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임성철(원종고등학교 교사)
초등학교 체육수업을 최선을 다해서 아이들과 즐겁게 체육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많은 교사들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지금부터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체육수업을 받고 있지 못한 나의 자녀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가 부디 초등학교 체육수업의 전체가 아니라 일부이기를 기대하는 생각과 체육수업을 잃어버린 것을 분개하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학부모의 심정으로 글을 써본다.
아래의 대화는 필자와 초등학교 6학년인 둘째 아들과의 짧은 대화이다. 체육교사인 나는 초등학교 체육수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 궁금했다.
많은 사람들이 ‘아나공 체육수업’을 비난하고 있다. 나는 아들과 대화를 하면서 차라리 ‘아나공 체육수업’이라도 진행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생을 통제하는 방법으로 체육수업을 활용하는 이 상황이 너무도 안타깝다. 과연 학교 체육수업 대신에 교실에서 공부를 하는 아이들은 그 시간에 배우는 수업내용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교실 공부 자체를 초등학생들이 잘못된 행동에 대한 벌로 여기며 공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될 가능성도 있다. 나는 이렇게 체육수업이 아이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내가 알고 지내는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체육수업이 소란스러운 아이들을 통제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이러한 비극적 상황이 전국의 초등학교의 적지 않은 초등교사에 의해서 이루지고 있다는 것이 그 여교사의 이야기이다. 체육수업을 아이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아이들을 향해서 교사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집단적이고 관행적인 폭력이다. 이러한 집단적이고 관행적인 폭력에 장기간 노출된 아이들은 교사와 학교에 대해서 부정적인 관념을 키우게 될 가능성 크다. 또한 그 아이들은 더 건강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교사에 의해서 박탈당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초등학교 체육수업이 종종 다른 교과 수업의 보충시간으로 활용되거나 담임교사가 밀린 공문을 처리하거나 잡무를 해결하는 시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이야기들을 초등학교 선생님들을 통해서 들었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으로 편성된 모든 교과목은 그 나름대로의 존재이유와 가치가 있다. 결코 다른 교과의 진도를 보충하고나 교사의 밀린 업무를 해결하는 시간으로 운영되는 것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초등학생의 학부모로서 그리고 같은 교사로서 초등학교 체육이 활성화되기를 강력하게 열망한다. 초등학교 이루어지는 6년간의 체육활동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신체적․정신적․인성적 영향은 너무도 크다. 초등학생들이 즐겁게 체육수업에 참여하면서 건강과 인성적 측면이 함께 성장해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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