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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골프 비거리를 늘일 수 있는 숨겨진 팁, 두번째

                                                                                     글 / 이용구(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연구교수)


최근 양용은 선수의 PGA 우승으로 대한민국이 뜨겁다.
한국인 최초이자 동양인 최초로 세계적인 메이저 골프 대회에서 그것도 골프의 황제라는
타이거 우즈를 꺾고 이루어낸 쾌거라서 더욱 값지고 가슴 뭉클한 우승이다.
그의 우승 비결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양선수의 스승인 임진한 프로에 의하면 
손목의 부드러움과 체력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드라이버 비거리라고 한다.
이처럼 골프에서 비거리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비거리 못지않게 방향성이 중요한 게 사실이지만 골퍼들은 비거리에 대한 갈망이 끊이지 않는다.

골프공의 딤플은 이처럼 보다 긴 비거리를 갈망하는 골퍼의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영국에서 처음 골프가 시작됐을 때 사용됐던 공은 민무늬의 둥근 모양이었다.
하지만 골퍼들은 공이 오래 돼 흠집이 생길수록 더 멀리 날아간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골프공에 가로 세로로 그물처럼 흠을 만들어 보았는데, 이것이 발전하여 지금의 딤플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딤플이 비거리를 향상시키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매끈한 표면일수록 공기의 저항이 적어서 비거리에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생각이다. 즉, 매끈한 표면의 경우 표면에서 발생하는 마찰 저항은
줄어들어 비거리에 유리하지만 공이 바람을 맞는 전면과 후면에서 발생하는 형상 저항은
오히려 늘어나서 비거리에 불리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거리에 영향을 주는 저항은 대부분은 형상 저항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마찰 저항의 증가를
감수하더라도 형상 저항을 줄이는 것이 비거리를 향상 시키는데 훨씬 유리한 것이다.

딤플이 어떻게 형상 저항을 감소시키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일반적으로 공중에서 날아가는 공은 공기의 저항을 받게 된다.
즉, 공기가 공의 표면을 따라 갈라지면서 공의 뒤 쪽에 낮은 압력 상태가 형성된다.
그렇게 되면 공의 앞 쪽의 상대적으로 높은 압력이 뒤 쪽의 낮은 압력 방향으로 공을 끌어당기는
힘이 생기고 (공기는 높은 압력에서 낮은 압력으로 흐르므로 이는 비행기가 뜨는 원리와 같다.),
이로 인해 앞으로 나가려는 공을 뒤에서 잡아끄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때, 딤플이 새겨진 공에서는 낮은 압력 영역이 크게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왼쪽 그림은 딤플이 없는 경우에 발생하는 공기의 흐름과 낮은 압력 지역이다.


표면을 따라 흐르던 공기가 파란색 네모 영역 부근에서 표면을 벗어나면서 공기의 흐름과
표면의 낮은 압력 영역을 형성하는 것을 도식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한편 오른쪽 그림은 딤플이 있는 경우에 발생하는 공기의 흐름으로 파란색 네모 영역이
뒤쪽으로 상당히 후퇴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딤플에서 발생한 작은 와류들이 표면 근방의 공기의 속도 차이의 경계를 혼합하는 역할을 하여
상당기간 공의 표면을 따라 공기가 진행한 후에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공 뒤편의 낮은 압력 영역이 붉은색 영역만큼 감소하게 되고 이러한 형상 저항의 감소는
비거리의 향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딤플의 최적 형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답은 아직까지 없으며 딤플 안에서 발생하는 작은 와류에 대한
보다 정밀한 계측의 연구도 현재 진행 중에 있다.
그러므로 비거리에 대한 골퍼의 욕망이 있는 한 딤플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전망한다.
누가 알겠는가? 다음 경기에서는 최적화된 딤플을 가진 첨단 골프공이 골퍼의 우승 좌우하게 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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