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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요가의 실천수행에 대한 소고


글 / 권오륜 (부산대학교 스포츠과학부 교수)

 요가라 함은 원래 명상을 위한 수행이다. 오랜 명상을 하기 위한 좌법수행의 어려움을 덜고자 만들어진 것이 신체수행이었고, 그것이 요가 아사나(Asana)이다. 그러나 현대의 요가는 본질적 목적에서 벗어난 수행이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으면서 서로 정통성만을 강조하고 있다. 서로가 정통이다 정통이 아니다 에 비중을 두다 보니 오히려 대중들에게 요가수행의 진전을 일깨워 주지 못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운동만 하면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다고 여기며 그러한 생각이 현대인들의 의식을 점유하고 있다(이학준, 2006). 요가수행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 요가만 하면 건강해지고 정신이 맑아진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정통이고 정통이 아닐까? 인도에서 수행을 하고 왔다고 해서 아니면 명성 높은 단체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정통성을 가졌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해서 요가의 신체적 움직임을 과도하게 수행하고, 유연성만을 강조하여 고난도 동작들을 수행한다고 해서 그것이 정통성을 가진 요가수행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요가의 철학적 관점에서 수행은 심신일여이며, 범아일여사상을 기초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가의 철학적인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요가 수행에서 일어나는 원리를 알아가는 것과 그것들을 올바르게 행하고 있는 가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행동, 즉, 행위의 공통적이고 본질적인 특성에는 행위 그 자체로 인식되어지는 행위에 대한 평가를 수반하기 마련이다. 행위에 대한 평가의 기준척도는 행위의 근거를 정당화하는데 있을 것이다. 행위에 대한 정당성은 우리가 실천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현실과 동 떨어진 행위는 정당성을 갖는 것이 아니라 이질감만 느끼게 할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요가가 가지는 철학적 의미의 난해하면서 사변적이고 이론적 경향이 아닌 현장에 적용되어지는 철학의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이다. 철학이라 할지라도 현실과의 괴리는 철학적이지 못한 것이며, 요가 철학에서 밝히는 실천철학적인 관점에서도 벗어나는 것이 될 것이다.
 요가의 궁극적 목적인 깨달음의 완성은 수행이라는 실천적 행동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이정학, 2009). 앎이 행동으로 이루어져 실천해야 하는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실천하기 힘든 과제이며, 현대 요가수행의 과제에 있어서도 지행의 괴리는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앎과 행위의 관계를 철학적 사색이 아닌, 경험적 실증으로 하나의 개념으로 해석되어져야 하며, 그러한 관계 속에서 요가수행의 완성에 도달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앎과 행위를 요가수행 완성의 관점에서 선택하고 수행하기 때문에 최고의 수행자는 올바른 앎과 행동을 요가수행의 완성과 최고의 관점에서 실행하게 된다(이정일, 2009). 이렇게 아는 것과 행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올바르게 극복 될 때, 요가에서 추구하는 깨달음을 위한 수행이 이루어지는 것이며, 이것이야 말로 요가수행의 정도로 가기 위한 수행의 과정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스포츠 문화로서 요가에 대한 바른 인식과 함께 그것을 올바르게 실천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실천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세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첫째, 요가수행에 필요한 윤리적인 규범을 준수하여 덕망을 쌓고, 요가 수행에 요구되는 총체적인 지식의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이다. 요가수행의 첫 번째 길은 윤리적인 수행이며, 이러한 윤리적, 도덕적 고지는 단순히 내적인 수행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며, 외적인 삶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요가수행에서의 윤리적 수행은 요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일반적으로 지켜야 할 의식이며, 첫 번째의 관문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상업적인 요가는 요가수행자들이 지켜야 할 윤리적인 규범에서 어긋난 행동들이다. 현대의 물질만능주의는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며, 많은 것을 가지고 있을수록 버리기가 싶지 않은 것처럼 요가수행에 있어서도 윤리적인 규범들을 알고 있지만 상업적으로 변화되는 수행에 대해 묵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스포츠에서 지켜야 할 미덕이 있듯이, 요가수행자들도 수행에 필요한 규범을 모범적으로 수행하기를 노력하고, 요가에 필요한 총체적인 지식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 이렇게 올바른 규범과 지식의 이해가 바탕이 된다면, 수행의 과정이 올바르게 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둘째, 요가수행에 있어 신체수행과 호흡수행은 상호불가분의 관계이며 올바른 방법으로 실천하여 효과성을 발휘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본디 요가수행은 호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모든 원리를 깨닫지 못한다고 한다. 올바른 호흡수행은 생활 속의 편안한 호흡보다는 명상 중에 편안하고 고요한 호흡을 유지시키는 능력을 획득하는 것이며, 신체와 정신이 집중되어 뇌와 신체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 할 것이다(박지명 역, 2002). 자신을 알고 싶다면 호흡법부터 배워라 는 말이 있다. 이는 올바른 호흡법의 실천을 통해서 평온함을 느끼게 되고 이를 체험할 때 비로소 진정한 나를 실감한다고 한다. 또한 이런 체험을 통해서 얻어진 평온함을 일상생활에 영위한다면 고민이 사라 질 것이며, 호흡법은 진정한 나를 만나기 위한 방법이 될 것이다(박문성 역, 2007).
 셋째, 신체수행 시 수준에 따라 다양한 동작의 신체 움직임 그 자체에 집중하고 극한의 경험에 목적을 두지 않고 실천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수행자의 수준에 따라 극한의 경험은 다르게 나타나 일반화하기 어렵겠지만, 극한이란 움직일 수 있는 범위에서 벗어나 신체의 중심을 잃은 상태의 범위를 뜻하는 것이다. 현대의 요가수행은 많은 동작을 수행하기를 요구하고, 그것을 통해 극한을 경험하려 한다. 그러한 행위는 신체의 평온한 상태를 위한 수행이 아니라, 신체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통해 신체의 정렬이 아닌 불균형적인 신체를 만들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적당한 움직임 속에서 신체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을 인지하고, 신체 움직임의 극한이 아닌 절제가 되어 질 때, 신체의 중심이 잡히는 것이다. 신체 속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을 인지한다는 것은 집중하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고, 그것이 곧 신체의 조절력을 키우는 원천이 되는 것이다. 신체가 조절이 되고, 신체 안의 움직임이 조절이 된다면 요가수행에서 바라는 깨달음을 아는 것이 될 것이다(김선희, 권오륜, 2009). 깨달음이란 어려운 철학적 용어가 아니라,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요가수행을 바르게 알고 실천한다면 마음과 신체 움직임의 평온함을 느끼게 할 것이며, 신체와 정신이 서로 자유로워지면서 신체와 정신이 하나가 되는 심신일여, 또는 지행일치를 경험한다. 이러한 경험은 요가가 추구하는 깨달음의 철학적 의미를 일상생활 속에서 이해하는 기초적인 과정이 될 것이다. 따라서 현대 요가수행자들은 지행일치를 이룰 수 있도록 총체적 지식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수행을 하여야 할 것이며, 이러한 수행자의 모습이 본보기가 되어 요가의 발전이 향상되고 올바른 저변확대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요가수행자 스스로가 인지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현대 요가의 실제를 개선하는데 노력하여, 요가에 내재된 가치들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과 함께 요가의 정체성 확보를 위한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접근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스포츠둥지

( 이 글은 2010년 9월 한국체육철학회지, 18(3), 173-184 에 게재된 김선희․ 권오륜의 “요가의 실천수행 과제에 대한 소고”의 논문을 발췌, 보완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