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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장애인, 특전사, 청년, 엄마, 한. 일 체육교사, 금발미녀까지?

 

 

 

 

 

글 / 이기원 (스포츠둥지 기자)

 

 

     지역과 계층을 뛰어넘어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 일주일 세 번 30분 운동 권장을 뜻하는 ‘스포츠 7330’ 참여 확산을 위한 2012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이하 대축전)이 5월11일부터 13일까지 대전에서 펼쳐졌다. 대축전은 지난 2001년 제주를 시작으로 지난해 인천에 이어 올해가 12회째다. 정식종목 46개, 장애인종목 8개, 시범종목 2개 등 모두 56개 종목에 전국 16개 시 도의 약 1만 4천여 명의 동호인선수단이 참가했다. 운동으로 즐거움 찾는 그들을 만났다.

 

 

배드민턴 경기에 참가한 임대호씨(좌측)와 채한주씨(우측)의 경기모습  ⓒ 이기원

 

한쪽 손에만 쥐어진 라켓과 셔틀콕, 5살 때 사고로..
“한 번 해보세요. 해보면 알아요”
경기 중 파트너와의 예리한 눈빛 교환, 왼쪽 손에 라켓과 셔틀콕을 모두 쥐고 있다. 셔틀콕을 공중으로 살짝 띄우고 재빨리 쳐내 상대 코트로 보낸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혼합복식 배드민턴 대전대표로 참가한 채한주(59)씨의 서브 모습이다. 한주 씨는 5살 때 사고로 오른쪽 팔을 잃었다. 그럼에도 상대편을 향한 날카로운 스매싱을 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건강을 위해 배드민턴을 시작해 10년 동안 왼쪽 팔로만 라켓을 휘둘렀다. 그는 배드민턴이 좋은 이유에 대해선 “한번 해보세요. 해보면 알아요” 라고 웃으며 답할 정도로 밝고 유쾌하다. 또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상쾌함을 느낀다”며 생활체육으로 배드민턴을 적극 추천한다. 


 한주 씨와 함께 혼합복식에 출전한 파트너 임대호(57)씨는 배드민턴 3년 경력의 동호인이다. 결승에서 아쉽게 2위를 했지만 “다른 시도의 동호인들과 실력을 겨루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좋다” 며 경기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같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경기는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장애인의 스포츠 활동 증진을 위한 윤활유가 된다. 생활체육대축전의 상징인 화합과 교류의 아름다운 한 장면이다.

 

 

철인3종에 참가한 김선씨(좌측)와 장석재씨(우측), 특전사 장석재씨 구보 모습 ⓒ 이기원

 

대한민국 특전사도 뛰었다. 매일 한 시간 이상 운동. ‘7330’ 아닌 ‘7770’

건강한 대한민국 청년
대전 갑천 호수 공원에서는 철인 3종경기가 열렸다. 대한민국 특전사도 함께했다. 30대 중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장석재(32)씨는 경기도 광주 특수전 교육단에서 근무 중인 훈련교관이다. 강인한 체력을 요하는 직업을 위해 마라톤을 시작, 지금 그의 취미는 철인3종경기다. 그는 일주일 세 번 30분의 ‘7330’이 아닌, 매일 한 시간 이상 ‘7770’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직업으로 특전사 교관을 맡고 있어 운동을 꾸준히 해야 했지만, 이제는 취미가 된 셈이다. 그는 “직업과 취미를 한 번에 할 수 있어 즐겁다”며 “더 많은 특전사 동료들이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20대 1위를 차지한 경기대표 김선(27)씨는 야외에서 바람을 맞으며 자연을 즐기는 것이 철인3종의 매력이라 말한다.  “지금은 젊지만 평생 건강한 삶을 위해 즐기며 운동하고 싶다”고 말하는 건강한 대한민국 청년이다. 이번 대축전 철인3종 경기코스는 장거리 코스(수영3.8Km,사이클180Km마라톤42.195Km)와 올림픽 코스(수영1.5Km, 사이클40Km마라톤10Km)가 아닌 수영 750m, 사이클 20Km 달리기 5Km를 완주하는 스프린트 코스로 치러졌다.

