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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변화해야 한다, 한국 여자축구!





                                                                                                  글/안나영 (서울대학교 대학원)



<사진출처. http://www.fifa.com/. 여자축구 월드컵 사상 일본의 첫 우승>

세계 여자축구 무대를 장악한 아시아 여자축구

지난 6, 독일에서 2011 FIFA 여자월드컵 대회가 성공리에 개최되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는데, 일본이 12년 동안 랭킹1위를 지키던 미국과 연장전까지 접전을 벌이다 승부차기에서 3-1로 꺾고 상금100만달러(한화 약 10억5700만원)와 우승컵을 차지한 것이다.

1991년 초대 대회부터 6회 연속 여자월드컵 본선에 오르고 아시아에서 3~4위를 고수하던 일본 여자대표팀은, 중국이 1999년 준우승을 차지했던 최고 기록을 깨고 아시아 국가 남녀 성인대회를 통틀어 최초로 월드컵 정상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20년만의 일이었다. 여자축구도 남자축구와 비슷하게 주로 미국, 남미 및 유럽이 상위권을 차지해왔는데, 일본은 지난해 U-17세 여자월드컵에서 준우승하며 여자축구의 아시아 강세현상에 앞장섰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성인대표팀이 8강과 준결승에서 유럽강호를 가볍게 제압하며 돌풍을 이었고, 미국, 브라질, 독일 등에 뒤지지 않는 경기력을 보이며 세계 최강의 자리까지 등극,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아시아 사상 일본의 첫 여자월드컵 우승 외에도 현대축구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 여자축구가 이슈다.
참가국들은 TimePlace의 승부라고 할 수 있는 선진축구를 선보이며 남자축구 못지않은 경기력을 뽐냈다. 또한 선수들의 체격은 물론 체력, 스피드, 개인기술, 전술, 정신력 등에서 여자축구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출처.http://www.fifa.com/. 독일 여자월드컵 미국과 일본의 결승전>


FIFA
는 독일 여자월드컵을 치른 후 여자축구를 발전시키는 것이 축구저변 및 수익확대로 연결될 것이라며 마케팅 수익이 기대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부터는 출전국을 24개로 늘리며 대회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며 세계축구의 역사를 다시 쓴 일본에 의해 동아시아 각 국 축구계 전반에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성장하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도 축구협회와 정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예상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여자축구는 중국과 북한의 강세에 밀려 세계제패의 길이 멀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난해 U-17세 여자월드컵 우승, U-20세 여자월드컵 3위를 차지, 2006년에는 북한이 U-20세 여자월드컵 우승, 2008년 같은 대회 준우승 그리고 2008U-17세 여자월드컵을 우승하며 아시아의 축구가 세계정상에 가까워졌음을 예상할 수 있었다.


좌절된 올림픽본선. 한국 여자축구는 어디에 서있는가?

지난해 최고의 기량을 보여준 한국 여자축구는 올림픽대표팀이 최근 중국 지난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5위에 그치며 대회를 마감, 우승의 감격을 이어나가지 못하였다.
이와 반대로 탄탄한 체격과 기술을 겸비, 강팀으로 거듭난 일본은 매 경기마다 뛰어난 경기력으로 선전했고, 강호 중국을 물리치고 북한과 함께 가뿐하게 올림픽 본선에 오르면서 아시아 최강임을 다시 한 번 알려주었다.

아시아 여자축구의 새 지평을 연 나데시코 재팬(일본 여자 대표팀 애칭). 일본은 일찌감치 스포츠강국으로 자리매김하였고, 축구는 오래전부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한국 축구와 더 이상 기술적으로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성장했다. 여자축구 역시 체격과 스피드, 정신력을 앞세우며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육성하였고, 월드컵 우승은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였다.

한국 여자축구는 1949628일에 처음으로 선보여졌다. 무학여중, 중앙여중, 명성여중, 서울여중, 4개 팀이 참가하여 최초의 여자축구경기를 펼쳤으나 전통적인 남성스포츠에 여성참가라는 사회적 편견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30년 동안 묻혔다.그러다가 여자축구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한국여자축구는 뒤늦게 출발, 급조된 국가대표팀의 국제대회 출전이 이뤄졌다.

이후 최초로 2003년 미국 여자월드컵에 출전, 당시 김진희의 골로 첫 득점은 성공하였지만 브라질, 노르웨이, 프랑스에게 패하면서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리고 이 기록을 제외하고는 세계무대를 향한 예선에서 번번이 탈락하였다. 그렇다면 일본이 강세를 띄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 여자축구가 자극받고 배워야할 점은 무엇인가? 또 세계제패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한국 여자축구가 세계무대에서 빛나는 성적을 거두고 지속적으로 도전하기 위해서는 뒤늦게 불붙은 대처방안보다 지나간 과거를 통해 다시 탄탄하게 재정비하고, 자신감과 능력을 갖추어 출사표를 던질 준비의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2개의 실업팀이 창단되어 WK리그가 활성화되었고 지소연, 김나래, 여민지 등 잠재력 있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였으며, 각 급 관계자들과 지도자들의 노력과 팬들의 관심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동안 지적받아왔던 인프라개선 및 저변확대, 선수육성 등 여러 가지 문제점과 부족한 점은 극복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U-17
세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최덕주 감독은 얼마 전 인터뷰에서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한 수 위라며 선수들의 축구 입문 시기가 6~7세로 한국보다 빠르다고 하였다. 또한 저변확대를 강조하였는데 일본의 여자축구 팀이 2010년 기준으로 약 1300여개에 달하여 한국의 20정도 된다고 한다.

일 전의 기사에서도 언급했었는데 저변확대의 가장 큰 역할은 대학팀의 수 그리고 참여하고 관람하는 인구의 증가에 있다. 우리나라는 보통 초등학교 5~6학년부터 선수생활을 시작하게 되는데, 여자축구 붐이 일어나면서 어머니로 구성된 여성축구단을 비롯하여 곳곳에서 축구를 취미로 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수도권의 명문대학과 대학 동아리 활동이 활성화 되면서 중
·고등학교 때 잠시 선수생활을 경험했던 학생들도 자신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나가는 등 생활체육은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프로축구연맹. 2010 소나타컵 여자대학 클럽축구리그>


하지만 이들이 모두 엘리트 여자축구선수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
. 진학 할 수 있는 팀이 상대적으로 적고,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고, 특히 학부모들이 이러한 분위기 속에 자녀들을 선뜻 선수의 길로 들여놓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시급하고 발전되어야 하는 부분은 대학팀의 창단이라고 사료된다. 팀은 3년간 정부의 지원을 받도록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검토만 이창단하는루어질 뿐 움직일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팀을 창단하기 어렵다면 현재 활동하고 있는 대학의 동아리를 잘 활용할 수도 있을 텐데 3년차에 접어든 WK리그의 늘어난 실업팀만이 현재 여자축구의 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 여자축구는 FIFA랭킹16위로 아시아 여자축구에서도 크게 뒤지지 않지만, 세계무대로 진출하기까지는 어려운 현실에 있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4년 뒤에 있을 월드컵을 향해 계획을 실천하고, 각 급 대표팀과 여자축구 관계자들이 힘을 모아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더 나아가야 한다.

지금까지 패배의 아픈 상처와 좌절의 순간들은 훌훌 털어 날려 보내고, 내일을 위해 달려가자.
한국 여자축구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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