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윤환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고등학교 당시 체대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는 나의 말에 많은 친구들이 이렇게 말했다.
“체대 가면 체육 선생님 말고 뭐 할게 있나?”
"지구촌 60억 인구가 가장 열광하는 축제인 월드컵, 올림픽이 모두 스포츠에 관한 것들인데 설마 그렇게 큰 분야의 직업이 체육 선생님 밖에 없을까?" 라고 나름 소심한 반박을 시도해봤지만 어린 나에게는 인정하기 싫었던 그 말에 강하게 대응할 수 없었던 이유는 체육 쪽에 과연 어떠한 직업들이 있는지 나조차도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간의 많은 활동을 통하여 체육 쪽에 정말 다양한 직업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일 하나하나 모두가 너무나 멋진 일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체육 쪽으로 진학을 준비하려는 학생들은 내가 들었던 말과 똑같은 말을 지금까지도 듣고 있는 형편이다. “체육 쪽으로 가면 체육 선생님 말고 할 게 있냐?” 과연 체육 쪽에는 ‘체육 선생님’ 이외에는 다른 직업들이 없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기자가 직접 발로 뛰었다.
이름 하여 ‘체육 직업 탐구! 멋진 일을 찾아서!’. 체육 관련 현장에서 일 하시고 계시는 체육인들을
찾아뵙고 인터뷰를 하며 좋은 얘기를 듣는 멋진 기획! 그 첫 번째 시작으로 한국 배구 연맹에서 일하고 있는 장경민(34, 트위터 : @KOVOenergy)씨를 만나고 왔다.
(한국배구연맹에서 근무하는 홍보/국제팀 장경민 대리)
Q.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시간에도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와 하고 계시는 일에 대해 소개 해주세요.
A. 안녕하세요. 한국배구연맹 장경민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현재 홍보/국제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홍보/국제팀이 하는 주 업무는 크게 홍보 업무와 국제 업무로 세분화할 수 있는데요. 홍보 업무는 언론사 관리 및 미디어 행사 주관 등이 있고 국제 업무로는 국제 대회를 주관하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큰 국제 배구 대회를 개최한 적이 없지만 한국배구연맹에서는 배구 강국의 인지도 높은 클럽팀을 초청하여 수준 높은 국제 배구대회를 개최할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고 그 총괄 업무를 저희 국제팀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어떠한 계기로 배구연맹에서 일하게되셨나요?
A.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를 굉장히 좋아했었습니다. TV를 봐도 하루 종일 스포츠 경기만 봤었죠.
제가 미국에서 다니던 학교가 LA에서 20분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박찬호 선수가 홈 경기 등판했을 때는 단 한번도 경기를 놓친 적이 없었을 정도로 열정적인 스포츠 광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귀국 후에 신문사에서 10개월 정도 일을 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걸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뭘까?’ 오랜 고민 끝에 지금까지 단 한번도 스포츠와 떨어져서 살아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꼭 스포츠와 관련된 곳에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퇴사를 한 후에 방송 아카데미에서 주관하는 스포츠 에이전트를 양성교육 과정 등록을 하고 공부하던 중에 특강 나온 선생님들께 수업을 받다가 우연한 기회로 성남 일화 축구단에 인턴으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4시즌 동안 축구 구단에서 일을 하다가 연맹에서 일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계속해서 알아보다가 08-09년도 즈음에 프로 배구 연맹에서 직원을 뽑는다는 정보가 났고 아는 분의 추천으로 지원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배구 연맹에 경력직으로 합격하게 됐고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Q.과거에 비해 요즘 배구 인기가 엄청나게 높아졌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사실 과거에 비해 오늘날의 배구가 엄청 인기 있다고 하긴 힘들어요. 과거를 비교 하자면 몇 년 전보다 올해가 발전했다란 말씀은 드릴 수 있지요. 과거의 배구라면 80~90년대를 말할수 있는데 그때는 배구 뿐만 아니라 축구, 농구 스포츠 대부분 종목들의 르네상스였지요. 지금은 사람들이 스포츠 말고도 즐길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예전과 비교 하기는 조금 힘듭니다.
다만! 배구를 얘기 했을때 확실히 3~4년전보다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건 사실이예요. 관중 증가율,
TV시청률, 언론 노출빈도, 재정면에서도 오늘날의 배구가 많이 발전한것은 사실입니다. 그 이유로는
팀들간의 전력 평준화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과거 특정 몇몇 팀의 전력에 비해 다른팀들은 상대적으로 약했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반면, 올해는 과거 약팀들이 강팀들을 꺾고, 반대로 과거의 강팀들이 하위권으로 내려가는 등 전력의 차이가 많이 좁혀져 이에 따른 경기의 재미와 흥미가 높아졌다 생각해요.
