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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학교체육 ]

수업 듣는 재미에 빠진 축구부라고?②



지난 주에 이에 수업 듣는 재미에 빠진 축구부의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할까 합니다. 
이번에는 축구부 학생들의 친구이자 든든한 후원자인 이관호 감독님과,
축구부는 공부를 못한다는 편견을 바꾸기 위해 축구를 시작했다는 김지수 학생을 만나보았습니다.



Q 이관호 감독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안양중학교 축구부 감독 이관호입니다.
저는 2002년 9월에 안양중학교 축구부 감독으로 임명 받아 현재까지
7년여 동안 축구부와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안양초등학교와 안양중학교 그리고 안양공고를 거친 후 경희대와 포항제철 축구단에서
운동을 한 안양중학교의 선배로서, 감회가 남다릅니다.

Q 안양중학교 축구부 출신인신데요, 중학교 시절 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축구부는 어떤가요?

저는 70년도에 안양중학교에서 학원 축구를 했는데요, 그때 당시에는 사회 전반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즐기는 축구 보다는, 축구에 인생을 걸어야 한다는 한가지 생각만으로 축구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 스스로가 축구를 즐기고 있으며, 공부와 병행하는 등 사회적으로나 학교 시설 등
모든 부분에서 70년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Q 안양중학교가 정규수업을 받은 지 이제 3년이 되었습니다.
감독님께서는 처음부터 학생들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는지요?

네,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운동 은퇴 후 사회적으로 진출을 하려다 보니 벽이 존재하더군요.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싶어도 업무 능력면에서 많이 떨어지는 것을 직접 실감했기에,
제가 지도자가 된다면 아이들은 공부를 병행을 하면서 축구를 하게끔 해야겠다는 생각은
계속 가지고 있었습니다.

안양중학교에 감독으로 부임 후 이를 시행하려고 노력했고, 교장선생님께서도
환경을 조성해주시는 등의 기회가 마련이 되었고, 아이들 역시 잘 따라와주고 있습니다.

Q 정규수업과 방과후 수업까지 듣는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예전 70년대에 축구할 때는 학생들이 너무 축구에 몰입하다 보니 공부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도 하고, 친구들과의 교우관계도 넓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 역시 싫은 것만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학생들이 일과시간 중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은, 제가 생각하기로는 두 시간에서 세 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유소년기에는 그 정도의 시간이 적합하기도 하구요.
숙소에서도 쉴 사람 쉬고, 개인운동 할 사람은 개인운동 하고, 숙제도 하는 등 자발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Q 축구부 학생들이 공부를 하면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변화한 점이라면, 그 무엇보다 교우관계가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제가 운동할 때만해도 교우 관계가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교우 관계도 좋고,
일반 학생들 그리고 선생님들과 친근감 있게 지내고 있으며, 때로는 축구부 학생들이 공부를 하려고
선생님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Q 공부를 병행하다 보니 타 학교에 비해 실질적인 운동시간은 적을 듯 합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조급해 하지는 않나요? 그럴 경우 조절은 어떻게 하시나요?


아이들에게 항상 이야기하는 것은 ‘학생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운동에 대한 강요는 하지 않습니다. 대신 학교에서 학년별 코치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년별 코치제는 어떻게 하면 최소의 시간 안에 최대의 효과를 얻느냐를 고려하여,
많은 지도자를 투입하여 단계적으로 훈련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제가 학교 축구를 할 때는 한 두 명의 지도자가 50명을 가르쳤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최대 효과를 얻기 위해 학년별 코치를 도입하고, 3년 장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단기간의 프로그램이 아닌 3년 장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떠한 것인지 간단하게 설명해주세요.

현재 안양중학교 축구부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학년별 코치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 학년에서 평균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많게는 3시간 정도입니다.
대신 한 코치가 15~16명을 가르치다 보니 굉장히 집중력도 높아지고,
특별 과외 수업 같은 것을 하는 분위기가 되어 어떻게 보면 운동량이 더 많아졌다고 생각합니다.

Q 학년별, 단계별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각각의 단계는 어떻게 되나요?

1학년 때에는 가장 기초적인 기술과 개인 테크닉에 의한 기술을 가르치며,
2학년 때에는 개인 테크닉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테크닉과 부분 전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3학년 때에는 전체적인 전술과 개인 능력 그리고 창의적인 플레이 배양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축구부의 합숙소 생활은 어떤가요?

학년별로 아이들이 방을 같이 쓰고 있으며, 학년별로 코치 선생님들이 같이 생활하면서
때로는 상담자의 역할을, 때로는 부모의 역할을 하는 등 코치, 감독과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선수들 중에서는 공부를 위해 외부로 학원을 다니는 학생도 있습니다.
주말에 나가 별도로 수업을 받거나 학습지로 공부를 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동을 한다고 해서 공부 못한다는 법은 없으니까요.

Q 축구를 하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축구를 하는 아이들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목표 의식을 가지고 뭐든지 임해라’ 입니다. 이것만은 꼭 강조하고 싶습니다.



일반 학생보다 공부를 더 잘하는 축구부,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김지수 학생을 만나보았습니다.



Q 김지수 학생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안양중학교 1학년 축구부 김지수입니다. 제가 축구를 시작한 건 중학교 올라와서부터이고,
포지션은 골키퍼입니다. 제가 축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못할 수도 있는데요, 더 많이 더 빨리 배워 좋은 골키퍼가 되고 싶습니다.

Q 축구를 시작한지 이제 1년이 되지 않았는데요, 축구를 하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초등학교 때는 친구들과 같이 재미로 시작했는데요, 중학교 올라와서는 축구 선수가 되어
공부와 축구를 같이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일반 사람들이 축구부는 공부를 못한다는 편견을
버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축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골키퍼를 맡고 있습니다.
왜 골키퍼를 선택했나요?

직접 공격수가 되어 골을 넣는 것도 좋지만, 팀의 뒤에서 든든한 조력자가 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서
골키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축구선수도 공부를 잘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축구를 시작했다고 했는데요,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면 힘들지 않나요?

처음에는 축구선수는 축구만 해야 한다는 편견, 사람들이 축구부는 공부를 못한다는 좋지 않은 시선이
힘들었어요. 더불어 숙제를 하거나 오늘 배울 수업을 복습할 시간이 부족한 것도 힘들게 한 이유였죠.
하지만 축구 선수도 공부를 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Q 축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나요?

부모님께서는 처음에 많이 반대하셨습니다.
지금도 많이 반대하시는데, 제 꿈에 대한 이해는 많이 해주시는 편입니다. 지원도 많이 해주시구요.

Q 마지막으로, 장래 희망을 간단히 이야기해주세요.

지금처럼 축구와 공부를 같이 하면서, 축구부에 대한 편견을 바꿔
축구부하면 공부도 하면서 축구도 잘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장래 희망은 해외리그에서 제가 입게 될 유니폼과 제가 낄 장갑 등 축구용품 등에 한국의 전통문양이나
글자를 새겨 넣어서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축구로 학교를 활발하게 만들고 계신 교장선생님, 학생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감독님,
거의 매일 찾아와 학생들,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학부모님 그리고 축구부의 편견을 바꾸고 싶다는 학생.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열정’이 아닌가 합니다.
공부와 운동, 두 가지를 모두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안양중학교의 멋진 미래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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