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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올림픽에 출전하기엔 너무 늙었다구요? 천만의 말씀!

                                                                                    글 /  김경태 (미국 인디애나대학 박사과정)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도리스 러셀(여)은  90세의 나이로 일주일에 세번씩 하루에 1.2km씩 수영을 한다. 또 수영시합에도 꾸준히 참가한다.  2010년 9월에 있었던 매린랜드 시니어 올림픽에서는 5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현재 전미 마스터즈 수영대회에서 6개의 금메달을 획득했고 참가한 종목도 100야드 접영에서 500야드 자유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해당 나이 대에 전미 챔피언이자 신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과거에 그녀는 수영선수 출신이었으나 대형 교통사고로 인해 손목과 발목은 물론이고 엉덩이와 대퇴부가 부러지면서 휠체어에 의지해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차츰 걷기 시작했고, 수영을 다시 시작 하게 됐다. 수영은 그녀에 있어서 기쁨이고, 목표를 실현해가는 삶의 도구이자, 그녀의 건강을 지켜주는 방패인 것이다.

도리스 러셀을 소개한 이유는 시니어 올림픽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다. 건강하게 스포츠를 즐기는 노인들을 위해 1987년 미국 세인트 루이스에서 노인 올림픽이 시작됐다.  현재 만 여명 이상이 참가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노인 스포츠 경기로 발전했다. 시니어올림픽은 전미 시니어 게임협회(NSGA: the National Senior Game Association) 에서 주관하고 공식적으로 미국 올림픽 위원회에 소속되어 있으며, 2년 마다 미국과 캐나다인이 참가한다. 50세 이상 만이 참여할 수 있으며 개인종목으로 골프, 육상, 사격, 3종 경기, 라켓볼, 테니스, 남자 소프볼, 펜싱, 수영, 볼륨댄스, 볼링, 말발굽던지기 (Horseshoe Pitching), 5km와 10km 경주가 있고 팀 종목으로 남녀 농구, 남자 소프볼이 있다.



               Photo from National Senior Game Association (http://www.nsga.com/)


시니어 올림픽은 소외된 노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활기찬 생활 방식을 유도하고 나아가 개인의 건강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전미 시니어 올림픽은 2년마다 개최되지만 지역 시니어 경기는 매년 개최된다. 참가자들은 경기 준비를 위해 각 지역에서 개인으로 혹은 소속된 클럽을 통해 운동을 하며 소속감이나 자신감을 얻게 되고 이를 통해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노인의 운동참여는 확실히 신체건강에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매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시니어올림픽에 참가하는 인원은 만명에 불과하지만 50개 주에서 각각 지역예선을 실시하는 데다 해당 주의 결선에 진출하기까지 또 대회가 치러지기 때문에 1만명을 훨씬 웃도는 많은 노인들이 참여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개인 건강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건강도 도모할 수 있다.



                 Photo from National Senior Game Association (http://www.nsga.com/)


노인의 질병예방과 건강증진 차원에서 볼때 정기적인 운동참여는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한 통계를 보면 2002년 인구 중 상위 10%의 노인인구가 전체 의료비용의 64%를 소비했다는 보고가 있다. 노인들의 건강이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면 노인들에게 스포츠 참여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또한 노인 개개인의 건강차원뿐만 아니라 전미 규모의 스포츠 대회를 유치함으로써 그 지역사회에 끼치는 경제적 효과도 매우 클 것이다. 최근 데이터는 아니지만 지난 2005년 미국 피츠버그에서 개최되었던 시니어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는 420억 원에 달했으며 지속적으로 참가인원과 규모가 증가하고 있어 그 경제적 효과는 더 확대될 것이다. 



                  Photo from National Senior Game Association (http://www.nsga.com/)


유엔(United Nations)에 따르면 총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7%가 넘으면 고령화사회(Aging Society), 14%가 넘으면 고령사회(Aged Society), 그리고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 (Super Aged Society)로 정의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노인인구가 7%를 넘어 고령화사회에 진입했으며 2026년에는 5명중에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인구비율만 보더라도 노인들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주 구성원이 될 것이며 우리나라도 고령사회에 대한 준비가 매우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측면에서 노인의 건강과 스포츠 정책으로 시니어 올림픽은 좋은 대안이라 생각된다.

장애인들을 위한 스포츠 경기 대회인 패럴림픽(Paralympics)과 스페셜올림픽 (Special Olympic)의 경우 이미 독립적인 스포츠 경기대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국가차원에서의 지원도 많이 개선되었다. 장애인들의 이미지를 고취하고 사회적 지위를 형성하는 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으며 나아가 궁극적으로 장애인들이 스포츠에 참여함으로써 그들의 건강을 유지하고 개선해 나아가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제 고령사회를 위한 노인들을 위한 준비와 투자가 필요한 시기이다. 노인들에게 스포츠, 연습, 운동경기, 경쟁을 통해 건강한 생활패턴을 형성하고 건강을 증진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Photo from National Senior Game Association (http://www.nsga.com/)


최근 우리나라도 노인을 위한 복지정책의 하나로 ‘어르신 생활 체육대회’라는 이름으로 60세이상의 노인을 위한 전국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단순히 대회만 개최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노인들이 스포츠 속에서 목표를 갖고 경쟁하고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인하면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이제 곧 고령 사회로 넘어가는 이 시점에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진정 노인들의 삶과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노인체육대회가 만들어지고 더 나아가 국제 노인 올림픽대회를 만들어 국위선양에도 기여하는 날을 기대해본다.


참고문헌:
National Senior Games Association (
http://www.nsga.com)
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2006). The high concentration of U.S. Health Care Expenditures. Research In Action. 2006 J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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