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조욱연 (서울대 체육교육과 박사과정)
전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Think globally, Act locally).
요즘 환경관련 화두이다.
즉, 전지구적 차원에서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자신이 속한 지역의 환경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 하라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에게 자연은 아무리 사용해도 마르지 않는 화수분이었다.
스포츠과학기술의 진보아래 자연을 정복하는 길만이 스포츠의 발전으로 여겨져 왔으며,
자연을 헤집고 더 깊숙이 들어갈수록 자연친화적 스포츠라는 영광스런 지위가 주어져 왔다.
새로운 곳을 찾아 길을 내면, 그 길을 찾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그 결과 또 다시 환경을
오염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왔다. 이러한 스포츠와 자연의 갈등은 스포츠가 성공할수록
더욱 심각해지는 양상을 보이는데, 문제의 요지는 이러한 갈등 양상이 지역적인 문제에서
전지구적인 문제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환경오염은 이제 단순히 어떤 특정 지역의 거주자들에게 신선한 공기를 박탈한다는
차원을 넘어선 문제이다. 베이징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개를 퍼덕이면 뉴욕에 폭풍우가
몰아칠 수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지구 한쪽의 자연 현상이 아무런 상관도 없어 보이는
지역의 자연과 인간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중국의 대기오염 물질로 인해 공장이 없는 서해안의 이름없는 외딴섬에도 산성비가 내리곤 한다.
이렇듯 환경문제가 전지구적인 관심사로 대두되면서 급기야 국제스포츠기구들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1995년부터 스포츠환경분과위원회를 만들어 지구촌 차원의
환경 보호 운동에 참여해오고 있으며, 국제축구연맹(FIFA)도 월드컵 경기를 친환경적으로
치르기 위한 ‘그린 골(Green Goal)'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스포츠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이제 경기장 건설과 마케팅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단적인 예로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펜웨이 파크는 ‘녹색 경기장(Green Stadium)'을
지향하며 지난해 본부석 지붕 위에 28개의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하였으며, 미국 풋볼리그 명문 팀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홈경기장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풍력발전을 통해 얻고 있다.
나이키는 ‘친환경’을 핵심가치로 채택하여, 올림픽 표어인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에
‘더 친환경적’이라는 새 구호를 내새워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개발과 보존의 조화
그 동안 스포츠 분야에서 개발과 보존은 항상 상충되는 개념으로 정립되어 왔다.
개발론자들은 모든 자연환경을 파괴하면서도 개발하려고 하고, 보존론자들은 무조건 개발을
반대하여 왔다. 그러나 이제는 무조건적인 개발주의와 보전주의 보다는 개발과 보전의 조화가
필요한 시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개발과 보전의 조화는1980년대 들어와 국제적인 이슈가 되기 시작하였다. UN을 중심으로
한 국제기관은 환경문제에 대해서 새로운 기본정책을 형성하기 시작하였는데 그 중 하나가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지속가능'이라는
환경존중의 의미와 ‘개발’이라는 경제성장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즉 개발은 하되 한정된
자원의 범위에서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자는 것이다.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닌 어울림의 대상
사실 개발과 보전의 조화를 찾고자 하는 움직임은 20세기 초 유럽에서 먼저 시도되었다.
당시 유럽에서 스포츠활동은 자연성 회복운동과 동의어로 사용되었다. 유럽인들의 문화는
오직 정신만을 강조하였으며, 이와 같은 일방적인 정신문화가 당시 유럽인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다고 믿었다. 따라서 그 동안 소홀히 취급해왔던 인간의 신체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신체활동으로 이루어진 스포츠활동을 자연성을 회복하는 운동으로 인식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스포츠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그 행위 자체가 환경을 파괴한다고 비판 받고 있다.
이제 스포츠를 즐기는 데 있어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닌 어울림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일부 생태학자나 환경론자들은 ‘성장의 한계’를 주장하기도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사회가 발전하듯이 스포츠도 끊임없이 진화하기 때문이다. 스포츠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 자연과 어울리는 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김광섭 시인의 ‘산’에서 한 구절을 채취하여 스포츠와 자연의 어울림을 곱씹어 본다.
산은 사람들과 친하고 싶어서 기슭을 끌고 마을에 들어오다가 사람 사는 꼴이 어수선하면 달팽이처럼 대가리를 들고 슬슬 기어서 도로 험한 봉우리로 올라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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