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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국제 스포츠인재육성의 미래비전 심포지엄을 다녀와서!

 


 

                                                                                                               글/문지성(한양대학교)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날씨가 가을의 문턱에 성큼 들어왔음을 실감하게 합니다.
2011
919, 살짝 가랑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올림픽공원 내에 위치한 올림픽파크텔에서는
‘국제스포츠인재 육성의 미래비전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습니다.

관련학계 전문가, 교수님,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발표자의 준비된 발표를 듣고 모든 발표를 마친 후에는 대한민국의 국제스포츠인재의 미래상에 대해 격의 없는 토론을 가졌습니다. 과연 국제스포츠인재란 무엇이고 우리는 국제스포츠인재 육성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심포지엄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갔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심포지엄은 19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올림픽 파크텔 1층에 위치한 올림피아홀에서 개최된 심포지엄에는 교수님들과 행사 관계자, 스포츠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합쳐 200여명이 자리를 빛내주었습니다.

심포지엄은 체육인재육성재단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한국스포츠교육학회와 한국체육정책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하여 국제스포츠인재육성의 비전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4시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심포지엄이니만큼 올림피아홀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간단한 다과와 음료수, 정수기를 비치하고 발표 중간 중간에 휴식시간을 가져 피로를 풀 수 있게 하였습니다. 또한 심포지엄의 발표순서와 발표내용을 정리한 책자, 체육인재육성재단의 체육영재육성사업에 대한 책자를 함께 제공해 참석자들의 이해를 도왔습니다.

심포지엄의 첫 번째 순서인 개회식은 오후 2시에 시작되었습니다. 국민의례와 오늘 특별히 자리를 빛내주신 내빈 분들을 소개한 후 체육인재육성재단의 정동구 이사장님의 개회사로 심포지엄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어  유병렬 한국체육정책학회 회장님의 축사가 이어졌습니다.

2007
년 체육인재육성재단이 발족한 이후로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한 이 시점에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국제스포츠인재상을 재정립한다는 점에서 오늘 심포지엄이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사람들이 속한 단체는 서로 다르지만 우리나라의 스포츠인재들이 국제스포츠사회에서 당당하게 활약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축사를 끝으로 개회식을 마치고 조미혜 인하대 교수님의 사회로 본격적인 주제발표 및 발제가 진행되었습니다. 공지된 시간보다 20분 정도 빠르게 진행되었는데 어렵게 마련한 자리이니만큼 실질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데 소중한 시간을 할애하고자하는 주최자분들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첫 번째 발표는 이종영 한국체육학회 회장(한국체대)님이 국제스포츠인재 육성의 미래비전이라는 주제로 발표해주셨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활기찬 목소리로 유머를 섞어서 부드럽게 발표를 진행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종영 교수님은 대한민국 국민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강력한 요소로 자리잡은 스포츠의 위상을 들면서, 올림픽 대회에서 거둔 좋은 성적이 큰 역할을 했음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그 영향으로 오직 메달만을 따기 위한 기능위주의 체육교육이 행해지면서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와는 맞지 않는 반쪽짜리 인재를 양성해왔다고 했습니다.

국제스포츠계에서 대한민국을 대변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인재들이 부족했던 것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삼수 끝에 어렵게 유치해낸 이유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교수님은 새롭게 정의하는 글로벌 인재의 요건으로 일본 경제 단체 연합회의 설문조사를 예시로 들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 문제 해결 능력, 리더십, 실행력 등을 꼽았습니다. 탁월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국제대회에서의 수상실적은 더 이상 국제스포츠인재의 필요조건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 국제스포츠사회를 주름잡고 있는 스포츠선진국들의 제도를 본받아 새로운 개념의 스포츠전문학교를 설립하자는 의견을 제시하셨습니다. 미국의 NSA(National Sports Academy), 일본의 전일본동계스포츠전문학교, 캐나다의 National Sports School, 노르웨이의 릴레함메르 학교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위 학교들의 공통점은 과거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던 도시에 그대로 학교를 지음으로써 스포츠시설 사용의 용이성과 동계스포츠의 기후적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정부가 재단과 대한체육회에 위탁하여 시행하고 있는 국제체육인재육성사업을 들었습니다. 2003년부터 시작된 사업별로 혜택을 받은 교육생들의 소계가 2010년까지 1200명을 넘어선 성과가 있었지만 어려서부터 익혀야 하는 외국어의 한계와 기존의 인맥으로 연결되어 있는 국제스포츠계 안으로 진입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음을 짚었습니다. 이런 연구결과와 그동안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단이 추구하는 인재양성의 비전인 SUCCESS(Study, Ubiquitous, Confidence, Controlled, Excellent, Strong, Smart의 머릿글자를 따 만든 줄임말)모형을 소개하는 것으로 발표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스포츠를 통해 다양한 미래와 가능성을 열고 자신의 삶을 개척할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을 이끌어 내도록 육성하고자 하는 것이 재단의 비전입니다.

