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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야구장에서 야구만 보는 시대는 갔다!!



                                                                
                                                               글/ 문지성(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 스포츠산업학과)


WBC, 베이징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올리면서 프로야구의 인기는 해마다 치솟고 있다. 82년 프로야구 출범 원년부터 자리를 지켜 온 골수 야구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여성, 어린이까지 평일 저녁과 주말 늦은 오후에 삼삼오오 짝을 지어 야구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국내 프로스포츠가 90년대에 오빠부대를 위시로 한 프로농구, 2000년 들어서는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프로축구가 흥행했다면, 2000년대 중반 넘어 명실상부한 인기 1위는 프로야구다.

이렇게 된 데에는 국제대회에서의 좋은 성적도 한 몫 했지만 각 구단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다. 야구라는 스포츠의 특성상 타 스포츠에 비해 복잡한 규칙과 긴 경기시간으로 초기 관객들을 유치하기가 힘든 편이다. 하지만 30년간 프로야구가 운영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에 뿌리내린 연고제와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를 중심으로 관객 모두가 따라하는 흥겨운 응원문화가 있다. ‘TV로 보는’것보다 ‘직접 가서 함께 즐기는’ 적극적인 관람형태가 발달되어 있다는 것은 최대의 장점이다. 입장료 수익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대시설, 편의시설 등에서 또다른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한 번 야구팬이 된 사람들은 친구나 가족의 손을 잡고 다시 야구장을 찾게 마련이다.
야구는 가서 봐야 제 맛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초 몇 번 야구장으로 찾아온 팬들에게 재미를 주어 고정적인 팬으로 만드는 것이 관건인데 그 묘안을 짜내기 위해 오늘도 각 구단 마케팅팀은 고심하고 있다. 나이가 지긋하신 중년 분들이라면 80년대 유행했던 야구 점퍼, 야구선수 카드, 딱지, 스티커 등이 생각날 것이다. 이제 야구 박물관에서나 찾을 수 있지만 그런 것들이 현재 모바일과 인터넷을 활용한 최신 프로야구 마케팅의 시초였다. 일단 야구장을 찾게 되면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대로 신나는 응원과 이벤트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고, 아는 사람은 아는 사람대로 잠시 머리 속에서 야구를 잊고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소개되는 구단 순서는 지도에서 봤을 때 시계방향으로 인천 SK와이번스부터 대전 한화 이글스까지.)
                           
                                       SK 와이번스
(인천 문학야구장)

                                                 
SK와이번스는 연고팀이 떠나간 이후 마음 붙일 곳이 없던 인천 야구팬들에게 먼저 마음을 열었다. 관객과 함께 하는 이른바 스포테인먼트개념을 도입하며 타 구단에 모범이 되는 지역밀착형 마케팅을 펼쳐왔다. 이 중에서 돋보이는 것이 바로 스쿨데이(School Day)’ 행사로서 SK2007년부터 인천광역시 교육청과 함께 손잡고 실시해 온 지역밀착 행사이다.

인천 지역의 학생들에게 야구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SK가 자신의 고향 인천의 팀이라는 것을 인지시키면서 미래의 SK팬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스쿨데이 행사는 사전에 단체 관람을 신청한 인천 시내 초, , 50개교 중 관람을 희망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특별히 최다 인원이 참가한 5개교에게는 각 200만원 상당의 체육용품을 지원한다고 하니 운동부가 있는 학교는 특히 귀담아 들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지원받은 학교에서 훗날 SK와이번스에 입단하는 인천 토박이 선수가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 밖에도 클리닝타임에 학생들의 특별 공연 기회 제공, 주부들의 야구 교실 운영 등 SK와이번스는 연고지인 인천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서울 목동 야구장)


히어로즈는 구단의 모기업이 1년 구단 운영비를 전액 지원하는 기존의 운영에서 벗어나 후원계약을 체결해 타이틀을 빌려주고 후원을 받는 신선한 시도를 했다. 넥센타이어라는 메인 스폰서 외에도 여러 스폰서를 유치해 구단의 재정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게 한다.

이런 구단의 특성답게 히어로즈는 정규 시즌 중에도 스폰서의 이름을 내걸고 여러 이벤트를 연다.
6월 7일에는 후원사인 교육출판전문기업 미래엔의 이름으로 ‘미래엔 데이’를 실시해 임직원들을 초청하였고, 12일에는 역시 후원사인 오리온의 대표 과자 브랜드 닥터유의 이름을 따서 ‘닥터유 건강설계에너지바 데이’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날 구장을 찾은 팬들 모두에게는 에너지바가 공짜로 증정되었고, 에너지바의 CF모델인 인기 배우 이시영씨가 히어로즈의 명물 ‘턱돌이’ 마스코트와 함께 복싱과 시구를 결합한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사전에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에서 이벤트 공지사항을 확인하고 경기장을 찾으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두산 베어스
(서울 잠실 야구장)


두산 베어스는 구색만 맞추는 천편일률적인 시구 행사를 벗어나 연예인 홍수아 씨를 섭외해 실제 선수의 투구 못지않은 진지한 시구로 여자연예인들의 시구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사례가 있다.
또한 여성들의 기호에 맞춘 분홍색 컬러의 유니폼을 제작해 많은 인기를 얻었다.


두산은 특정한 테마를 지정한 ‘~데이’ 행사로 팬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매월 마지막 일요일 홈경기를 '베어스데이'로 지정해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한다. 베어스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블루석 이하 입장권 가격을 50% 할인해주며 경기 전 선수들의 팬사인회, 치어리더 포토타임, 응원단상에서의 각종 공연 등을 진행한다. 어린이들은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외야석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게 해 주며,
사전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잠실야구장 그라운드 안에서 캐치볼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외에 선수들이 과거 OB시절의 올드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하는 Player's day, 여성팬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는 Queen‘s day, 직장인의 날 등 수도권의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팀답게 성별과 나이에 맞춰 세분화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두산 베어스이다.

