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둥지 기자단

유럽 축구 배낭 여행을 위한 스페셜 가이드



글/한지연(경희대학교 언론광고PR/방송영상스피치)

“끝이다!!” 기말고사를 끝낸 둥지는 잔뜩 신이 났다. 시험이 끝난 것도 기쁘지만, 2주 후면 드디어 유럽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보통 유럽은 날씨가 따뜻한 봄-여름에 관광객들이 몰리지만 둥지에게 유럽 여행 성수기는 유럽 축구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겨울이었다.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부터 스페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까지 매 년 8월에 시작해서 5월에 막을 내리는 리그가 대부분이다. 화려한 선수들이 기다리고 있는 유럽으로의 떨리는 이륙을 앞두고, 둥지가 준비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알아보자.

Step 01. 비행기를 구하자!
우선 떠나기 위한 비행기표를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동선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보통은 일반적인 유럽 배낭 여행의 루트대로 영국 입국이 보편적이다. 축구 배낭 여행자의 입장에서도 축구의 본고장인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부터 차근차근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영국으로 입국을 결정한 사람이라면 세 가지의 선택이 있다.
  첫 번째는 조금 욕심을 부려서 스코틀랜드 프리미어 리그까지 보는 방법이다. 현재 셀틱에서 기성용, 차두리 선수가 활약 중이기 때문에 스케줄을 맞추면 이들이 뛰는 모습을 직접 경기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도 있다. 특히 스코틀랜드는 경기 외에도 영국 특유의 매력과 자연 경관이 조화로운 최고의 여행지이다. 스코틀랜드 입국을 위해서는 글래스고나 에든버러 공항으로 가야 한다.
두 번째는 영국의 주요 구단이 몰려 있는 맨체스터로 입국하는 방법이 있다. 맨체스터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라는 스타 구단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근처 리버풀, 볼튼 등의 도시로 이동도 용이하다. 영국 은 전 국토에 철도가 잘 되어 있어서 이동에 큰 어려움이 없다. 영국 철도는 기간 내에 횟수를 정해놓고 마음대로 탈 수 있는 티켓도 있으니 미리 알아보면 이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세 번째는 영국 축구의 모든 것이 살아 숨쉬는 런던으로 입국이다. 런던에는 아스널, 토트넘, 풀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등 유서 깊은 구단들이 존재한다. 런던 내에서의 구단들 간 이동은 ‘언더그라운드’라는 지하철로 가능하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가까운 거리에 구장이 있다. 런던 지하철은 3일, 일주일, 한 달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패스가 있기 때문에 런던에서 오래 머물면서 구단을 둘러볼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런던 역시 축구 외에도 볼거리가 너무 많은 곳이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면, 영국의 히드로 공항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배낭여행객들이 입국하는 허브이기 때문에 입국 심사가 무척 까다롭다. 돌아올 비행기 티켓과 영국 내 숙소, 여행 일정을 영문으로 준비하면 입국 심사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입국할 국가를 결정했다면 다음으로 할 일은 국가 내 이동에 대한 문제이다. 다행히도 유럽은 저가항공이 매우 잘 발달해 있어서, 운이 좋으면 1유로로 도시간 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보력! 같은 비행기를 타도 구매 시기에 따라 몇 십 배의 운임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갑자기 스페셜 행사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자주자주 체크하고 티켓 서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통수단을 얼마나 저렴하게 이용하느냐의 문제는 얼마나 인터넷 서핑으로 발품을 파느냐에 달려 있다.
또 저가항공은 주로 소도시 공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저가항공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상황에 따라 기차, 버스, 비행기 등을 타게 된다. 유럽에서는 이동 중에 여러 가지 변수(예를 들면 하루 더 있고 싶은 좋은 곳을 발견했다던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완벽한 숙소, 교통편, 루트를 짜고 간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이동한다고 생각해야 마음이 편하다. 현지 유스호스텔, 한인 민박 등을 이용하다보면 생각보다 좋은 정보원들을 많이 만나게 될 것이다. 마음을 열고, 도전하는 마음으로 떠나자.

 [구단 별 위치 정보]


Step 02. 루트를 결정하다!
사실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루트를 정하는 일이다. 유럽 배낭 여행을 하겠다고 마음먹어도 몇 달을 고심해야 완벽한 루트가 나오는데, 축구라는 목적을 가지고 가는 경우에는 경기 일정에 따라 일정을 짜야 해서 더 골치가 아프다. 루트를 짜기 위해서는 우선 수첩을 펼치고 좋아하는 구단, 좋아하는 선수, 좋아하는 우리나라 선수의 이름 쓰자. 그리고 꼭 봐야 하고 놓치고 싶지 않은 순서를 정하자. 그 다음부터는 다시 정보력의 싸움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경기 일정대로 움직이는 경우 아주 예쁜 루트가 나오긴 힘들다. 그럴 때 Step 01에서 언급한 다양한 교통수단을 유동적으로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꼭 가고 싶은 팀과 선수를 정했다면 그 다음 할 일은 각 구단의 일정을 찾는 일이다. 일단 유럽 구단들의 일정대로 움직인다면, 그 국가의 주요 리그, 컵대회, 챔피언스리그나 유에파컵 등의 일정을 꼼꼼히 살펴보자. 단순히 리그 경기 말고도 정말 많은 경기가 열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티켓팅 페이지]

구단의 각종 일정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리그 일정을 정리해 놓은 것보다는 각 구단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편이 편하다. (구단 홈페이지는 포털 사이트에서 각 리그 이름을 검색하면 모든 구단 홈페이지 정보를 편리하게 제공하고 있다.) 영국 같은 경우에는 정리가 잘 되어있는 편이고 국가에 따라 영어 페이지가 없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두려워하지 말 것! 어차피 출국과 동시에 끊임없이 의사소통 문제에 부딪혀야 한다. 스페인이나 프랑스의 경우에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전혀 안 되는 경우도 생기니까 전자사전 하나 정도는 필수로 챙겨가자. 사실 클럽 이름과 지역, 구장 이름만 잘 알고 있으면 일정을 파악하는 정도는 무리가 없다. 보다 수월한 정보 수집을 위해 아래 주소들을 꼭 메모해둘 것!

