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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데이터야구 파헤치기! ②데이터야구, 트래킹으로 진화하다!

 

 

 

 

글 / 문영광 (스포츠둥지 기자)

 

 

        스포츠산업의 ‘꽃’이라 불리는 것이 바로 프로스포츠이다. 프로스포츠의 각 구단들은 궁극적인 목표인 이윤창출을 위해 ‘승리’를 필요로 하며, 그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수많은 방법을 동원한다. 즉, 승리는 프로구단 생존의 필수조건이며 프로야구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그 조건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앞선 기사에서 데이터 야구의 원천이 되는 기록과 통계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첨단 기술의 발달과 함께 진보하고 있는 프로야구의 데이터 분석 방법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PTS’가 바로 그것이다.

 

Pitch Tracking System의 약자인 PTS는 우리말로 하면 “투구 추적 시스템”이다. 첨단 장비와 기술을 통해 투수가 던진 투구를 추적한 후, 다양하고 유익한 데이터를 생산해낼 수 있는 기술이다. 이미 많은 종목에 걸쳐 이러한 트래킹(Tracking) 기술이 개발되어 적용되고 있고, 야구와 관련한 트래킹 시스템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이 투구 추적 시스템만이 유일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PTS를 통해 시청자들은 투구의 궤적과 스트라이크존 통과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자료제공 : 스포츠투아이)

 

 

올해로 국내에 도입된 지 4년째가 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PTS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TV 중계 시에 볼 수 있는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지 여부’를 확인시켜주는 화면이 바로 PTS를 활용한 대표적인 예이다. 이것만으로도 TV를 시청하는 팬들로써는 과거보다는 훨씬 유익한 정보를 얻는 셈이지만 PTS의 활용도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PTS 데이터의 활용과 원리
PTS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데이터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공이 투수의 손에서 던져졌을 때의 속도인 초속과 저항을 받은 후 포수의 미트(Mitt)에 들어가기 직전 속도인 종속이 있다. 예전부터 종속이 빠른 직구일수록 좋은 타자가 치기 어렵다는 설(說)이 있었지만, 최근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연구들이 많이 등장했다. 종속이 빠른 것은 큰 의미가 없으며 초당 회전수가 많을수록 타자들이 느끼는 투구의 위력이 더 크다는 것.

 

이렇듯 PTS는 투구의 초당 회전수나 회전방향도 측정할 수 있다. 또한, 비슷한 맥락으로써 공의 상하 움직임이나 좌우 움직임에 대한 데이터도 얻을 수 있다. 이런 데이터를 가지고 각 투수의 공 끝의 위력이나 회전방향에 따른 공의 움직임, 구질에 따른 공의 궤적 등을 미리 분석하여 타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PTS로 만들어지는 투구 궤적을 통해 투수의 릴리스 포인트(Release Point), 즉, 투수가 공을 던질 때 공을 놓는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좋은 투수라 불리는 선수는 다른 구질을 던지더라도 공을 놓는 위치가 대부분 일정하다. 투수들은 PTS 데이터를 통해 자신의 릴리스 포인트를 확인하고 투구폼을 더 안정적으로 수정할 수 있다. 타자들 또한 투수의 구질별 놓는 위치를 미리 파악함으로써 대처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방송중계 화면으로 빈번히 송출되고 있는 데이터로써, 공이 홈플레이트를 통과할 때의 위치도 확인이 가능하다. 이것을 통해 단순히 스트라이크존 통과 여부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누적된 데이터를 모아서 스트라이크존에서의 투구 분포를 그려볼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투수별로 좌타자나 우타자를 상대할 때 어느 쪽으로 많이 던지는지 등의 성향을 알아볼 수 있다.

 

재밌는 것은 이 투구 분포를 통해 심판의 성향까지도 알아볼 수 있다. 심판이 스트라이크로 판정한 공들의 분포를 그려보아 해당 심판의 대략적인 스트라이크존을 미리 파악한 후에 경기에 임할 수 있는 것이다. 심판별로 조금씩 상이할 수 있는 스트라이크존을 미리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기에 매우 유용한 데이터가 아닐 수 없다.