아무래도 경기장에 오는 팬들이 결과를 뻔히 아는 경기보단 누가 이길지 모르는 경기를 보고 싶어하는게 당연하니까 올시즌에 더 많은 팬들이 찾아오셨다고 봐요
또한 구단의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입니다. 올해 각 구단들은 팬 맞춤형 마케팅 전략으로 전에 비해 성공적인 마케팅 시즌을 펼쳤다고 봐요. 비와 눈이 오는 날씨에도 경기장 오는 팬들을 위해 입장티켓 가격을 할인 해준다던지, 스마트 폰의 이용증가에 따른 어플 및 모바일 서비스도 시작했죠. 무엇보다 선수들도 팬미팅이나 사인회 같은 이벤트로 팬들에게 더욱 다가가는 모습을 보인 만큼 관중들이 더더욱 많이 와주셨다고 봐요
Q.배구 연맹이 가지고 있는 앞으로의 비전과 목표에 관해서 말씀해 주세요.
A. 크게 두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첫째는 신생팀 창단입니다. 현재 남자는 7개, 여자는 5개팀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남자 7팀중 군인팀인 상무가 있기 때문에 프로팀은 6개라고 보시면 됩니다. 남자 프로팀이 적어도 8~10개팀은 되어야 경기 일정도 알차게 짤 수 있고, 프로리그다운 규모를 갖출 수 있습니다. 여자팀은 현재 5개로 프로리그라고 하기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예요. 다행히 이번에 신생팀이 하나 창단되어서 내년부터 리그에 합류하게 되어 총 6개팀이 됩니다. 욕심같아선 남자 10개팀, 여자 8개팀정도 되어 리그가 운영되었으면 좋겠네요. 물론 체계적인 구단 운영 시스템 구축없이 무분별한 덩치키우기식 창단은 옳지 않고요, 창단전에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실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프로배구 연맹 사옥을 건설하는 거예요. 현재 저희 연맹은 프로배구 사옥을 위한 프로젝트에 들어갔고 향후 몇 년 안에는 구체적인 건축 계획이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타 프로스포츠 연맹처럼 배구 연맹만의 사옥이 있어야 재정적으로도 안정될 수 있고, 배구 전시관 및 기타 배구 관련된 시설들을 보유하는 것이 저희 연맹의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제 개인적인 비전은 프로배구 홍보 담당으로써 국민들에게 ‘배구가 참 재밌는 스포츠구나’란 말이 나오게 하는것입니다. 배구가 다른 프로스포츠에 비해 규모나 인프라, 또한 일반 시민들에게 인지도가 낮은편입니다. 배구에는 관심이 많이 없으신거죠. 해마다 발전하고 인기가 올라가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한가지 확실한건 배구를 잘 몰라서 경기장에 못오시는것이지, 경기장에 한번 오셔서 배구를 보시면 참 재밌고 또 오고 싶다고 하시는분들이 많아요. 많은 분들이 배구를 쉽게 접할수 있게 저희 연맹에서 부지런히 움직여야 합니다. 더욱 성숙된 리그 운영, 미디어를 통한 리그홍보, 스타 선수들 키우기, 유소년 발전 프로그램 개발 등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제가 예전에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했던 얘기가 있는데요. 나의 자식이 운동선수가 되고 싶을때 “넌 어떤 운동선수가 되고 싶니?“ 라 하면 ”배구선수요, 배구선수 너무 멋지고 좋아요, 꼭 하고 싶어요“ 란 말이 나올때 비로서 저희가 성공했다라고 할수 있는겁니다. 그렇게 하는것이 저의 비전이고 목표입니다. 대한민국 프로배구 파이팅!! ^^
Q.저 또한 대한민국 프로배구 파이팅!! 입니다. 마지막으로 체육 쪽에서 진로를 결정하려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있으시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을 보면 이론적으로 많은 공부를 합니다. 경기 종목에 관해 지식은 물론이거니와 전문적인 체육 지식 수준 또한 굉장히 높습니다. 그러나 체육 쪽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며 일을 하고 싶다면 이론적인 지식 위에 ‘경험’이 필요합니다. 이론적으로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경험해 가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 나가는 것이죠. 학교 다니면서부터 이런 경험들을 많이 쌓아두면 좋은 자산이 될 것입니다. 좋아하는 그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준비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특기를 만들어 두길 바랍니다. 다른 사람과는 다른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어 혹은 다른 국가의 언어 능력을 키운다던가, 혹은 컴퓨터 사무 능력이 뛰어나던지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무언가’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그 순수한 열정으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세요. 제가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파이팅!!
따듯한 커피와 함게 귀한시간 내주셔서 스포츠 연맹의 꿈을 키우는 후배들을위해 좋은 말씀 해 주신것 정말 감사합니다. 프로배구연맹의 비전과 발전을 저도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스포츠둥지
'스포츠둥지 기자단'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석만, 세 번의 만남! (2) | 2011.05.23 |
---|---|
주머니 속 100원의 즐거움, 서울 경마공원!! (0) | 2011.05.20 |
우리는 K리그를 사랑하는 사람들!! (1) | 2011.05.18 |
대학스포츠에 관하여!! (0) | 2011.05.17 |
은퇴 후의 삶, 여성지도자의 삶과 리더십! (0) | 2011.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