* 유럽 리그 별 구단과 선수 리스트 Football squads : http://www.footballsquads.co.uk/squads.htm
* 외국어 홈페이지 번역을 해주는 구글 번역 : http://translate.google.com/?hl=ko#ko|en|
* 유럽 구단 별 구장 정보를 알려주는 The stadium guide : http://www.stadiumguide.com/

이왕 유럽까지 간 거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활약하고 있는 가도 꼭 보고 싶기 마련이다. 현재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는 우리나라 선수는 영국에 박지성(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영국, 볼튼 원더러스), 기성용(스코틀랜드, 셀틱FC), 차두리(스코틀랜드, 셀틱FC), 프랑스에 박주영(프랑스, AS모나코), 정조국(프랑스, AJ옥세르), 남태희(프랑스, 발랑시엔), 송진형(프랑스, FC루트), 이용재(프랑스, 낭트), 그리고 네덜란드에 석현준(네덜란드, AFC아약스), 독일에 손흥민(독일, 함부르크 SV)이 있다. 혹여나 우리나라 선수가 경기에 뛰지 않았다고 해도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나가는 대기 장소에서 기다리면 집으로 돌아가는 선수들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도 기간 중에 열리는 A매치 경기 일정도 미리 파악해두면 좋다. A매치 경기의 경우 티켓을 구하기도 훨씬 수월하다.


Step 03. 입장권 구하기!
아마 가장 신경 쓰이고 걱정되는 부분이 입장권일 것이다. 하지만 빅 매치를 제외하고는 티켓을 구하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영국이나 스페인, 독일의 경우 입장권을 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각 구단 홈페이지에 방문하는 것이다. 인터넷 회원으로 가입하고 (이름과 이메일 주소만 가지고 가입 가능하다) 티켓을 결제하면 원하는 곳으로 배송해준다. 한국까지 배송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현지 거주자나 한인 민박 등에 부탁하는 방법도 있다. 영국의 경우 인지도가 떨어지는 경기라 해도 당일 날 표 구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미리미리 인터넷 예매를 하는 편이 좋다. 이탈리아 세리에A는 영국보다는 입장권 구하기가 수월한데, 시내에 있는 메가스토어에서 표를 구하거나 당일 날 조금 일찍 가서 현장구매 할 수 있다. 프랑스 역시 현장 구매로 티켓을 구할 수 있다. 네덜란드 리그는 구단별로 회원가입을 우선 하고 티켓 구매가 가등하다. 네덜란드 구단 중 아약스, 페예노르트, PSV아인트호벤은 구단 사이트로 이메일 예약을 해야 한다.
암표를 통해 입장을 계획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영국의 경우 암표를 팔고 사는 것 모두 불법이기 때문에 암표를 샀다가 적발되면 다시는 영국에 입국할 수 없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Step 04. 구장 투어의 매력!
축구 배낭 여행 날짜를 얼마나 잡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가는 지역마다 모든 경기를 섭렵하고 오는 것은 체력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쉬운 일이 아니다. 지역 구경도 하고 현지에서 친구도 사귀는 등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혹시 경기를 보지 못했다면 아쉬워하지 말고 구장 투어를 찾아가보자. 유럽 리그 대부분의 구단에서 구장투어를 하고 있다. 구장투어는 보통 경기가 없는 날 매일, 매 시간마다 열리고 각 구단의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그 안에서 각각 구장 투어 스타일도 다양하다. 대부분 1시간 가량의 투어가 진행된다. 아스널의 경우 일반 투어와 레전드 투어가 있어서, 가격이 몇 배나 더 비싼 레전드 투어를 할 경우 기념품을 제공하고 구단의 역사적인 레전드 선수가 투어를 진행한다. 구장 투어는 좋아하는 구장을 속속들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기념품이 있는 메가스토어와 구단 역사 박물관을 보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유럽은 겨울에 해가 짧고 구단 투어도 인기가 많아서 미리 예약하거나 일찍 방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추천 팁 하나는 영국에서 펍가기이다. 영국은 거의 일주일 내내 경기가 열리고 동네의 작은 펍에서도 모든 경기를 스크린으로 생중계한다. 빅경기가 있는 날은 동네를 다 돌아도 자리가 없을 만큼 인기가 좋다. 펍에서 외국인들과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며 경기를 보면 유럽 리그의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유럽 축구 배낭 여행을 준비하는 데 최고의 팁은 욕심부리지 않고 꼭 가고 싶은 곳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오는 것이다. 이번 한 번에 좋아하는 모든 팀을 최저의 예산으로 몽땅 다 보고 오겠다!라고 마음 먹는 순간 일정도 짜기 힘들고 여행이 일이 되는 지름길이다. 이밖에 내용은 일반 유럽여행과 비슷하기 때문에, 꼼꼼히 차근차근 여유로운 마음으로 준비한다면 생애 최고의 여행이 될 거라 확신한다.ⓒ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