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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마라톤은 아름다워, 생활 속의 ‘달리기’

                                                                                                     글/유수진(연세대학교 교육학과)

‘마라톤’을 생각하면 쉽게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다. 그것은 대부분 ‘인내와 끈기’, ‘자신과의 싸움’, ‘고독’ 등의 무언가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듯한 ‘숭고한’의미로서의 스포츠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올림픽에서 마지막 경기로 행해지는 마라톤은 ‘올림픽의 꽃’이라고도 불리는데, 42.195km가 마라톤의 대표적인 정식 거리로 채택되어있어 일반인들에게는 선뜻 만만한(?) ‘생활 운동’으로 인식하고 행하기가 다소 어려운 면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마라톤은, 여전히 ‘고난’과 ‘끈질긴 자신과의 싸움’의 의미도 포함하지만, 나아가 ‘생활 속에서 활기를 불어넣는 스포츠’로 점차 자리를 잡고 있다. 즉, 많은 사람들이 ‘마라톤’을 즐기게 됨에 따라, ‘마라톤’이 ‘생활 체육’으로 일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에게 ‘마라톤’을 ‘바라보기만 하는 운동’이 아닌, ‘친숙하게 도전하고 행하는 운동’으로 만드는, ‘마라톤의 매력’은 무엇일까? 지난 11월 14일, 상암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는 ‘제 8회 스포츠서울 마라톤대회’가 개최되었는데, 필자는 그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생활 체육으로서의 마라톤의 매력’을 담아내고자 한다.


                마라톤이 일반인들에게 ‘생활 속에서 즐기는 스포츠’로 점차 활력을 더하고 있다.



오전 8시 30분. 비록 날씨는 쌀쌀하였지만, 오전 9시인 출발을 앞두고 대회를 준비하는 여러 ‘마라톤 동호회’단체들과 일반인들로 평화의 광장은 ‘생기와 열기’가 가득했다. 준비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나는 김수연(27)씨를 만날 수 있었는데, 수연 씨는 일 년에 한 번은 꼭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는 생활 속 마라토너이다. 처음에는 친구의 권유와 호기심에 이끌려 ‘마라톤 대회’에 ‘10km’코스로 참가했었는데, 그 때 처음으로 ‘마라톤’을 경험하면서 느낀 감정들과 ‘10km’을 완주했다는 성취감 등을 잊지 못하여, 그 이후로는 매년 한 번은 꼭 ‘마라톤’대회에 참가한단다. 횟수로 4번의 마라톤대회에 참여했다는 그녀는 아직까지는 한번도 Full코스에 도전하지 못했지만, 차근차근 자신의 실력을 늘려 언젠가는 Full코스를 완주하고 싶다며 강한 도전의지를 내비쳤다. 그렇게 이야기 하던 중, 어느새 마라톤 출발 시간이 되었고, 약 5000여명의 사람들은 조금의 ‘긴장과 흥분되는 마음’을 안고 ‘자신의 마라톤’을 위해 걸음을 힘껏 내딛었다.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준비체조를 한 후, 출발점에서 대기하고 있다.



한편 대회진행이 점차 중반기로 넘어가면서, ‘10km 코스’를 달리는 사람들이 점차적으로 도착하였는데, 이들 중 여대생인 이지영(21)양과 얘기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은 마라톤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마라톤의 속도 기록’에는 아직은 욕심이 없다며 웃으며 말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마라톤’이 ‘굉장히 어려운 운동’이고, 특히 자신과 같은 여성에게는 ‘친숙하지 않은 운동’으로 생각했었는데, ‘아빠’와 함께 달리면서 ‘마라톤의 재미’를 새롭게 느끼게 되었다고 했다. 또한, 달리는 사람의 연령이나 체력능력에 맞추어서 적정수준의 운동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42.195km의 Full코스 마라톤에 구애 받을 필요가 없이 5km, 10km, Half 코스 마라톤에 목표를 정하여 실천할 수 있는 것이 ‘마라톤의 장점’임을 언급했다.

그리고 이윽고 들어오는 이양순(52) 씨를 인터뷰 할 수 있었는데, ‘가정주부’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녀는 ‘높은 성취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마라톤을 하는 가장 큰 이유임을 설명했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때는 불편함과 지루함, 피로감 등으로 긴 거리를 지속해서 달리는 것이 힘들었는데, 이런 과정들을 반복적으로 극복하면서 ‘완주를 하였다는’성취감을 느끼게 되었고, 이런 경험(마라톤의 성취경험)이 다른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영향을 가져와 큰 자신감을 갖게 함을 말했다. 그리고 ‘힘든 마라톤’을 통해서 ‘일상생활의 스트레스도 별 것이 아닌 것’으로 잠시나마(?) 여길 수 있다고 웃으며 말하는 그녀를 보면서, 과연 ‘마라톤만이 가지는 유쾌함’이 그녀에게 강하게 묻어 나옴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었다.

 
마라톤 대회 일정 소개




2011년을 ‘달리기’로 맞이하는 건 어떨까?

 
앞에서 보았듯, 마라톤은 더 이상 전문적인 선수들을 위한 스포츠이기 보다는 ‘생활 스포츠’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더욱이 ‘마라톤’은 혼자 뛰어야하는 고독한(?) 스포츠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는데, 오히려 뛰는 동안 여러 사람들이 서로를 응원하기도 하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뛰는 모습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자신 또한 자신감을 얻고 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에 마라톤은 ‘혼자’의 마라톤이 아닌 ‘서로의, 함께하는 마라톤’이 되어 가고 있었다.
 

겨울이 성큼 다가온 이 시간, ‘쌀쌀한 추위’ 속에 오히려 ‘마라톤’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은 어떠한가? 2011년을 맞이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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