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서우리 (스포츠둥지 기자)
얼마 전 ‘스카이다이빙 국가대표에 도전하는 대학생들이 있는데 취재 해 볼래?’ 라는 제보를 받았다. 그리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스카이다이빙도 국가대표가 있어?’였다. 그만큼 스카이다이빙은 잘 알려지지 않은 낯선 종목이다. 과연 스카이다이빙이 어떤 국제대회에 나가고 어떤 종목이 있는지 여기에 도전하는 '정&박'의 이야기와 함께 알아보자.
두 개의 낙하산을 메고 항공기에서 낙하하는 스포츠. 위험성? 15만분의 1!
스카이다이빙: 낙하산을 착용하고 항공기나 기구 등을 이용하여 높은 하늘에 올라간 뒤에 허공으로 이탈하여(뛰어내려) 자유강하(free fall; 낙하산을 펴지 않은 상태로 하강하는 것)를 하면서 계획한 동작을 수행한 뒤, 정해진 안전고도에서 낙하산을 펴고 땅에 착지하는 항공스포츠. |
스카이다이빙은 주 낙하산과 예비 낙하산(주 낙하산이 펴지지 않을 경우 사용)을 함께 착용하고 항공기에서 낙하하는 스포츠이다. 이 때 두 개의 낙하산이 모두 펴지지 않을 확률은 15만 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종목마다 다르지만 가장 높게는 12,500 피트 상공에서 낙하하는 종목이라 위험할 것 같지만 고도계와 경보기, 자동 산개기 등의 보조 장치를 통해 위기상황에 철저히 대비한 안전한 스포츠이다.
매년 열리는 세계 선수권 대회와 아시아권의 아시아니아 대회
4인 단체(4way)포메이션의 예시 ⓒ 정용상
한국 스카이다이빙 국가대표는 해마다 열리는 세계 선수권 대회와 아시아권 국가에서 열리는 아시아니아 대회에 참가한다. 경기 종목으로는 목표지점에 착지하는 정확성으로 순위를 매기는 ‘정밀’, 낙하할 때까지 주어진 동작(회전, 뒤로넘기 등)들을 수행해내는 ‘스타일’, 그리고 팀으로서 각종 포메이션(formation)을 경쟁하는 ‘대형 만들기’가 있다.
해병대 공수교육 때 매력에 빠져 사회 나가면 함께 시작하기로 약속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정용상씨(좌)와 박준휘씨(우) ⓒ 정용상
스카이다이빙은 아직 국제대회가 있는지 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비인기 종목이다. 그러나 이러한 스카이다이빙의 매력에 푹 빠져 학생신분임에도 국가대표에 도전장을 던진 두 청년이 있다. 바로 제목에서 ‘정&박’으로 언급한 성균관대학교 08학번 정용상 씨와 건국대학교 09학번 박준휘 씨다.
두 사람은 해병대 수색대에서 군대 선임과 후임으로 만난 사이다. 수색대에서는 공수교육이라고 항공기에서 낙하산을 펼치며 낙하하는 훈련을 하는데 이 훈련을 하며 낙하에 재미를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제대 후 함께 스카이다이빙을 하자고 마음을 모아 군 생활 생명 수당과 월급을 모두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대 후 서울 스카이다이빙 학교에 가서 교육을 받았고, 군생활 동안 모은 돈으로 미국 전지훈련을 떠나 스카이다이빙 AFF(속성자유낙하)코스를 이수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강하 한 번 하기도 어려워요
처음 스카이다이빙 자격증을 이수한 모습 ⓒ 서울스카이다이빙학교
두 사람은 첫 시작을 미국에서 했기 때문에 한국의 여건이 어렵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한다. 현재 한국에 정식 스카이다이빙장은 전북 남원에 하나 있는데 그 마저도 기상여건에 민감한 항공기 때문에 헛걸음만 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한 번 강하할 때 드는 비용도 상당하다. 일반 체험 강하는 약 50만원, 자격증을 소유한 개인은 한 번에 8만원이 든다. 스카이다이빙에 대한 수요는 많은데 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급 때문에 높은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50회 강하횟수를 채워 ‘B 라이센스’를 받아야 하는데, 학생 신분으로 한국에서 50회를 채우기란 비용과 시간측면에서 모두 어려운 실정이다.
기업 공모전을 통해 자금 마련, 젊은 다이버를 향해!
두 사람이 생각해 낸 스카이다이버 도전을 위한 비용마련의 해법은 기업의 대학생 공모전이었다. 대학생의 꿈을 후원하는 공모전에 스카이다이버로서의 꿈을 보여주고 미국 전지훈련을 위한 자금을 지원받게 되었다. 두 사람은 이 자금으로 오는 7월 미국으로 출국해 국가대표 자격을 위한 라이센스 취득에 도전한다. 참고로 미국은 약 270개의 스카이다이빙 전용부지가 있어 강하하는데 드는 비용이 한국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현재 한국에는 20대의 젊은 다이버는 거의 없고 대부분이 40대 이상의 연령대이다. 두 사람은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의 젊은 스카이다이버로서 스카이다이빙을 알리고 스카이다이빙이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을 수 있길 바라고 있다.
2000만원이 생긴다면? 당장 낙하산을 살거에요!
이번에 두 사람이 지원한 공모전은 활동 보고서로 순위를 매겨 1등에게는 2000만원을 더 지급한다. 두 사람은 "2000만원을 받게 되면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1000만원하는 낙하산 하나씩 사서 나눠 가지려고요!"라고 답변했다. 낙하산은 너무 비싸서 현재는 강하 시에 대여를 통해 사용하고 있다고.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도 많을 나이에 이처럼 스카이다이빙에 푹 빠져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들이 말하는 스카이다이빙의 매력은 발아래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과 보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낙하 하는 것 같은 간접경험이다. 과연 어떤 느낌일지 간접적으로나마 영상을 통해 느껴보길 바란다.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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