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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안현수 지금 어디에 있는가?


                                                                                                             

                                                                                                        글/김을환 (한국체육대학교)

 

□ 안현수 선수 소치서 쇼트트랙 금메달 획득?

  “대한민국 국민여러분, 여기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 결승전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입니다. 여러분이 그토록 기다리던 첫 금메달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꼭 우리선수들이 금메달을 따주리라 믿습니다. 아...말씀드리는 순간 이제 두 바퀴를 남겨 놓고 있는 시점에서 안현수가 앞으로 치고 나가고 있습니다. 그 뒤를 우리나라 선수가 따르는데요. 자 이렇게 되면 우리 선수들 분발해야죠. 지난 경기처럼 보고만 있으면 안됩니다.

안현수 선수는 어떻게 저 위치에서 우리선수들의 움직임을 모두 간파하고 있을까요?  우리선수들 작전과 움직임을 모두 알고 있는 것 같죠? 안현수에게는 안통하는 건가요?  이대로 경기가 끝나나요? 아아... 안현수가 제일 먼저 결승라인을 통과합니다.우리나라가 아쉽게 은메달을 따냅니다. 러시아가 이로써 쇼트트랙에서만 금메달을 벌써 두 개를 따냈네요. 모두 다 안현수가 따낸 금이네요. 정말 아쉽습니다. ”


안현수는 지난 6월 1일에 러시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러시아에서 그는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쇼트트랙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가고있다. 그동안 인터뷰에서 그의 아버지 안기원씨는 “선수생활과 학업을 병행하기 위해서 러시아에 가는 것이며, 아직 귀화와 관련해서는 말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처럼 러시아 대표선수로 활동하는것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혀오던 그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의 메달을 향한 집념을 드러냈다.

그는 이미 올림픽금메달을 획득해 병역특례로 군문제는 해결이 되었고, 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에 따라서 러시아에서 1년간 거주하면 러시아빙상연맹의 동의를 얻어서 해당 국적을 획득할 수 있게 된다. 또 1년간 러시아에 거주한 뒤에 양국 빙상연맹의 합의로 국적취득과 관계없이 국가대표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그는 러시아대표로써 쇼트트랙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그래 선택했어?

스포츠선수에게 귀화라는 것은 선수생명연장 뿐만 아니라 돈과 명예에 있어서 정말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왜 스포츠선수들은 귀화를 선택(?)하게 되는 것인지, 그리고 어떤 스포츠선수들이 귀화를 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귀화스포츠선수에 대해서 살펴보기 전에 귀화라는 단어에 대해서 살펴보면, 「귀화(歸化, 영어: naturalization, 문화어: 의거)는 다른 나라의 국적을 얻어 그 나라의 국민이 되는 일을 가리키며, 적국의 국민 또는 적대적인 인물이 귀화하는 일을 귀순(歸順)이라고 부른다. 위키백과」고 한다. 우리나라는 남북북단이라는 상황 때문에 예전에는 귀화라는 단어 보다는 귀순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앞서 말한 스포츠선수들처럼 한 개인이
주체적으로 직접 국가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따라서 귀화라는 단어의 사용이 적합할 것이다.

그러나 한 스포츠선수의 귀화가 그 선수 개인에게는 하나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선수의 귀화로 인해서 한 국가, 그리고 그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안현수 선수가 러시아를 대표해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며,
우리는 스포츠선수의 귀화를 단순하게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안현수 선수가 귀화가 아니라 귀순이라는 의미가 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스포츠세계이기 때문이다.

     
 □ 머니머니 해도 머니?

그러면 왜 스포츠 선수들은 귀화를 선택(?)하게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스포츠선수는 자신이 하고 있는 그 스포츠가 곧 자신의 직업이고 연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투자한 그 스포츠 종목에서 돈을 벌지 못한다면, 이는 직업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으며,그 직업을 그만 두고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앞서 필자는 선택이라는 단어에 물음표를 달았다.
그 이유가 바로 선택은 진정한 의미에서는 선택이 아니라 바로 그 선수에게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선수들에게는 우리가 선택이라는 단어를 붙인다는 것이 오히려 잘못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돈을 위해서 귀화를 선택하는 스포츠선수들은 정말 돈 때문인가? 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안현수의 경우에는 이미 먹고살 만한 충분한(?)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현수가 러시아행을 선택한 것은 바로 명예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아주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곪아터진 쇼트트랙계의 많은 문제점을 등지고 홀연히 떠나게되는 결단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또한 충분히 앞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 때문에 그는 다시 한 번 올림픽에 출전을
해서 잃어버렸던 명예를 되찾으려고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그가 국가대표가 되려고 하는 이유이며,
귀화를 하게 될 수도 있는 이유라 할 것이다.


