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문영광 (스포츠둥지 기자)
축구는 규칙이 어려운 종목에 속하지는 않는다고 생각되지만 가끔씩 매우 애매한 상황이 발생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분란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공이 라인을 넘었는가 하는 간단한 경우부터 시작해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오프사이드 관련 상황, 킥을 다시 차는 경우 등 아리송한 규칙들이 은근히 많이 존재하는 축구. 본 호에서는 축구를 잘 안다는 사람도 미처 몰랐을 수 있을 법한 축구 규칙이나 정답이 무엇인지 아리송하게 느낄 만한 규칙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것은 야구뿐만이 아니다.
선만 긋는다고 다 축구장이 아닙니다잉~
예전에 “축구장 크기는 딱 정해져 있다”는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던 기자는 “축구장마다 크기가 모두 다르다”는 타인의 의견을 접할 때면 항상 전문가처럼 굴며 틀린 규칙을 맞다고 우겼다. 결국 시간이 지나고 본 기자가 틀렸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 창피함에 홀로 몸서리쳤던 기억이 있다.
축구장 크기는 ‘터치라인(Touch line)’과 ‘골라인(Goal line)’으로 설명할 수 있다. 골대가 있는 짧은 쪽 라인 두 개를 골라인이라 하며 긴 쪽의 두 라인을 터치라인이라 한다. 터치라인의 길이는 골라인의 길이보다 반드시 더 길어야 한다는 조건 하에 터치라인의 길이는 최소 90m에서 최대 120m이며 골라인은 최소 45m에서 최대 90m까지 그릴 수 있다. 축구장을 최대 규격으로 짓는다면 골라인 90m, 터치라인 120m의 초대형 축구장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코너 플랙(Corner Flag)에서 골대까지의 거리가 약 40미터인 경기장, 상상이나 해보았는가? 하지만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경기를 치를 수 있는 경기장의 규격은 따로 정해져있다. 국제경기 축구장 규격은 터치라인의 길이는 최소 100m에서 최대 110m이며 골라인은 최소 64m에서 최대 75m까지이다. 이 규격은 조금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축구경기 중 공격수들이 코너킥을 길게 차지 않고 코너에서 공을 짧게 주고받으며 처리하는 경우가 가끔씩 있다. 이 때 수비수들은 최대한 가까이서 수비하고자 다가가지만 이내 주심의 제재를 받고 뒤로 물러나곤 한다. 이렇게 코너킥을 실시할 때 수비수들이 규정 거리(9.15m)를 물러설 수 있도록 경기장 바깥쪽에 표시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표시된 경기장이 상당히 많다. 주심의 눈은 컴퓨터가 아니다. 눈대중으로 거리를 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한, 선수들도 이 표시를 해놓을 경우 크게 항의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나야 하기 때문에 경기 운영 면에서도 매우 유용한 표시라고 볼 수 있다.
민소매는 절대 안됩니다잉~
지난 2004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참가한 카메룬은 파격적인 유니폼으로 화제를 모았다. 소매가 없이 어깨를 모두 드러낸 민소매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 것. 국제축구연맹(이하 FIFA)은 해당 유니폼에 대해 즉각 착용불가를 지시했지만 카메룬은 나이지리아와의 8강전에 또 다시 같은 유니폼에 검정색 소매가 있는 언더셔츠를 입고 경기에 나섰다. FIFA는 이에 카메룬에게 경기규칙을 위반한 명목으로 20만스위스프랑(약1억8천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 뿐 아니라 독일월드컵 아프리카지역 예선 때 승점 6감점이라는 특단의 조치도 내렸다.
FIFA의 축구규정에는 선수의 기본 장비를 상의, 하의, 스타킹, 정강이보호대, 신발로 정하고 있다. 특히, 상의는 반드시 소매가 있는 옷을 착용하도록 되어있다. 또한, 언더셔츠 혹은 속옷을 착용할 때는 소매의 주 색상과 같아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의 역시 보온 바지나 타이즈를 속에 입는다면 하의의 주 색상과 같은 것을 착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규정 때문에 카메룬이 강한 처벌을 받게 된 것이다.
논란이 되었던 카메룬의 민소매 유니폼(좌)과 임기응변으로 검정색 언더셔츠를 입은 모습(우)
ⓒ Independent.co.uk
오프사이드(Offside), 제대로 알고 보세요잉~
축구 역사상 오프사이드만큼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규칙을 없을 것이다. 오프사이드는 축구경기에 흥미를 더해주는 규칙임과 동시에 잦은 오심으로 인해 때때로 그 흥미를 반감시키는 규칙이기도 하다.
