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안나영 (서울대학교 대학원 스포츠경영 석사)
최근 사람들에게 화제와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신입사원’이라는 프로그램이 종영되었다. MBC에서 창사 50주년을 맞아 기획한 이 프로그램은 5509명의 지원자 중에서 아나운서를 공개 채용하는 것으로 시청률 15.3%를 기록하였다. 총 3명의 합격자가 나왔는데 이들을 통해서 아나운서 지망생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특히 스포츠캐스터의 매력을 느끼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친출처: MBC 종영 프로그램 신입사원(프로슈머)>
아.나.운.서! 방송의 꽃이라고 불리며 지적이미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직업,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며 여러 가지 정보와 지시사항 등의 말을 자신의 목소리로 전달하는 사람.
무엇보다 정확한 발음과 언어 구사력이 필요하며 ‘말의 아나운서가 되느냐, 외모의 아나운서가 되느냐, 역사의 아나운서가 되느냐!’라는 말처럼 아나운서의 특징과 역할의 줄기는 크게 갈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조금 더 다양한 면을 갖추어야 하고 이 분야에 대한 상당한 지식과 이해도가 요구되며 순발력까지 뛰어나야 하는 일이 있는데 바로 스포츠캐스터이다. 스포츠캐스터들에게서 때로는 해설가의 입장에서 끌어내는 듯한 능력을 볼 수 있는데 특히 스포츠 현장에서 일어나는 장면들을 그 때 그 때 맞추어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하고, 상황을 자신의 색깔에 따라 정확하고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일기예보에는 기상캐스터가 있듯이 스포츠에는 스포츠캐스터가 있다. 아나운서가 되어야 스포츠중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을 중간에 그만 둔 선수들에게는 자칫 어렵고 힘들어 보일수도 있는데 이 선입견을 뚫고 당당하게 야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중계하는 것 외에도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는 이가 있었으니!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했고 체대를 졸업했으며 너무나도 잘 알려진 야구선수출신의 스포츠캐스터, 김환 아나운서를 소개하고자 한다.
야구 중계전문 스포츠캐스터가 되고 싶어서 품었던 꿈이었고 김성주 아나운서처럼 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는 그는 2007년 SBS 15기 공채 아나운서다. 입사하여 작은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지만 정작
본인이 원하던 스포츠에 한 걸음 다가가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 4월, 입사 5년 만에 '베이스볼S'이라는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아 두 달 연속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자, 지금부터 우여곡절을 겪고 아나운서가 된 그의 스토리를 들어보자.
Q. 안녕하세요. 지금 맡은 프로그램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A. 지금은 한밤의 TV연예와 생방송 투데이, 로또 추첨 방송, 토요일 뉴스, 야구중계 등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Q. 선수생활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야구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고 왜 그만두셨는지요?
A. 초등학교 6학년부터 시작했습니다. 기존에 다니고 있었던 초등학교에 야구부가 없어서 리틀야구단에 들어가게 됐죠. 그만둔 이유는 정확하게 말하면 대학교 1학년 때 야구라는 운동을 그만 두었고 순전히 아파서가 아닌 못해서 그만 두게되었습니다.(웃음)
Q. 아나운서를 준비하시게 된 계기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준비하면서 생겼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A. 아나운서라는 것을 생각하고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학교 때 야구라는 운동을 그만두고 무엇을 하면 좋을까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솔직히 무엇보다 운동을 못해서 그만 둔 것이기에 자존심과 상처가 많이 남아 스포츠와 관련 된 직업을 갖지 않으려고도 했고요. 그러던 어느 날 도서관 매점에서 야구중계를 듣고 있었는데 캐스터의 말이 정말 많이 귀에 거실리더군요. 참 야구의 흐름도 모르는 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함께 먹던 친구가 “그럼 너가 해봐라. 넌 흐름뿐만이 아니라 선수들의 심리도 읽어 주지 않겠냐“ 라는 말 한마디가 굉장히 강하게 다가오더군요.
