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제갈현승 (스포츠둥지 기자)
9. MBC 지상파 데뷔(2003) 이후부터 현재 KBS 해설위원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된 일과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가장 보람된 일은 특히 KBS에 와서 비바K리그의 경기 분석을 직접 수행한 것, 그리고 여러 해에 걸쳐 적잖은 학원 축구, 아마추어 축구를 중계했던 것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졌던 2007 아시안컵 한국 vs 사우디 경기입니다. 이 경기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KBS 스튜디오에서 원래 얼굴도 안 나오고 ‘대기’만 할 예정이었던 저와 서기철 아나운서가 현지에서 발생한 정전 사고로 인해 거의 50분 가까이 스튜디오에서 ‘시간 때우기 방송’을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방송은 오히려 매우 힘듭니다. 중계를 하는 게 차라리 낫죠. 이것은 아마 2000년대 이후 한국 축구 방송 사상 가장 오래 스튜디오 시간 때우기를 했던 기록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웃음).
당시 2007 아시안컵 한국 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정전으로 경기중단) ⓒ KBS
10. 유로2012 경기를 보면서 주심의 카드성향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것에 대해 놀랐습니다. 따로 자료를 모아두시는 것인가요?
선수뿐만이 아니라 각 주심의 대한 기록도 있습니다. 기록 없이도 원래 특성을 알고 있는 유명한 주심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해당 심판의 지금까지의 기록들을 찾아보고 그 주심이 주관한 경기들에 대한 해외 기사도 찾아봅니다. 뭐든지 공부를 해야죠.
11. 특유의 샤우팅을 이제는 '지양'하신다고 하셨는데, 많은 분들이 그리워합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제가 이른바 ‘샤우팅’으로 조금 알려진 것과 때를 같이해 전반적으로 축구 중계가 다소 시끄러워지기 시작한 거 같아요. 오히려 저는 이런 현상에 대해 회의가 듭니다. ‘내가 잘못된 사례를 보인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론 축구중계가 익사이팅한 것도 있지만 시끄러워야만 하는 것이 본질은 아니에요. 그래서 이후부터는 의식적으로 해설을 할 때 샤우팅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한준희하면 샤우팅’이라는 것도 사실 그리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저는 샤우팅만을 주무기로 삼지도 않고 선수 프로필만 읊어대지도 않습니다. 아마도 스페인 리그, 이탈리아 리그 등을 오래 봐오신 팬들이라면 좀 더 저에 대해 정확히 알고 계실 겁니다.
KBSN에서 유로2012를 중계중인 한준희 KBS축구해설위원 ⓒ KBSN
12. 위원님께서 하시는 유로2012, 비바K리그, 원투펀치, 옐로우카드 스케줄이 상당히 많은데요, 건강관리와 스케쥴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사실 대회직전부터 몸이 좋질 않아 링거를 맞아가면서 대회 중계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목상태가 좋질 않아 약 3알씩 먹어가면서 중계를 하고 있어요. 오늘 같은 경우(25일) 잉글랜드 VS 이탈리아전이 새벽에 끝나고 바로 비바K리그 녹화 스케줄이 잡혀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쉴 새가 없었습니다. 비바K리그의 [한준희의 다시보기] 코너는 제가 직접 장면들을 뽑아내 분석하는 것이기에 대단히 중요한 일이죠.
비바K리그 [한준희 다시보기] ⓒ KBS
13. 그동안 인터뷰나 사적으로 만난 선수 중에 뜻 깊었던 선수가 있었나요?
83년 슈퍼리그 원년의 득점왕 박윤기 선수입니다. 제가 중학교 때 수위실에서 박윤기 선수를 만나서 사인을 받은 일이 있는데 그것은 저에겐 실로 잊지 못할 추억이라 할 수 있습니다.
14. 한준희의 My perfect Best 11
한준희 위원님이 뽑은 나의 베스트 11 ⓒ 제갈현승
인터뷰를 마치며...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유로2012 중계로 밤 11시~아침 7시까지 매일 같이 강행군 방송을 하는 중이며, 단지 중계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도 프리뷰쇼, 하프타임쇼, 리뷰쇼 등 다양한 곳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박학다식한 해설과 더불어 각 상황마다의 전술적 해설이 축구팬들의 갈증을 풀어준다. 그의 말 한마디에 시청자의 귀가 즐겁고 시청자의 이해는 더 넓어질 것이다. 그 때문에 국내 축구팬의 많은 사랑을 받는 해설자다.
이 기사를 통해 바쁘신 와중에도 3시간이 넘는 인터뷰에 응해주신 한준희 KBS축구해설위원님께 감사의 말을 드립니다. |
필자에게 사인을 해주신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좌), 인터뷰를 마치고 난 후 사진촬영(우) ⓒ 제갈현승
한준희(韓俊喜, 1970년 ~ ) 약력 : 서울대학교 해양학 학사와 동 대학원 철학 석사를 거쳐 2003년 MBC 지상파 해설자로 데뷔 이후 현재(2005.8~) KBS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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