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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폴더/스포츠경영

프로스포츠의 전력평준화




                                                                    
/ 김상유 (명지대 교수)

 

지난 글에서 머니볼 이라는 영화를 통하여 적은자본의 스포츠 팀도 거대자본의 스포츠 팀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경향을 보면 이러한 가능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수선수를 보유하는 것이 전력상승을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최근에는 몇몇 종목에서 외국선수의 연봉 상한 제도를 늘리거나 없애면서 자본의 위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샐러리캡과 이익공유제에 대하여 언급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이러한 샐러리캡과 이익공유제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샐러리캡
(salary cap)

먼저 샐러리캡(salary cap)이란 팀에 소속된 모든 선수의 총 연봉에 대한 상한선 규정이다.
미국의 NBA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NBA가 다른 종목에 비하여 인기가 떨어진 것에 반하여 선수들의 몸값이 지나치게 상승하자 많은 구단이 적자로 운영을 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연맹에서는 구단들이 적자누적으로 인하여 운영이 어려워지면 퇴출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샐러리캡을 실시하게 되었다. 샐러리캡은 거대자본에 의하여 운영되는 구단이 최고수준의 선수들을 독점하여 팀간 전력차가 벌어져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을 제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프로선수들은 샐러리캡은 계약자유의 원칙을 깬 기본권에 대한 침해라고 반발하였다.

2011-2012시즌을 앞두고는 샐러리캡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거져 선수협회와 연맹간에 충돌이 빚어졌고 데이비드 스턴 총재는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를 두기도 하였다. 또 한번의 프로리그 중단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었으나, 지난 1126일에 극적으로 타결되어 2011-2012시즌은 치룰 수 있게 되었다. 이때의 핵심사항은 현재의 소프트캡을 하드캡으로 바꾸자는 구단주들의 주장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샐러리캡은 기본적으로 하드캡과 소프트캡으로 나누어진다. 하드캡은 샐러리캡의 기본으로 정해진 상한선을 초과할 수 없는 것이다. 소프트캡은 정해진 상한선을 있으나, 원하면 초과도 가능한 제도이다.
단 초과에 따른 불이익을 줌으로서 초과 범위를 줄이고 초과에 따른 벌금 등을 회수하는 방법이다.
NBA
의 샐러리캡은 소프트캡으로 총연봉이 20억달러일 경우 이것을 초과하는 금액에는 일종의 벌금인 사치세(Luxury Tax)를 내야한다. 초과 금액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과거에는 초과금액의 100%를 사치세로 납부하였다. 이번에 개정된 소프트캡 규정은 최고 3.75배의 벌금을 내야한다.

예를 들어 초과금액에 1억달러인 경우 사치세로 375백만달러를 내야하는 것이다. 이번 개정으로 어느정도 샐러리캡의 기능이 적용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과거에는 일부 거대자본의 구단들은 100%를 납부하고도 우수선수룰 보강하는 것이 낮다고 판단하였으나 거의 4배에 달하는 벌금을 납부할 구단을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래리버드 예외조항 등 몇몇 예외규정에 의하여 소프트캡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규정은 아직도 남아있다. 결국 하드캡 방식의 샐러리캡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의 권익측면을 고려하여 샐러리캡의 상한선을 적절히 설정하고 물가상승률에 맞추어 증가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남녀 프로농구에서 샐러리캡을 적용하고 있는데, KBL의 샐러리캡은 원년인 199710억으로 출발하여 2011년 현재 20억이 상한선이다.

이익공유제(Profit Share)

2011년 경제계에 화두로 떠올랐던 용어 중에 이익공유제란 말이 있다. 당시 정운찬 총리가 막대한 이익을 얻는 대기업들이 일부 이익을 환원하여 공동으로 분배하여야 한다고 한 것이다. 이 발언에 대하여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듣지도 보지도 못한 용어라고 해서 매우 큰 화제가 되었다. 사실 이익공유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해하기가 힘든 말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주의에서나 통할 것 같은 이런 일이 자본주의의 천국이라는 미국에서, 그것도 자본주의의 상징 같은 프로스포츠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바로 NFL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다. NFL은 단일경기의 평균관중이 7만명 가까이 되는 거대리그이다.
또한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NFLMLB의 뉴욕 양키즈 같은 절대강자가 없다. 물론 달라스 카우보이스나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트 같은 강호이자 인기 팀은 있다. 하지만 1967년 출범이래 3년 연속 우승팀이 나타난 적이 없으며, 가장 많이 우승한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경우 총 6회가 최고기록이다. 뉴욕양키즈는 1901MLB 출범이래 26회 우승을 차지하였다.

NFL의 전력평준화는 공동수익창출과 이익 공유에 있다. 일반적으로 소도시 연고의 구단은 수익이 적을 수밖에 없고 따라서 큰 투자를 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NFL은 일찍부터 이익공유제를 실시하였다. NFL은 중계권료 및 라이센스 수입, 스폰서료 등을 연맹이 관리한다. 거둬들인 수입은 인기나 성적과 상관없이 32개 구단에게 균등하게 배분한다. NFL의 중계권료의 총 수익은 수조원에 달한다. 따라서 인기가 적은 소도시의 구단에게도 막대한 수입이 보장된다. 이러한 분배금은 각 구단의 평균수입의 60%이상을 차지한다. 기본적인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구단간의 수입의 차이가 적다. 또한 NFL 역시 NBA처럼 샐러리캡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구단간의 전력차이가 적을 수밖에 없다.
 

국내 프로스포츠의 현황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프로스포츠의 경우 모기업이 적자를 메워주는 구조이다. 물론 최근에 프로야구 등의 인기로 그 구조가 많이 개선되었지만 모기업의 영향은 매우 크다. 프로축구의 경우 모기업이 없는 시민구단들이 상대적으로 열세이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국내 프로스포츠리그는 수입이 지출에 비하여 적다. 따라서 NFL과 같은 이익공유제를 도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선수의 연봉은 해마다 늘고 있다. 프로야구의 경우 이승엽, 김태균 같은 해외리그 출신 선수들의 컴백 연봉은 이미 10억을 넘어섰다. 프로축구는 정확한 액수를 발표하지는 않지만 이동국 등 최고 선수의 연봉은 10억을 상회한다고 한다. 샐러리캡이 적용된 프로농구의 경우 최고연봉이 7억원 수준이지만 광고 등 추가계약을 통하여 실제로는 더 높은 연봉을 받는다.

하지만 프로야구를 제외한 기타리그의 관중이나 수입은 제자리걸음이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거대자본의 대기업이 후원하는 일부 팀만이 우수선수를 독점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고 재미는 떨어질 것이다. 국내프로스포츠리그가 이를 해결하고 더 좋은 미래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방식의 샐러리캡의 도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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