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윤환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체대 가면 체육 선생님 말고 뭐 할게 있나?”
고등학교 당시 체대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는 나의 말에 많은 친구들이 저렇게 말했다.
지구촌 60억 인구가 가장 열광하는 월드컵, 올림픽이 모두 스포츠에 관한 것들인데 설마 그렇게 큰 분야의 직업이 체육 선생님 밖에 없을까? 라고 나름 소심한 반박을 시도해봤지만... 어린 나에게는 인정하기 싫었던 그 말에 강하게 대응할 수 없었던 이유는 체육 쪽에 과연 어떠한 직업들이 있는지 나조차도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간의 많은 활동을 통하여 체육 쪽에 정말 많은 직업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일 하나하나 모두가 너무나 멋진 일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체육 쪽으로 진학을 준비하려는 학생들은 내가 들었던 말과 똑같은 말을 지금까지도 듣고 있는 형편이다. “체육 선생님 말고 할 게 있냐?”
과연 체육 쪽에는 ‘체육 선생님’ 이외에는 다른 직업들이 없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기자가 직접 발로 뛰었다. 이름 하여 ‘체육 직업 탐구! 멋진 일을 찾아서!’. 체육 관련 현장에서 일 하시고 계시는 체육인들을 찾아뵙고 인터뷰를 하며 좋은 얘기를 듣는 멋진 기획!
그 네 번째로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체육과학연구원 김병현 수석연구원을 만나고 왔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이란?
체육과학연구원은 1980년에 설립되어 지난 30년간 대한민국 스포츠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국가 연구기관이다. 1980년에는 대한체육회 산하 체육과학연구소로 출발했다가 89년 스포츠과학연구원으로 개편되었고 99년에 국민체육진흥공단 소속으로 바뀌어 오늘날에 이르렀다.
활동 분야로는 국민체육진흥을 위한 체육정책 개발 및 지원, 스포츠과학의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지원, 체육지도자 및 스포츠산업 전문 인력 양성, 체육정보망 구축과 스포츠산업의 진흥을 위한 연구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연구와 지원을 통해 스포츠선진화에 앞장서고 있다. 연구원은 공릉동에 위치해 있는 태릉 선수촌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어서 국가대표 선수들과의 만남이 용이하다. 따라서 이론에만 치우친 연구가 아닌 실제 현장에서 필요하고 적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연구가 이루어진다. 실제로 대표팀 경기력 향상을 위한 연구만큼은 전 세계적으로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체육과학연구원 조직도>
Q. 안녕하세요 박사님. 만나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간단하게 자기 소개와 하시는 일 소개까지 부탁드립니다.
▶ 반갑습니다. 김병현입니다. 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에서 스포츠과학실 수석연구원으로 근무중입니다. 주요 업무는 국가대표 선수들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 심리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Q.처음에 연구원 일을 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82년에 현재 체육과학연구원의 전신인 대한체육회 스포츠 과학 연구소에 들어갔습니다. 그 곳에서 계속 일을 해오다가 99년 12월에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이 설립이 되었고 그 때 초창기 멤버로 들어와서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Q.체육과학연구원 소속의 연구원들은 주로 어떤 업무를 하는가요? 김박사님이 하시는 업무에 관해 말씀해 주신다면요?
▶ 체육과학연구원에서 하는 일은 크게 3가지입니다. 하나는 국가대표 선수 경기력 지원 업무, 하나는 우리나라 스포츠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 우리나라 스포츠 산업의 육성을 위해서 연구하는 분야가 입니다. 각 부서별로 스포츠 과학에는 16명, 정책도 16명, 스포츠 산업은 6명 정도의 박사님들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선수들의 심리 지원을 했었는데 그 당시 우리나라에는 스포츠 심리학이라는 학문이 굉장히 열약했었습니다. 생체역학과 스포츠생리학이 주를 이루던 80년대에는 스포츠 심리학은 고작 일본의 학문을 따라가는 정도였죠. 90년대에 들어서야 스포츠 심리학이 체계를 다져가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됐고 학자들의 꾸준한 노력 덕분에 현재는 일본이 우리 나라 스포츠 심리학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심리학의 학문 특성상 이론도 중요하지만 임상이 굉장히 중요한데 세계 각지에 있는 스포츠
과학 연구소 중에서도 체육과학연구소는 국가대표 선수·코치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그렇기에 선수들을 위한 임상실험을 용이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는 그런 시스템이 안돼 있어서 이론적으로 치우쳐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나라는 이론을 바탕으로 임상실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많아서 앞으로도 꾸준한 발전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연구원 일을 하시면서 보람을 느꼈던 적이나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요?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이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때 입니다.
그 선수들이 저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그리고 저도 국가의 발전에 일익을 담당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답니다.
Q.마지막으로 체육과학연구원에서 일하고 싶은 후배들이 준비해야할 것들이나 혹은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자신이 일하고 싶은 분야의 공부를 튼튼하게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현장경험을 많이 쌓아서 들어와도 10년 정도는 꾸준하게 배워야지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양궁 선수의 심리를 파악하고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까지 10년이란 세월이 걸렸습니다.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최고의 수행을 하게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 끝없는 고민과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이론은 극단적으로 말해서 밑바닥에 불과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책에 나온 지식이 아니라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실제적인 지식입니다.
엄마가 해주는 된장국의 레시피를 그대로 적고 따라한다고 해서 어머니의 된장국 맛이 그대로 나오는건 아니죠? 그것이 바로 이론과 임상의 차이입니다.
그리고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은 ‘좋아하면 해라.’입니다. 좋아하지도 않는데 ‘이 길로 가면 비전이 있네 없네.’ 그런 식으로 선택을 하면 롱런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학문 분야 연구를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자신만의 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스포츠둥지
'스포츠둥지 기자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 대한민국 클럽 축구 대제전을 가다!! (0) | 2011.08.03 |
---|---|
"스포츠가 세상을 바꾼다!" -국제 봅슬레이 스켈레톤 연맹(FIBT) 총회 (1) | 2011.08.02 |
비인기 종목의 설움, 복싱 선수 여대생 장은아의 도전!! (0) | 2011.07.28 |
국제 메가 스포츠 대회 유치를 위한 마지막 관문, FINAL PT! (0) | 2011.07.26 |
박지성은 달린다. 나(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라! (0) | 2011.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