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스포츠는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상위입상을 하여 국위 선양은 물론 세계 10대 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우리나라가 스포츠 강국으로 부상은 하였지만 급부상하는 과정에서 또한 IMF시대에 직면하였으며 엘리트 스포츠에 많은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학원스포츠와 관련하여 교육적인 측면은 물론 여러 측면에서 비리가 신문지상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의 근간이 학원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스포츠가 학원을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학원의 기본 목적이 무시된 채 기형적인 발전을 이루어 왔다고 볼 수 있다. 본 글에서는 학교운동부 운영을 살펴본 후에 초등 현장에서 운영되고 있는 학교운동부〔테니스 부〕제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탐색하였다.
1. 학교운동부 운영
하나의 예로, 우리나라 리듬체조의 어린 선수들이 왼쪽, 오른쪽 구분 없이 골고루 체조기술을 익혀야 하는데도 성적을 내는 데 급급하다 보니 오른발잡이는 점프할 때 오른발만을 이용하거나 발을 들어 올리는 동작에서 한쪽만 사용하고 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는 바람에 자연히 선수들의 척추는 많이 쓰는 쪽으로 휘게 된다. 현 국가대표 J선수의 경우 사용하는 기술이 오른쪽으로 편중되다 보니 최근 척추가 오른쪽으로 휘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대학 2학년 때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Y선수는 척추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기초체력이 부족하고 기본기가 모자라도 어쩔 수 없이 이기기 위한 연습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4강제에 의한 학교운동부 제도로 인하여 대학 입시시즌이면 입시비리, 금품수수, 기부입학으로 인한 비 자격 선수 선발 등의 고질적인 문제가 어김없이 신문에 오르곤 한다.
가. J초등학교의 학교 상황
오늘날 학교의 지도자들은 학생들을 ‘학생선수’가 아닌 ‘선수학생’으로 활동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기 중에 치러지는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교실로부터 나와야 하고, 각종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학교로부터 나와야 하는 현실은 너무나 안타깝다고 볼 수 있다. 학생선수들을 학교 밖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과연 체육을 지도하는 교사나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학생들만의 잘못인지 다시 한 번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학생선수들에게 선수생활을 끝마친 후에 제2의 인생을 꾸려 갈 수 있는 최소한의 학문적 토대는 다름 아닌 학교 교육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전직 J초교 감독교사).
초등현장에서 테니스 부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되도록 이면 특별한 수업의 결손이 제공되지 않는 방향으로 훈련을 실시하였다. 수업이 끝난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4시간 정도 훈련이 진행된다. 하지만 수업결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여지는 늘 제공되고 있었다. 봄․여름․가을의 경우 아침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1시간 동안 아침 운동이 진행되었다.
아침 운동은 학생들에게 피로감을 제공하여 각종 수업에 대한 관심과 집중을 흐리게 했으며, 친구들의 수업을 방해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한 반에 5명의 테니스 부원을 담임하고 있던 6학년 동료교사가 주로 하던 이야기 중의 일부분).
또한,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많은 부분 학교수업에 결손을 제공하고 있었다. 초등 테니스의 경우, 1년 동안의 비중이 높은 시합만을 살펴보면, 한국초등테니스연맹회장기 테니스대회(한국초등테니스연맹), 전 한국 주니어 테니스선수권대회와 전국소년체육대회(대한테니스협회), 교보 생명컵 초등학교 테니스대회와 한국 초등 테니스연맹 회장배 테니스대회(한국초등테니스연맹), 그리고 3-4회 정도의 인천 지역대회 등이다. 시합이 평일 날 이루어지다 보니, 학교수업에 참여를 못하게 되어 수업의 결손이 종종 나타나곤 한다.
나. 상급학교 진학(초·중·고 연계성)의 과정
초등학교에서 테니스 선수를 확보하는 과정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볼 수 있다. 테니스를 하고자 하는 지원자가 없을 경우에는 감독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학급의 학생들에게 테니스를 배우도록 강요하였고, 선수 선발의 과정도 단순하면서도 간결하였다. 우선, 키가 크고, 순발력이 있으면 어느 누구든지 선수로 활동을 할 수 있다. 이것이 원인이 되어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선수생활 또한 계획과 체계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이루어지는 경우가 자주 목격되었다. 예를 들어 3월에 선수로 선발되었는데도 시합에 자주 참가하여 게임 운영 능력을 향상시켜야 된다는 목적 하에 5월의 시합에 출전시키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우수선수나 비 우수선수 모두에게 시합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서 질타와 꾸지람이 난무하였다 이것이 학생들로 하여금 운동에 대한 관심을 점점 줄어들게 하는 요소가 되었다.
학생들의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고 똑같은 훈련방식과 시간 투자로 선수생활을 하도록 강요받는다. 이런 과정을 초등학교에서 운동선수로 3-4년을 보낸 다음에 중․고등학교로 진학을 하는데,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선례에 의해서 이미 정해져 있는 학교로 진학을 하게 된다. 문제가 되는 경우는 이 과정에서 운동을 잘 못하는 학생의 경우에도 타 학교로의 진학은 각 학교별로 정해진 내규와 같이 전적으로 금기시 되고 있다는 점이다.