 

이 밖에도 타자별 스트라이크존의 크기를 미리 파악함으로써 키가 작은 선수에게 투수가 미리 대비할 수 있게 해준다. 유난히 키가 작고 자세가 낮으며 정교한 타격을 하는 선수가 많은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특히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

 

PTS가 구현되는 원리에 관하여는 이미 기사화 된 자료가 많이 있기 때문에 기자가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보다는 아래의 사진 한 장을 통해 설명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고 빠를 듯하다.

 

 

PTS의 작동 원리 (자료출처 : 조선닷컴 인포그래픽스)

 

 

국내 PTS의 선구자, <스포츠투아이>
이번 기사에 쓰인 많은 정보는 국내 PTS 분야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스포츠투아이(www.sports2i.com)>를 직접 방문하여 제공받은 것이다. 스포츠투아이는 국내 스포츠데이터 산업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이다. 앞선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국내 프로야구 공식 기록업체로써 프로야구 기록과 관련한 사업은 물론이고, 미국 메이저리그의 PTS 장비를 국내에 최초로 도입하여 현재까지 수년에 걸쳐 PTS의 국내 정착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필자는 스포츠투아이 마케팅 본부의 김준수 영업팀장을 만나 국내 PTS 도입의 역사나 앞으로의 전망 등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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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국내에 PTS를 처음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략적인 역사가 어떻게 되는지?
A : 그렇다.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고 있는 PTS 장비와 같은 것을 스포츠투아이가 2009년에 처음으로 국내에 도입했다. 지금은 장비의 개발 쪽도 같이 논의가 되고 있다. 2009년, 현재 MBC SPORTS+의 전신인 MBC ESPN에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그 해 지상파 포스트시즌 때도 시연을 했다. 현재는 SBS ESPN과 MBC SPORTS+, XTM에 서비스 중이며, 모든 지상파 방송에도 서비스 중이다.

 

Q : PTS 서비스를 방송사에 제공하는 과정은?
A : 경기장에 있는 운영실에서 PTS 시그널을 전송해주면 방송 중계차에서 그 시그널을 받아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방송사에서는 자신들의 영상에 우리 측에서 제공하는 시그널을 입혀서 투구의 궤적이나 옆쪽에 조그만 박스로 스트라이크존을 표시하는 등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Q : 현재 PTS를 활용한 방송중계 서비스 외의 전력분석과 관련한 서비스도 제공 중인지?
A : 기록을 기반으로 전력분석 솔루션은 있지만, PTS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제대로 구현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까지는 전력 분석 쪽에 얹히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실용화단계는 아니다.

 

Q : PTS를 국내에서 구현하는 데 있어서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이 있는가?
A : 경기장이 노후하다 보니, 장비를 설치하고 시연하는 데 한계가 있다. 현재 PTS 장비가 설치된 구장이 잠실, 문학, 사직, 무등 이렇게 4곳인데 이곳에서의 경기는 모두 서비스가 제공된다. 그러나 이 외의 구장에서는 PTS 서비스가 제공된 적이 없다. 구장이 노후해서 설치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지만 현재 설치를 위해 노력중이다.

 

 

 

MLB 게임데이의 서비스 제공화면(좌)과 Daum 그래픽중계 베타서비스 화면(우)

(자료출처 : MLB Gameday, Daum Sports)

 

 

스포츠투아이 측에서는 향후 메이저리그의 ‘게임데이’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원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게임데이’라는 공식 문자중계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투구궤적 등의 PTS 정보를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포털싸이트 Daum 문자중계를 통해 PTS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으며, 이미 작년부터 베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스포츠투아이와 KBO의 스마트폰 공식 어플리케이션인 “KBO LIVE 프로야구 2012”를 통해 프로야구의 모든 기록 뿐만 아니라 PTS 데이터를 활용한 양질의 서비스를 이미 제공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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