오프사이드는 쉽게 말하자면 ‘자기 팀 선수에 의해 공이 터치되는 순간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던 선수가 플레이에 관여하는 반칙’이다. 여기서 많은 이들이 착각하는 것이 바로 ‘오프사이드 위치’이다. 오프사이드 위치라 함은 ①상대 골키퍼를 포함한 11명의 선수 중 ‘최종 두 번째 선수’보다 상대 골라인에 더 가까이 위치해 있을 때이다. 이 때, ②선수는 볼보다 앞 쪽에 위치해 있어야 하며 ③상대편 진영일 때만 오프사이드 위치에 속한다. 또한, ④가까이 위치해 있다는 말은 신체부위 중 팔을 제외한 모든 부위에 적용된다.
일반 동호인들은 골키퍼는 빼놓고 그저 상대편 최종 필드플레이어보다 골라인에 가까운 것이 오프사이드 위치인 줄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확실히 알아두자. 공격수가 상대 진영에 있을 때, 자신과 골라인 사이에 상대팀 선수가 2명이상 있지 않다면 그것은 오프사이드 위치임을 말이다. 참고로, 오프사이드가 적용되지 않는 것은 골킥, 스로인, 코너킥 이상 3가지 경우이다.
페널티킥, 쉽게 보면 큰 코 다칩니다잉~
네덜란드의 축구 전설 요한 크루이프(Johan Cruyff)는 아약스(Ajax) 소속이던 1982년, 경기 도중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골문으로 차지 않고 왼쪽으로 슬쩍 패스하는 사건(?)을 일으켰다. 뒤에서 쏜살같이 뛰어 들어와 패스를 받은 동료가 다시 크루이프에게 패스하여 여유롭게 골로 연결시킨 이 사건은 일대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반칙으로 보이는 이 장면은 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요즘에도 아주 가끔씩 비슷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페널티킥 규정을 보면 킥을 실시하는 선수가 공을 앞쪽으로 이동시킨 후 다른 선수가 터치하기 전까지 다시 볼을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굳이 골문 안으로 직접 슛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페널티킥 시 공을 앞쪽으로 차는 순간 인플레이가 된다는 것이다.
페널티킥을 다시 차게 되는 경우도 규정이 꽤나 복잡하다. 페널티킥을 실시할 때, 페널티 에어리어(Penalty area) 밖에 위치하고 있는 모든 선수들은 공을 차는 순간 일제히 골대를 향해 뛰어들며 혹시 모르는 후의 상황에 대비한다. 이 때, 킥을 실시하기 전에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들어온다던가 하는 반칙을 범했을 경우에는 누가 그 반칙을 범했느냐에 따라 벌칙 적용이 달라진다.
먼저, 페널티킥을 실시하는 선수의 동료가 반칙을 범했을 경우 볼이 골에 들어갔다면 킥이 다시 실시된다. 골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주심은 경기를 중단시키고 위반이 발생한 지점에서 수비 팀에게 간접 프리킥을 주게 된다.
반대로 골키퍼의 동료가 반칙을 범했을 경우 볼이 골에 들어갔다면 그대로 득점이 인정된다. 하지만 골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킥을 다시 실시하게 된다. 이것은 수비 측에서 먼저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을 침범해 방해를 줄 가능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페널티킥 침범의 위반과 그에 따른 조치 ⓒ 경기규칙의 해석과 심판을 위한 지침, 대한축구협회
기타 애매한 상황
Q. 경기 도중 동료 간에 폭력을 행사하면?
A. 규칙12 반칙과 불법행위에 명시된 규정에 따라 동료 선수라 할지라도 난폭한 행동이 행해졌다면 그 행동을 한 선수는 그에 따른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동료 간 폭행 등이 일어나면 난폭한 행위로 간주되어 주심은 즉각 퇴장조치 시킬 수 있다.
Q. 승부차기 시 골키퍼를 바꿀 수 있다?
A. 승부차기 시작이 선언된 후에는 골키퍼가 부상이나 퇴장 등으로 경기를 지속할 수 없을 경우에만 교체를 할 수 있는데 만약 대회규정에 허용된 교체선수의 수(공식경기 3명)를 넘겼을 경우에는 교체가 불가하다. 하지만 승부차기 자격을 가진 선수는 승부차기가 진행되는 동안 어느 때이고 골키퍼와 위치를 바꿔 골키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Q. 주심이 하프타임(Half time)에도 경고 및 퇴장을 줄 수 있는가?
A. 그렇다. 주심은 하프타임 휴식, 승부차기, 심지어는 경기 종료 후에도 경고 또는 퇴장을 줄 수 있는 권한이 있다.
Q. 간접 프리킥(Indirect free kick)이 골문으로 바로 들어간다면?
A. 직접 프리킥((Direct free kick)과 간접 프리킥을 통틀어 골문으로 바로 들어가도 정상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는 ‘직접 프리킥이 상대의 골에 들어가는 것’ 뿐이다. 간접 프리킥이 다른 동료에 의해 터치되지 않고 상대의 골로 직접 들어간다면 상대에게 골킥이 주어진다. 또한, 프리킥이 자신의 골로 들어간다면 직접 프리킥, 간접 프리킥 모두 상관없이 상대에게 코너킥이 주어지게 된다.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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