다음 발표는 오헌석 한국인적자원연구센터 소장(서울대)님이 국제인재 육성 방안이라는 주제로 준비해주셨습니다. 글로벌 인재의 조건, 인재관의 변화, 재능과 인재개발 환경 사례, 글로벌 인재 육성의 방향, 글로벌 스포츠 인재 육성에 주는 시사점 순으로 진행된 발표는 반기문 UN 사무총장님과 김연아 선수 같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인물을 통해 글로벌 인재의 조건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나라의 인재 육성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와 예시를 바탕으로 글로벌 스포츠 인재 육성 방안에 대한 도움을 주셨습니다.

현대에서 글로벌 인재는 개인 내 역량뿐 아니라 대인관계능력과 문화지능같은 개인 간 역량이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하시면서 외국어를 바탕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중요성을 이종영 교수님의 첫 번째 발표에 이어 다시 한 번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글로벌 시민의식과 자민족 중심주의 사이에서 균형잡힌 가치관을 요구했습니다. 국제사회내에서 다른 인재들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자국의 이익에 관련된 문제에서는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일찍 꽃을 피운 재능인 피카소와 뒤늦게 그 가치를 알린 폴 세잔의 비교를 통해 인재에는 각자 다른 재능 발현 시기가 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고, 미래에는 T자형 인재와 A자형 인재를 합친 π형 인재(복수의 분야에 정통하며 관련분야에 폭넓은 지식을 갖춘 인재)가 주목받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습니다.

글로벌스포츠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개인, 영역, 환경이 조화를 이룬 생태계를 구축해 자연스럽게 인재가 태동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과 개인의 생애사적 관점에서 지속적이고 과학적인 관리를 통해 본인의 능력을 최대한도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방안을 제시해주셨습니다.


세 번째 발표는 박주한 전 한국체육정책학회장(서울여대)국제동계스포츠인재 육성 현황 및 과제라는 주제로 준비해 주셨습니다. 세 번째 발표와 마지막 발표인 네 번째 발표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초점을 맞춰 국제동계스포츠인재의 육성에 대해 진행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동계스포츠교육은 쇼트트랙이나 스피드스케이팅같은 빙상종목에 치우쳐 설상종목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하셨습니다. 7년 후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개최국의 위상에 부끄럽지 않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설상종목에서의 선전은 필수일 것입니다. 또 국내의 체육전문교육시설인 체육중 8개교, 체육고 14개교가 주로 하계올림픽 종목에 맞춘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것을 지적하며 해외시설 활용이나 분교 설치, 국립 국제동계스포츠학교를 설치하는 해결방안을 제시하셨습니다.

김대진 한국스포츠교육학회장(전북대)님의 국제동계스포츠인재 육성 방안발표도 박주한 교수님이 발표하신 내용의 연장선상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다뤘습니다. 캐나다의 ‘Own the podium-2010’이라는 동계스포츠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 철저한 계획 수립에 기반한 자원의 선택과 집중, 효율적인 재정 시스템 구축을 역설하였습니다. 국제동계스포츠학교를 설립한다면 어떤 원칙을 가지고 설립되어야 하고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 대략적인 얼개를 제시하면서 모든 발표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꾸준한 투자와 인내로 훗날 결실을 얻기 위해서는 눈앞의 메달 개수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씀이 가슴에 남았습니다.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정토론과 공개토론이 한 시간 가량 진행되었습니다. 채재성 동국대 교수님을 좌장으로 김경숙 이화여대 교수님, 장원재 경기영어마을 사무총장님, 박건만 2018 평창올림픽유치위 전문위원님, 김관규 대한빙상연맹 전무이사님이 국제스포츠인재 양성과 관련해 각자 조사해 온 자료를 바탕으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실무자 분들이 직접 참여하셔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주었기 때문에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정토론이 끝나고 참석한 모든 분들과 발표자 분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공개토론 시간을 가지고 폐회 및 다과로 심포지엄의 모든 순서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오늘의 심포지엄을 밑거름삼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인재가 양성되길 기대합니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과 더불어 스포츠외교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가 꾸준히 배출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한다면 대한민국은 스포츠강국을 넘어 스포츠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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