그 후로 신문방송학과를 복수 전공하며 캐스터의 공부를 키워 갔는데 알고보니 스포츠캐스터는 아나운서라는 직종의 한부분이어서 지금 아나운서라는 타이틀까지 오게 됐습니다.
Q. 아나운서가 되기 전에 했던 직업이나 기억에 남는 아르바이트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A. 일단 지금은 SBS 아나운서이지만 여기는 저의 4번째 직장입니다. KTV정책방송, YTN, 전주MBC에 이어 여기까지 왔죠. 일단 ‘아나운서가 되야겠다’라는 생각을 한 후부터는 방송이라는 매체는 사람 대 사람이기에 최대한 작은 방송이라도 하려고 노력 했습니다. 한 달에 이력서를 50개 이상 써본 적도 있으니까요. 사람과의 관계이기 때문에 사람과의 접촉이 가능한 어떤 아르바이트나 인턴을 적극 추천 합니다.
Q. 만약 유명한 야구 구단에서 괜찮은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 아나운서를 포기하시고 선택하실지?
A. 정말 제일 힘들어 하는 질문인데...(웃음)
저는 아직도 꿈에서 입고 있던 정장을 집어 던지고 마운드에 올라가 프로야구 입단 테스트를 받는 꿈을 꿉니다. 그만 둔지 얼마 안됐을 때는 참 악몽 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짜릿하고 더 오래 꿈을 꾸고 싶어 더 잠을 청해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시 하기란 여간 무서운 게 아닙니다. 지금의 직업이 그만큼 안정 됐다 라기 보다 저는 제가 스스로 안 될 것 같아서 그만 두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행복하게 스포를 즐기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Q. 제가 아나운서에 도전한다면 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무엇입니까? 제가 도전해도 될까요?
A. 일단 운동을 한 사람들이 정말 잘하는 것! 상대방과의 소통과 융합 그리고 서로의 협동에서 나오는 성과를 아주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몸에 깊게 배어 있습니다. 제가 아나운서로서 가장 도움이 되는 덕목 중에 하나입니다. 이건 우리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죠. 전 결국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택하면서 시청자와의 소통 그리고 함께 공유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다는 것을 요즘에야 깨달았습니다. 물론 체육학과가 아닌 다른 과 학생들이나 ‘운동선수들은 무식해.’라는 얘기를 듣지 않도록 기본적인 영어나 상식과 한국어의 관심은 남들보다 더 많이 공부해야겠죠?
Q. 스포츠캐스터라는 희망사항을 가진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운동을 좋아하고 하셨던 사람이라면 ‘쿨 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스포츠를 몸으로 느꼈기 때문에 눈으로 보고 하는 사람과는 엄연히 다르고 이미 전문가란 느낌으로 다가가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됐는걸요. 힘내시고 적극 추천 합니다.
그리고 이 밖에도 한국무용 전공을 하고 유학을 떠난 MBC의 서현진 아나운서, 농구를 좋아하고 사랑해서 농구중계를 하고 싶었고 노장 농구선수 서장훈의 아내이기도 한 KBS의 오정연 아나운서가 있다.
또한 그녀는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를 졸업하였으며 같은 체육교육과 출신인 MBC의 서인아나운서도 있다.
김환 아나운서와의 인터뷰에서처럼 많은 사람들이 운동선수출신 혹은 체육전공자들은 무지함이 크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본인의 의지와 노력으로 극복하고 더 많은 장점을 갖고 있음을 볼 수 있었고 메인 방송사가 아니지만 운동선수 출신의 방송인이 지역 방송사에도 꽤 많이 있다고 한다.
앞으로 해설가뿐만 아니라 운동선수 출신과 체육전공자들에게서 스포츠캐스터가 많이 배출되어 전문적인 스포츠중계와 좋은 프로그램을 통하여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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