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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보이지 않는 힘

 

 

 

글 / 주지희 (스포츠둥지 기자)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다부진 체구, 멀리서도 느껴지는 포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상대를 작아지게 하는 눈빛, 고양원더스의 감독이자 대한스포츠애널리스트협회(KSA)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성근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 김수희의’애모’라는 노래가 머릿속에서 자동 재생되고 있었다.


지난해 한국체육대학교에 개설된 ‘스포츠 애널리스트(분석가)’ 과정을 수료한 1기 생들이 주축이 되어 발족한 대한스포츠애널리스트협회의 초대회장으로 김성근감독이 취임하게 되면서 6월26일 창립총회 및 강연회가 마련되었다.


김성근감독이 강단에 들어서고, 그는 첫 인상의 강렬한 대신 수줍은 미소를 보여주었다. 스포츠애널리스트의 발전과 데이터 활용에 대한 무궁무진한 야구의 발전, 더 나아가 스포츠의 미래를 응원하는 마음에 회장직을 수락했다는 그는 연신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고 말하며 미소를 보였다.

 

강연중인 김성근감독 주지희

 

 

스포츠 경기력에는 두 가지 힘이 있다.
그는 승리의 바탕에는 두 가지 힘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하나는 보이는 힘이고 또 다른 하나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보이는 힘은 스포츠의 기술, 실력이라면, 후자는 데이터의 힘, 즉 전력분석이다. 승리를 얻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없는 것을 존재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관찰과 세밀함으로 구축된 데이터는 승리의 자양분이며 이것이 선수들의 실력과 합쳐져 승리 하였을 때 비로서 스포츠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보이는 힘과 보이지 않는 힘뿐만 아니라 그것을 지휘하는 지도자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도 놓치지 않았다. 두 힘과 더불어 감독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의 중요함을 전했으며, 순간적으로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즉흥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의 여부에 따라 승리가 좌지우지 될 수 있다고 한다.

 

창의적인 생각과 세밀함
뉴턴은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류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 안 보이는 것을 보려고 할 때 새로운 사실이 보인다. 뉴턴의 창의적인 생각처럼 같은 경기를 보더라도 관찰하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 만류인력의 법칙이 탄생할 수도 있고 그저 굴러가는 사과만을 볼 수도 있다.


김성근감독은 조언했다. “몇 개의 안타를 쳤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과정의 기록이 필요하다.” 어떤 구질에서 타격이 이루어졌는지 투수와 타자의 컨디션은 어떠했는지 경기의 느낌과 선수들이 경기를 진행하는 프로세스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지도자와 다른 것을 발견을 했다면 승리에 더욱 가까워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프로야구에서는 세밀함이 떨어진다는 김성근감독의 지적, 그것은 보이지 않는 힘(전력분석)에서 공격을 읽고 보이는 힘(선수의 기술)으로 전환되는 과정의 미흡함에서 온 것으로 보았다. 관찰자의 세밀함이 지적되는 부분으로 데이터를 기록하는 관찰자는 단순 통계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경기에 대한 창조적인 접근을 하는 사람이자 세밀함을 겸비해야 하는 역할임을 강조했다.

 

왼손타자는 왼손투수에게 약하다?
기자, 캐스터 등이 가장 실수 하는 부분은 선입견이다. 스포츠에서 ‘A이기 때문에 B이다’라는 정해진 답은 없다. 하지만 선입견 속에서 마치 답인 것 마냥 시청자 혹은 구독자 들에게 잘 못된 정보를 전하는 경우가 있다. 흔히 왼손타자가 나왔을 때, 왼손투수로 교체한다는 설명은 야구 팬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과연 왼손타자는 왼손투수에게 약한 것일까? 왼손타자에게는 맹목적으로 왼손투수로 교체해야 하는 것인가? 이 것은 정답이 아니다. 김성근감독 말에 따르면 스윙궤도, 타구방향, 선수의 심리 등에 의한 선택이라고 하였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지도자의 선택, 선택에는 그는 숫자+영상분석+심리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한스포츠애널리스트 임원진 주지희

 

김성근감독은 데이터 야구로 유명하다. 그의 데이터는 관찰에서부터 출발한다. 선수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 잠자리 눈을 가진 김성근감독 그의 힘은 관찰에서 나오는 철저한 데이터와 선수의 잠재력을 꿰뚫어 보고 훈련시키는 노련함에서 나온다. 단순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하고 잠재변수에 대한 순간 적인 판단이 더해졌을 때! 승리는 더욱 짜릿해 진다.


보이지 않는 힘, 그것을 발견하는 것, 스포츠 애널리스트의 몫이다. 그는. ”모든 일에는 근거가 존재한다. 근거가 없는 다음은 없다.”며 스포츠 애널리스트가 숫자와 영상분석 더 나아가서 심리상황 등을 파악해야 하고 얼마나 깊이 세밀하게 분석하느냐에 스포츠 애널리스트의 미래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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