LG 트윈스(서울 잠실 야구장)

LG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잠실 야구장은 인천의 문학, 부산의 사직과 더불어 3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구장이다. 또 전광판의 크기가 크고 화질도 선명하다. LG는 이런 전광판을 충분히 활용해 키스타임, 눈싸움, 장내 아나운서를 이겨라! 등의 코너를 경기 중에 진행하고 있다.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전광판의 화면과 장내 아나운서 허지욱씨의 맛깔스런 입담에 빠져들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를 것이다.

결혼을 약속한 연인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고 싶은 분들은 ‘사랑의 프로포즈’ 이벤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필자도 직접 잠실구장에서 여러 번 목격한 이벤트이다. 홈페이지에 일정이 공지되면 특별한 사연, 커플 사진, 연락처 등을 e-mail로 신청하면 된다.
클리닝 타임 후 응원단상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축복을 빌어주는 가운데 프로포즈를 하는 것은 멋진 경험이 될 것이다. 경품으로 세부 리조트 4박 5일 숙박권과 항공권이 주어지니 신혼여행이 자동으로 해결된다

                                                삼성 라이온즈(대구 시민운동장 야구장)


삼성 라이온즈는 롯데와 더불어 프로야구 출범 후 팀명이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유일한 팀이다.
구단 차원에서 일관성과 연결성이 있는 마케팅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삼성은 팬들이 직접 참여해서 구단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이벤트들이 많다. ‘라이온즈 스타’라는 이벤트를 통해서 춤과 노래에 소질있는 팬들의 신청을 받아 경기시작 전 오디션을 통해 월 장원을 뽑는다. 월 장원에게는 경기 전 애국가 제창, 시즌티켓 증정, 응원가 앨범제작 등의 어마어마한 혜택이 있다.

‘던지고, 치고, 부르고 GoGoGo!' 라는 이벤트에서는 신청자 본인이 친구 1인과 함께 신청하면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걸로 알았던 경기 전 시구, 시타를 직접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좋아하는 선수들을 코 앞에서 보고 자신과 친구의 손으로 경기가 시작된다는 것은 친한 친구와 함께 뜻깊은 추억이 될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부산 사직구장)


                                        <팬들이 직접 찍어 구단 홈페이지에 등록한 사진>

야구 열성팬들이 많기로 유명한 구도(球都) 부산. 자이언츠 팬들은 스스로 신문지와 쓰레기 봉투를 이용한 롯데만의 응원문화를 만들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업무 차 부산을 찾았다가 우연히 들른 사직구장의 분위기에 반해 팬이 된 외국인들이 있을 정도로 사직구장의 응원 열기는 대단하다. 롯데 구단은 이런 팬들의 적극성을 바탕으로 홈페이지에서 포토이벤트를 상설 개최해 달마다 우수작 10명에게는 창단 30주년 기념 뱃지 세트를 제공하고, 연간 최우수작 1명에게는 해외전지훈련 참관 기회를 제공한다. 어린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과 열성팬들의 코믹한 댄스 장면들이 올라와 있어 홈페이지를 찾는 팬들에게 웃음을 준다.
이밖에 실제 사직구장의 타석에서 직접 타격을 해 보는 ‘도전! 안타왕’과 롯데백화점과 함께 하는 퀴즈 대결 ‘1 vs 67’ 도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기아 타이거즈(광주 무등경기장)

무등경기장에서는 5회말 홈팀 기아 타이거즈의 공격이 종료되면 4대의 자동차 인형이 그라운드에 나타난다. 이 자동차 인형은 타이거즈의 모기업인 기아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는 쏘울이라는 자동차를 본따서 만들어졌다.
각각 레드, 바닐라, 그레이, 블루 색상인 쏘울 인형들은 3루 쪽에서 출발해 홈을 돌아 1루 결승점까지 경주를 벌이게 된다. 경주가 시작되기 전에 관중들은 전광판에 띄워진 핸드폰번호로 우승할 쏘울을 예상해 문자를 보낼 수 있다. 결과를 맞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푸짐한 상품이 마련되어 있다.

특별한 절차가 필요없이 핸드폰만 있으면 간단하게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하다. 5회까지 경기가 진행되고 나면 약간 지루함을 느낄 수가 있는데 이 시간에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준다.
특히 쏘울 인형이 작고 귀엽게 제작되었기 때문에 가족단위로 야구장을 찾으신 분들이라면 어린아이들이 큰 관심을 가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화 이글스(대전 한밭야구장)

이글스의 모기업인 한화는 대전·충청 지역에 많은 계열사를 두고 있다. 따라서 지역에서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는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화 이글스와 한화종합연구소를 포함한 대전지역 한화그룹 8개 계열사가 연합해 4월과 5월 각각 무지개가족 나들이행사와 사랑의 야구장 초청행사를 실시했다. 이주여성 및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지개가족 나들이행사에서는 63빌딩 전망대와 씨월드, 유람선 관광 등이 포함되었고, 야구장에는 한화 각 계열사 후원기관 아동 및 자원봉사자 200여명을 초청하여 모자와 사인볼, 팬북 등 선물을 증정하고 한화이글스 선수단과 기념 사진촬영을 했다.

한화이글스는 이 외에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 교육 지원프로그램 및 아동학대 예방활동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비시즌에는 선수단과 팬들이 함께 하는 사랑의 연탄 배달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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