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풋볼 바로알기

                                                                                      글/이지현(오하이오 주립대학 박사재학)

이 곳 Ohio주의 주도 Columbus는 Football 시즌 중에는 매주 토요일이면 도시 전체가 빨간색으로 물든다. The Ohio State University(OSU)의 Football 팀을 응원하기위해 학생 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 주민들이 학교의 상징색인 빨간색의 의상을 입고 경기를 보기 때문이다. 매 경기 약 11만 명을 수용하는 The Horseshoe Stadium임에도 불구하고 티켓이 매진되는 것은 물론이고 경기장 주변이나 거리 곳곳, 음식점 등 도시 어느 곳에서나 OSU를 응원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공짜로 표를 준다 해도 가지 않는 우리나라 대학 스포츠 경기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에서의 대학 풋볼이란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스포츠는 미국인들에게 삶의 한 부분이다. 프로스포츠 (예:NBA, NFL, MLB, MLS, NHL)는 물론이고 대학스포츠의 인기는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이다. 특히 대학 풋볼경기는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종목 중 하나이다. 심판과 규정이 합리적이고 정확한 이 스포츠는 미국사람들이 지닌 특유의 성향과 일치하고 다양한 전술과 전략, 그리고 선수 포지션별 명확한 역할이 재미를 더한다. 자체적으로 발생하여 발전해 온 자국민 만을 위한 스포츠란 점에서 풋볼에 대한 미국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미국에서 대학 풋볼의 명성은 그 학교의 전체적인 명성, 특히 스포츠에 대한 명성과 직결되어있다.

대학 풋볼은 스포츠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먼저 Division I (추후 설명) 에 속하는 대학들은 사립 명문 대학들에 못지않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자부심은 학생들이 졸업 이후에도 끈끈한 동문의식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밑바탕이 된다. 예를 들어  OSU의 졸업생들은 늘 모교의 운동경기를 TV로 보거나 고가의 입장권을 구매하여 자신의 학교를 극성스럽게 응원하게 되고 주변의 다른 졸업생들과 함께 자리하여 그것이 비 공식적인 동문회의 성격을 띄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효과는 기부금 유치에도 영향을 미쳐 그 들 중 누군가가 사회에서 돈을 벌게 되면 그 이익금을 다시 자신에 학교에 기부하고 학교는 이를 학교발전에 이용할 것이다. 따라서 스포츠라는 테두리를 통해 형성 된 동문의식은 학연을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는 문화와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대학 풋볼의 무한한 시장성

이 곳 Columbus에 사는 사람 혹은 OSU의 학생으로서 최소한 1개의 이상의 빨간 티셔츠를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특히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풋볼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를 보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빨간 티셔츠 혹은 학교 티셔츠를 입고 다닌다. 티셔츠 한 장당의 최소한의 로열티를 생각 한다고 해도 학교에서 벌어들이는 금액은 엄청날 것이다. 풋볼에 관련된 상품은 그 가치가 더욱 커진다. OSU의 경우 재학생은 5경기가 포함된 홈경기 입장권을 약 150$정도 구입 할 수 있다. 물론 판매 시작과 함께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매진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학생 입장권이 비교적 저렴(?)하지만 일반인을 위한 입장권의 가격은 한 경기당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시즌권 가격과 비슷하거나 더 높다. 1년의 약 90만 명의 관중이 입장하니 입장권 수익은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또한 대학 풋볼은 매년 대회 중계료만으로 6,000억 이상 규모의 큰 시장이다. 특히 상위권에 있는 대학의 경우 매년 풋볼과 관련되어 벌어들이는 수입은 한국의 프로스포츠 구단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OSU풋볼 팀의 경우 2008년 기준 입장권, 기념품, 상금, 중계권료 등을 합쳐 1,200억 이상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얼마 전 국내 모 자동차 타이어 생산회사에서 에서 미 전역 27개 지역, 244개 대학 풋볼팀 중 상위 5개 팀 (OSU, USC, UF, UT, TSU) 과 스폰서쉽을 체결했다는 것만으로도 미국 대학 풋볼의 시장성이 어느정도 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경기장을 찾았을 때 메인 스크린에서 이 회사의 광고를 보면서 그 광고효과를 상상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경기일정 및 구성

미국 대학 풋볼은 9월 초에 시작해서 12월 초까지 학교당 11-12경기를 치른며 이후 성적에 따라 1월부터 챔프전 (Bowl Championship Series), 4대 메이저 보울 경기(Rose Bowl, Sugar Bowl, Orange Bowl, Fiesta Bowl) 및 군소 보울 경기가 실시된다. 미국 대학풋볼은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큰 틀이 FBS (NCAA Football Bowl Subdivision: 예전에는 Division I이라 불리웠음) 이고, 그리고 이 안에 11개의 컨퍼런스들이 있다. 이 11개의 컨퍼런스는 다시 6개의 BCS conference와 5개의 Mid Major Conference로 구성된다. 각 컨퍼런스마다 10여개의 대학들이 소속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 대학 풋볼은 6개의 BCS conference 로 대표되며, 실력이나 흥행면에서 Mid Major Conference의 대학들이 BCS conference 대학들보다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Independent Schools 이라 불리우는 4개의 대학(Notre Dame, Army, Navy and BYU (2011년 편입예정) 이들은 그 어떤 컨퍼런스에도 속해있지 않다.

미국 풋볼은 미국의 산업을 이끄는 Sports산업 중에서도 단연 큰 부분을 차지하는 큰 시장이며 실제로 일반 Management나 Marketing그리고 Sport Management나 Marketing분야의 학자들도 관심을 갖는 연구분야이기도 하다. 운동선수 출신으로서 그리고 한국의 스포츠 문화에서 성장해온 필자로서는 왜 미국사람들이 주말에 도로까지 통제하면서까지 이렇게 풋볼에 열광하는지 의아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풋볼이 미국인들의 삶의 한 부분을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것을 생활을 통해 점점 알아가고 있다. 이번 주말이 끝나면 여느 월요일처럼 학교 곳곳에서 들리는 인사 “Did you watch the game? It was awesome!”

ⓒ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