□ 낙타가 식은 죽 먹기?


그러면 귀화를 하려고 하는 선수는 어떤 선수이고 어떤 스포츠선수가 귀화를 하였는가?  양궁에서는 대표적으로 호주로 귀화를 한 양궁선수 김하늘이 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양궁국가대표가 되는 것 보다 차라리 귀화해서 다른 나라 국가대표가 되는 일이 늘 쉬웠던 것이다. 이처럼 양궁이나 쇼트트랙과 같은 종목에서는 언제나 2인자로 남아있기 보다는 단 한 번이라도 1인자가 되기 위해서 귀화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올림픽에서의 통쾌한 한 방(?)이라고 한다면, 2인자의 서러움을 겪었던 자라면,
누가 이를 마다를 하겠는가?

또한 탁구선수 당예서가 있다. 그녀가 보낸 한 방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중국을 향했다. 그것도 2008 베이징 올림픽이었으니, 그 효과는 배가 되었다. 중국인들은 배신자라며 야유와 조롱을 퍼부었지만,
당예서 선수가 걸어온 길을 보면 누구도 그녀를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탁구라는 자신의 꿈 하나를 쫒아서 지금 까지 달려왔다. 올림픽 출전이 소원이지만 중국 내에선 전망이 없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 온지 약 7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국가대표가 될 수 있었고 그녀는 올림픽에서 자랑스럽게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그녀는 말한다. 그녀는 국가대표, 올림픽을 위해서 귀화를 한 것이며, 그녀의 가슴에는 처음부터 그리고 아직도 중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말이다. 당예서는 자신의 꿈을 위해서 귀화를 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전혀 잘못된 것도, 그녀가 비난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그녀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그녀는 대한민국의 이름을 더 널리 알릴 것이다. 

또한 축구계에 신의손, 이성남 등과 같은 순수 외국인이 귀화를 해서 대한민국국가대표가 되려고 했을 때, 많은 논란이 있었으며, 이들을 향한 우리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전태풍, 이동준, 이승준 등 혼혈선수들의 귀화로 인해서 프로농구의 재미를 더하고 있으며, 국가대표에서 차지하는 이들의 비중도 늘어나고 있어서 귀화선수에 대한 시선이 바뀌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선수뿐 만 아니라 감독에 있어서도 국적이 없어지고 있다.

지난 2004 아테네 올림픽 양궁 개인 결승전에서 대한민국을 꺾은 미국의 감독은 한국인이었으며,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호주 양궁국가대표팀 감독은 올림픽에서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던 오교문이었다. 또한 월드컵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독일이나 프랑스의 선수들 역시 귀화를 한 선수들이 한 축을 차지한다. 이들은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국가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뛰는 것이다. 이와 같이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스포츠에서 국가의 경계는 점점 모호해지고, 선수들 역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많은 어려움 겪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많은 고민 끝에 직접 국가를 선택하고 귀화를 하고 있다. 

    


안현수는 이미 대한민국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세계를 누비면서 많은 메달과 돈, 그리고 명예를 가져왔다. 그리고 그가 아직도 더 많은 것을 이루어내기 원한다면 그것 역시 환영할 일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전적으로 그의 몫이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은, 귀화를 고민을 하고 있는 안현수와 같은 선수가 앞으로는 나오지 않도록, 공정한 절차와 적절한 대우로 운동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마지막으로 최인호의 소설 ‘광장’으로 이야기를 끝맺을까 한다.      

 
「그는 지금, 부채의 사북자리에 서있다. 삶의 광장은 좁아지다 못해 끝내 그의 두 발바닥이 차지하는 넓이가 되고 말았다. 자 이제는? 모르는 나라, 아무도 자기를 알리 없는 먼 나라로 가서, 전혀 새사람이 되기 위해 이 배를 탔다. 사람은,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 성격까지도 마음대로 골라잡을 수도 있다고 믿는다. 성격을 골라잡다니! 모든 일이 잘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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