본 필자는 초등학교 감독시절에 선수의 확보 문제를 학교의 클럽활동을 통해서 해결하고자 노력하였다. 1주일에 한 번씩 돌아오는 수업이었지만, 학생들은 선수가 아닌 자신의 특기를 신장시킨다는 측면에서 45명의 학생들이 테니스 부라는 클럽활동에 참가하였다. 그리고 클럽활동을 운영하면서 테니스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시간이 있을 때마다 테니스장에 와서 코치의 가르침을 받도록 하였다. 물론 정식 선수는 아니었지만, 청강생으로 활동하면서 자신이 소질이나 흥미가 있어 테니스부원이 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한 학생에 대해서는 감독, 담임교사, 학생, 학부모가 한자리에 모여 운동에 대한 가치와 운동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여러 명의 선수를 확보하였고, 이 선수들이 지금은 대학에서 테니스 선수 생활과 졸업 후 테니스 지도자 및 중등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스카우트 문제를 통한 상호신뢰 관계형성 측면에 대해서는 선례에서 이루어지는 것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 자신이 원하는 중학교에 진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학생 선택권에 대한 기회를 제공하지는 못했다. 이것은 지역과 연고 이기주의가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 육성팀의 예산
J초등학교의 경우에 교육청에서 1년 예산이 선수운영비로 600만 원 정도 지원이 되다보니 대회와 학교운동부를 육성하는 데는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코치의 인건비가 문제가 되었다. 학교자체 코치이기 때문에 교육청에서 인건비에 대한 예산이 책정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코치의 임금은 학교 체육진흥회로부터 월 60만원과 수익자 부담의 원칙으로 학부모들의 주머니를 통해서 10만 원 정도를 부담하여 총 70만원이 급여로 지불되었다. 이처럼 코치에 대한 처우가 미흡하다보니 코치들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다른 장소에서 레슨을 하거나 부업을 통해서 생활비를 마련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코치가 레슨 시간에 늦고, 잦은 결근을 하는 등 학생들에게 소홀히 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었다.
코치의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고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지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참가하는 10명의 레슨회원을 확보하였다. 회원들은 회비 3만원을 내고 1주일에 3번 레슨을 받았다. 그리고 회원들의 회비 30만원을 코치에게 지불하였고, 코치에게 학교 밖의 레슨을 줄이도록 하면서 학생선수들에게 좀더 많은 관심을 부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코치의 월급은 90만원으로 주변의 코치들에 비해 높은 보수가 지급될 수 있었다.
라. 운동 시설의 이용
테니스 부를 운영하다보니, 학교 운동장의 일부가 테니스장으로 변하게 되었다. 이는 테니스 부 8명의 소수 학생들을 위해서 2,000명의 다수 학생들에게 활동 공간을 제약받게 하였다. 물론 일반 학생들은 테니스장을 이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테니스장 관리문제가 대두).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럽활동의 부서로 테니스 부를 조직하여 여러 학생들에게 매주 한 시간씩 테니스장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또한 학부모와 교사들을 회원으로 모집하여 빈 시간의 공간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지역의 생활체육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자 노력하였다.
마. 학부모 측면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늘 자식들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한다. 이것은 J초등학교 테니스 부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연습경기나 대회 일정이 잡히면 학부모들은 자주 학교에 나오게 되고, 응원에 대한 관심도 헌신적이었다. 그리고 자식들이 운동경기를 잘 치르지 못하고 있을 경우에는 부모도 욕설과 질타를 한다. 그리고 시합 시즌이 되면 부모들이 학생들의 식사나 간식 비용 등을 대신 내주는 현상도 자주 일어났다. 여기에서 문제로 대두된 것은 학생들에게 제공되어져야 하는 출전비용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예도 종종 있었다.
하나의 예로 어느 학교의 코치는 이번 시합에서 50만원을 받았다는 등, 또는 30만원을 받았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었으며, 동료 감독교사로부터 너희 학교는 코치에게 얼마를 주었느냐? 는 등의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되었다. 이런 문제들과 더불어 시간투자가 학부모들로 하여금 큰 부담을 느끼도록 하는 원인이 되었다. 따라서 훈련이나 시합을 할 경우에 학부모들의 협조가 최소한 이루어지도록 당부하였다. 즉 재정적인 측면에 대한 도움은 전혀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다만 교통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코치의 차 한 대로 이동하기 어려운 경우에 도움을 주겠다는 부모의 참석 정도는 허락하였다.
2. 학교운동부 회고
나 자신의 테니스 생활을 되돌아보면, 코치 3년, 감독으로 2년 있으면서 특기자 운영을 학생들과 코치 그리고 교사의 노력으로만 운영하고자 하였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어려운 문제점들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그러나 교육적인 측면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의지와 학부모들의 간섭을 최소화하겠다는 초심의 취지는 잃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초등학교에서 테니스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 것 같아요. 주변의 친구들과 이야기 하는 도중에 초등학교 시절, 그 친구들이 1년에 돈이 얼마가 들어갔다는 등의 이야기를 할 때, 저는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 돈을 낸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그 친구들이 저보다 테니스를 잘하는 것도 아니거든요?(J초등학교를 졸업한 한 학생 선수와의 대화).
물론 모든 것을 학생 입장에서만 생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학생선수에게 교육적인 측면과 운동에 대한 재정적인 부담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취지만은 달성되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학생선수들을 유인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여 즐겁게 학생선수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모색되어져야한다. 모든 미래의 꿈나무들〔학생선수〕에게 밝은 빛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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