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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폴더/스포츠경영

프로스포츠와 머니게임


                 
                                                                                   글
/ 김상유 (명지대 교수
)




지난
9월 미국에서 머니볼이라는 영화가 BOX OFFICE 1위를 차지하면서 좋은 반응을 보였다. 이 영화는 실제 미국 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인 빌리 빈의 성공신화를 영화화 한 것이다.
머니볼의 가장 핵심은 거대자본 중심의 프로스포츠시장에서 적은 투자로도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 이것은 프로스포츠 뿐만이 아니라 모든 자본주의의 꿈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로 프로스포츠에서는 거대자본을 가진 부자 구단이 가장 좋은 성적과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고 인기가 많은 구단인 뉴욕 양키스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엄청난 자본을 소유하고 있고, 매년 막대한 투자를 통하여 최고의 선수를 영입하고 있으며, 최상의 시설과 지원을 제공한다. 소위 말하는 명문팀의 대부분이 이러한 슈퍼자본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많은 자본을 투자하지 않고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실제 사례를 통하여 슈퍼자본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 영화 머니볼의 한 장면 -

'실제로 오클랜드는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2000년 2003년까지 연속해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였다. 이때 오클랜드의 전력보강은 슈퍼자본을 통한 FA의 최고선수들을 통한 것이 아니라 경제학을 적용한 유망선수들의 발굴을 통하여 이룩한 결과이기 때문에 기적이라고 표현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 세계 프로스포츠의 추이를 보면 결과는 슈퍼자본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과거 프리미어리그의 최고명문이나 강팀을 꼽으라면 맨유, 첼시, 리버풀, 아스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맨시티, 맨유순으로 꼽는 사람들이 더욱 많다. 부채 등의 이유로 투자가 미진한 리버풀이나 아스날의 이번시즌 부진은 명문의 몰락이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최근에 맨유는 맨시티에게 6:1로 대패하여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맨시티는 한때 3부리그까지 추락한 경험이 있는 팀이다. 하지만 2007년 탁신 전 태국총리에 이어 2008UAE의 왕족인 셰이크 만수르가 구단주가 되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한 것이 오늘과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 결국 자본의 승리가 이루어진 것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가을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정규시즌을 마무리 했다. 2011년 프로야구 개막시 로스터의 총연봉은 SK45억원으로 압도적 1위였으며, 2위부터 6위까지는 35억에서 33억으로 차이가 적었다. 7위 넥센은 24, 8위 한화는 20억으로 1SK의 절반 정도이거나 적었다. 가을야구라고 불리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은 삼성, 롯데, SK, 기아이다. 총연봉 1위인 SK는 최근 몇 년동안 빠짐없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였으나, 최저연봉인 넥센과 한화는 수년간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2011
프로축구 플레이오프에는 서울, 울산, 수원, 부산, 포함, 전북이 진출하였었다. 1위 전북은 현대자동차, 2위 포항은 POSCO, 3위 서울은 GS, 4위 수원은 삼성, 5위 부산은 현대산업개발, 6위 울산은 현대중공업 등 국내 10대 대기업들이 모기업이다. 강원, 대전, 인천 등 상대적으로 자본이 열악한 시민구단은 단 1팀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프로스포츠에서도 자본의 원리가 철저하게 적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프로스포츠는 자본이 많은 팀이 무조건 승리해야만 하는가? 자본이 열악한 팀, 모기업이 없는 팀은 항상 약팀이어야 할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몇가지가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오클랜드처럼 남들과 다른 접근 방법을 통하여 전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이는 운영자들이 수없는 노력과 시행착오를 거쳐 성공한 방법이다. 하지만 곧 다른 구단도 같은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방법이 되기는 어렵다. 또 다른 방법으로 샐러리캡이나 이익공유제가 있다. 샐러리캡은 팀에 소속된 전체선수의 연봉 총액 상한선에 대한 규정이다. 국내에서는 프로농구에서 샐러리캡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메이저리그의 경우 샐러리캡을 적용하지 않으며, NBA, NHL, NFH 등은 샐러리캡은 적용하고 있다. 이익공유제는 NFL이 적용하고 있는 방법으로 모든 구단의 수익을 모아 일정한 규칙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국내 프로스포츠의 경우 대부분의 구단이 적자 구조이기 때문에 적용이 어렵다.

어쨌든 다양한 방법들을 적절히 조정할 경우 전력의 평준화를 이룩할 수 있으며, 여러 스포츠 팀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최고의 선수는 최고의 대우를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야만 최고의 기량이 나올 수 있으며, 더 많은 재미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어떠한 방식을 따를지는 각 협회와 구단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실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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