 보면 수구는 경영과 다이빙, 싱크로나이즈 스위밍과 함께 수영의 한 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수영과 수구는 엄연히 다른 종목. 비인기 종목이라 많은 사람들은 수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우리 땅 독도를 위해 독도횡단을 이끈 한국체대 최강진 교수. 독도에 입도 해 태극기를 흔들었던 이세훈(23) 학생, 독도 횡단을 도왔던 많은 지원자들 중 한명인 박현길(22) 학생은 모두 한국체대 수구부의 감독과 선수다. 거친 파도에 뛰어들어 독도횡단에 쏟은 열정과 노력은 많은 국민을 감동시켰다. 우리 땅 독도를 향한 마음과 그들의 스포츠 수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독도 횡단에 참가한 한체대 수구부(왼쪽),아시아 대학수구대회에 참가한 한체대 수구부(오른쪽)

 

한국체육대학교 제공

 

 

 

▶ 한국체육대학교 수구 감독 최강진 교수와의 일문일답

 

Q. 독도 횡단 성공에 축하한다. 수구부 학생들과 함께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A. 가슴속에 있는 표현을 그대로 말한다면, 바다에 빠져 익사 직전의 독도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우리 젊은 학생들에게 도전정신과 국가관도 심어주고 싶었다.

 

Q. 독도횡단에 참여한 학생들이 대부분 수구선수들이던데.
A.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수구부를 지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인기 종목이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구선수들의 수영실력도 상당하다. 독도 횡단을 위해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Q. 배우 소지섭 선수도 한국체대 수구부 였다고 들었다.
A. 당시 소지섭 선수를 내가 뽑았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실력이 좋았다. 전국에서 최고의 선수만 한국체육대학교에 올 수 있다. 그 당시 그(소지섭)만큼의 선수가 없었다. 고(故) 조오련 씨 와 같이 한 대한해협 때도 크게 활약해줬다. 파도가 높거나 어려운 해안 상황에도 항상 앞장서서 이끌었었다.

 

Q. 우리나라 수구는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있다고 보나.
A. 우리나라 수구 대표팀은 이번 아시아예선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발전 가능성은 있다. 선수들의 재능이 있다. (해외선수와 비교하면)체격은 작지만 움직임이 빠르다. 두뇌 회전이 빠르고. 승부욕도 좋다.

 

Q. 그럼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나.
A. 지원이 안 된다. 구기 종목인 축구를 봐라. 원정경기를 많이 한다. 그렇게 경기력을 높인다. 하지만 수구는 예산이 없어 원정경기나 전지훈련을 충분히 가지 못한다. 그게 문제다. 투자만 된다면 앞으로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Q.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A. 통상 우리나라는 성적을 내지 못하는 종목에 대한 지원이 잘 안 된다. 그럴수록 더 지원을 해서 향상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게 이루어지지 않는 게 아쉽다.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 국제대회전 4~6개월 동안 수구 강국인 크로아티아 헝가리 스페인 등으로 훈련을 다닌다. 그런데 우리는 1년에 1달이 전부다.

방안을 찾은 게 해외에서 수구를 하는 대학과 MOU를 맺는 것이다. 자비로 항공권을 구입해 찾아다녔다. 현재는 호주의 The 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 대학과 MOU를 맺었다. 호주 대학 선수들이 한국에 와서 훈련하고 우리도 호주로 가서 훈련하고 경기한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A. 한국체대 수구부에서 더 많은 국가 대표를 배출해 국제대회에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이것은 내 목표기도 하지만 한국체육대학교의 목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수구 국가대표팀은 아시아에서 4위권 정도다.

 

 

 

이세훈(23) 한국체육대학교 수구부 주장 4학년.

    8월 15일 독도 입도. 일문일답

 

한국체육대학교 제공

 

Q. 독도 횡단을 하게 된 계기는.
A. 최강진 교수님께서 독도횡단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김)장훈이형이 “독도는 우리 땅이니깐 놀러 왔다”는 말도 너무 감동적이었다. 독도 앞에서 수영복 안에 태극기를 넣고 독도에 들어갔는데 너무 감격스러웠다.


Q. 독도 횡단 어땠나.
A. 너무 힘들었다. 체력적으로 수영이 힘든 것 보다 배 멀미 때문에 고생했다. 파도가 너무 세서 수영 중에 구토를 하기도 했다.

 

Q. 사람들이 수구를 잘 모른다. 수구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A. 수구는 체력소모가 아주 많은 종목이다. 하지만 물속에서 싸우기도 하고. 수면위로 상체가 떠서 슛을 때리는 모습은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한다.

 

Q. 수구 연습을 할 때 가장 힘든 운동이 있다면.
A.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할 때 허리에 차는 납벨트가 있다. 그걸 4킬로를 차고 게임을 하는 운동이 있다. 그게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운동이다.

 

Q. 선수 생활은 언제까지
A. 프로 선수처럼 직업으로 하고 싶지 않다. 하고 싶어도 프로팀이 많이 없다. 우리나라도 호주나 유럽처럼 선수층도 두꺼워지고 프로리그도 생겼으면 좋겠다.

 

Q. 비인기 종목인 수구를 알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A.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처럼 큰 대회에서 입상을 해야 한다. 지원문제도 아쉽지만 선수들도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꼭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

 

 

 

박현길(22) 한국체육대학교 수구부 3학년, 전 국가대표.

   독도횡단 지원. 일문일답


한국체육대학교 제공

 

 

Q. 수구를 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A. 수구를 하기 전엔 근대5종 선수였다. 근대5종 종목 중 육상실력이 늘지 않아 수구부로 전향했다. 물에서 공을 가지고 노니깐 재미가 있었다. 흥미를 느끼다보니 실력도 빨리 늘더라. 
 
Q. 수구만이 가진 특징이 있다면.
A. 유일하게 물에서 하는 구기종목이다. 그리고 이건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는 수구가 비인기 종목이다. 그래서 안 좋지만 수구를 하는 사람이 많이 없어 내가 유일하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낀다.

 

Q. 하루에 얼마나 운동하나.
A. 수구라고 물에서만 운동하지 않는다. 근력을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경영 운동도 한다. 그렇게 하루 6시간 정도 운동 한다.

 

Q.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

A. 2010년 유니버시아드 아시아 대학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와세다 대학과 붙었다. 일본과의 경기라 꼭 이기고 싶었는데, 아쉽게 졌다.


Q. 경기 중 일어난 에피소드가 있다면.
A. 아시아선수권 대회 때 파키스탄 대학 선수들이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수구 경기 중 심판 모르게 상대편의 수구 모자를 묶은 끈을 잡아당기는 경우가 있다. 물론 파울이다. 당시  물에 젖어 있는 수염을 당기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Q. 우리나라는 올림픽에 출전 못했다. 런던 올림픽을 보면서 느꼈던 점이 있다면.
A. 부럽다. 언젠가는 올림픽에도 나가고 싶다. 올림픽 출전권이 있는 시합이 있는데, 2위안에 들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대표팀은 아예 출전을 안했다. 어차피 안 될 꺼라 생각하고 못나갔다. 나가서 졌더라면 후회는 없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A.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입상 하고 싶다. 그게 목표다.

 

Q. 주변사람이 수구선수라고 하면 뭐라고 하는가.
A. “그게 뭐냐” 한다. 자존심 상한다. 하지만 잘 설명해준다. 더 친절하게 ‘물에서 하는 핸드볼‘ 이라고 설명해준다. 또 외국에서는 아주 유명한 스포츠라고. 그렇게 하면 한 사람에게라도 수구를 더 알릴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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