 

 

 스킨스쿠버(수중)경기에 참가한 석민주씨(좌측)의 경기 모습 ⓒ 이기원

 

“엄마도 할 수 있다” “수영은 나에게 활력소”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전북의 스킨스쿠버(수중경기) 전주대표로 출전한 석민주(42)씨는 중학교 골프선수로 활동 중인 아들에게 “엄마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참가했다. 이번 대축전의 스킨스쿠버는 일반 수영경기와는 다르게 핀(오리발)과 실린더(공기통)를 이용해 수영장에서 스피드를 겨루는 종목이다. 자영업을 하면서도 17년 동안 수영을 즐길 정도로 운동은 생활의 일부분이 된지 오래. 그는 “평소 수영장에서 꾸준히 핀수영(오리발수영)연습을 했기 때문에 첫 참가였지만 망설임이 없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또 그가 즐기는 수영에 관해서는 ‘활력소이자 에너지’ 라며 “오리발을 차고 앞으로 차고 나갈 때 기분은 정말 최고다”라고 말했다.

 

 

배드민턴 경기에 참가한 김승헌씨(좌측)구와나 아사토(우측)의 경기모습 이기원

 

한 일 체육교사의 배드민턴 칭찬 릴레이
일본의 선진 생활체육을 배울 수 있는 기회”
배드민턴 경기장에는 일본에서 온 손님들도 있었다. 생활체육 국제교류를 위해 참가한 일본 동호인 선수단이다. 이날 상대선수로서 경기를 치룬 대전시 대표 김승헌(43)씨와 일본의 구와나 아사토(57)씨는 체육교사가 직업이다. 두 한일 체육교사의 배드민턴 대결은 승헌 씨의 승리로 끝났지만 두 사람의 칭찬릴레이는 경기 후에도 계속됐다. 30년 경력의 아사토씨는 경기 후 “한국동호인들은 기술은 물론 힘과 체격이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승헌 씨는 ”한일 교류 경기를 통해 일본의 선진 생활체육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좋다“ 고 답했다. 

이밖에도 축구, 배드민턴 연식야구 자전거 등 10개 종목에서 195명의 일본 동호인 선수단이 대축전에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한 일 생활체육 교류는 97년 이후 매년 지속 됐다. 오는 10월에는 우리선수단이 일본마스터즈대회(코치현,10종목)에 참가하여 경기를 할 예정이다.

 

 

패러글라이딩 경기에 참가한 테레사윌수전의 비행 모습  ⓒ _테레사윌수전

 

 

금발미녀 보령하늘을 날다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잘 할 수 있다”
금발미녀가 보령하늘을 날았다. 영어강사가 직업인 테레사윌수전(Theresa Wilshusen·29.미국)은 충남대표로 패러글라이딩에 출전했다. 7년 전 한국에 와서 처음 패러글라이딩을 접하게 됐다. 충남보령 패러글라이딩 클럽에서 활동 중인 그녀는 이번 대축전에 처음 참가해 팀 동료와 함께 단체전 우승의 영광을 누렸다. 패러글라이딩에 대해서는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잘 할 수 있다”며 안전수칙만 잘 지킨다면 ‘안전하고 재미있는 스포츠‘라고 전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은 부족하지만 다음단계의 자격증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패러글라이딩을 위한 활공비행 자격증 중 첫 번째 단계인 Student pilot(PRO1-2) 자격을 가지고 있다. 한국활공협회의 활공비행 자격증 종류는 비행지도와 안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①Student pilot(PRO1-2), ②Pilot(PRO3-4), ③Expert pilot(PRO5) 등의 5단계로 표준화 돼있다.

 

 

이것이 바로 ‘Sports for all

생활체육대축전은 종목별로 자체 시상은 하지만 시도별 점수를 합산하는 종합시상식 제도는 없다. 개막식 입장식 준비상태와 창의성 감동성을 고려 시도별 입장상(1위~3위)을 시상한다. 이는 참가자들이 올림픽 개막식에 참가하는 선수들 기분을 간접적으로 느끼며 승부 보다는 화합으로 대축전을 즐길 수 있게 한 배려다. 엘리트 운동선수들만의 대회가 아닌 모든 국민과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까지 참여하는 생활체육대축전. 이것이 바로 국민 모두의 건강과 활력을 불어넣어 줄 ‘Sports for al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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