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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폴더/스포츠경영

골프장들이 생존하려면


 




글/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국내 골프장수가 매년 급증하고 골프붐 소멸로 골프인구가 줄어들고 골퍼들을 유치하기 위한 고객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골프장들이 비용을 줄이고 차별화된 마케팅 방안을 도입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국내 골프장시장이 2000년대의 호황기가 끝나고 하락기에 접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골프장에서는 아직까지 먼나라 얘기로 치부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골프텔과 연수시설을 신축하면 이용객수가 늘어나면서 그린피도 올릴 계획을 하는 골프장도 있고, 그린피만 내리면 골퍼들은 저절로 늘어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는 골프장 관계자도 있다. 이처럼 골프장 앞날에 대해서 그리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 골프장 관계자들을 보면서 입회금 반환 사태와 골프장 경영수지 악화로 도산한 일본 골프장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입지의 차이는 있겠지만 골프장 경영은 대부분 어려워질 것이다. 다른 골프장들보다 발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는 골프장 관계자들이 안타깝다.

주변 골프장과의 차별화 전략 필요

우선 골프장 공급과잉시대에 골퍼들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주변 골프장과의 차별화(差別化)시키는 전략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골프텔 신축이나 코스리뉴얼 등의 하드웨어 차별만으로는 투자비만 많이 들고 집객에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따라서 기존에 있는 골프장 시설을 활용하는 동시에, 주변지역의 관광시설을 연계해서 골퍼들과 골프를 치지 않는 비골퍼들을 유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두번째로, 골프인구가 줄어들고 국내경기가 침체되면서 골퍼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들이 나와야 할 것이다. 전동승용카트는 골프장의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만큼 팀당 8만원에 달하는 카트피를 대폭 인하해야 할 것이다. 즉 골프장들이 입장객을 많이 받기 위해 카트를 가동하는 만큼, 카트료는 1인당 1만원 수준으로 인하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또한 이용객수가 적은 평일에 한해 캐디를 동반하지 않는 셀프 플레이(self play or no caddie)도 적극 도입해야 할 것이다. 그린피를 포함한 캐디피, 카트피를 인하할 경우, 이용객수 감소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여성, 시니어 골퍼들을 유치해야

세번째로, 여성 및 시니어 골퍼들을 확대 유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 골프코스는 어려운 코스보다는 여성, 시니어층들도 플레이할 수 있는 재미있고 편안한 코스로 개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동안 국내 골프장들이 코스리뉴얼을 할 때 어렵게 고치는데만 치중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또한 여성골퍼들을 유치하기 위해 여성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여성용 욕실·락커룸 등을 갖추고 여성을 위한 대회를 개최하며 여성을 위한 메뉴(디저트 포함)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고령사회를 맞이하면서 늘어나는 시니어 골퍼들을 유치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이용료 할인, 대회 개최, 친목회 조직 및 코스 개조 등이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골프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여성 및 시니어 골퍼들을 배려하지 않는 골프장들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이상과 같은 이용객수 확대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인건비나 경비를 삭감해야 할 것이다. 어느 정도의 이용객을 확보하지 못해 경영수지가 악화되면, 비용지출을 가능한 한 빨리 줄여야 하는데, 우선적으로 인력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력구조조정 과정에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은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즉 필요한 사람들은 퇴직하고 불필요한 사람만 남게 되면, 구조조정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대신 후유증만 오래 지속될 것이다. 또한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진행시키기 위해서도 위에서부터의 구조조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상과 같은 골프장 생존전략을 마련해야지만 골프장의 미래가 어느 정도 보장될 것이다. 장기 불황으로 일본 골프장 업계는 매출 감소에 대응해 인원을 삭감하면서 경비를 줄여왔기 때문에 비용 경영체질이 구축되어 있지만 마른 수건도 짠다는 경영전략을 갖고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 골프장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내 골프장들도 공급과잉시대에 발빠른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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