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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스포츠는 어디로 가고 있나.

                                                                                

                                                                                    글 / 김경태 (미국 인디애나대학 박사과정)

현재 미국이 당면한 최대 이슈 중 하나는 ‘건강(Health)’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건강 개혁이 임기 중 최고의 중대 사안 중 하나라고 할 정도로 건강을 중시하고 있다. 지금 미국은 육식위주의 식생활, 고칼로리 섭취, 운동부족,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각종 시설 등이 야기한 심장질환, 당뇨, 비만 등 개인의 건강악화와 삶의 질 저하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또한 이런 질병으로 인한 과도한 의료비지출과 경제적 손실은 또 다른 사회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최근의 의료분야는 과거의 치료중심에서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이라는 새로운 의료체계로 전환되고 있다. 만성질활에 걸린 뒤 치료하면 치료 효과도 적을 뿐 아니라 보통 치료 기간도 오래 걸린다. 또한 의료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미국 보건국(NIH, National Institute of Health)이 해마다 건강증진 프로그램 개발과 예방차원에 관한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이다.

최근 미국 인디애나대학의 체육대학 (Indiana University, School of Health, Physical Education, Recreation, at Bloomington)은 60여년간 유지해 온 체육대학의 전통에서 벗어나 시대 흐름에 맞는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다. 곧 보건대학(School of Public Health)으로 대학 명칭을 바꿀 뿐 아니라 보건대학 설립 조건을 갖추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새로운 과도 신설하고 예산도 늘어나면서 규모면에서도 기존의 체육대학보다 확대되어 종합 건강보건대학으로 거듭 나자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같은 전환 과정에서 기존의 체육과를 유지하면서 스포츠와 건강을 통합하는 새로운 보건대학을 신설하는 쪽으로 방향이 정해졌으나 왠지 체육인으로서 체육대학이 없어진다는 것이 석연치 만은 않다. 특히 인디애나 대학의 경우 현재 미국의 종합 체육대학으로서 몇 개 남아있지 않은 명문 체육대학 중의 하나이고 스포츠과학에 공헌바가 큰 학교이기 때문이다. 


                        Photo From School of HPER at Indiana University


이런 움직은 비단 인디애나 대학뿐만이 아니다. 미국내에서 오랜 전통을 가지며 대학스포츠가 활성화되고 있고 스포츠관련 전공이 많다고 하는 소위 “빅텐 컨퍼런스” (주로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미국에서 가장 전통있는 대학스포츠 컨퍼런스이며 11개의 학교으로 구성되어 있다)의 예를 들어 보겠다.  인디애나 대학에서 가까운 일리노이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 Champaign)의 경우도 스포츠 관련학과가 축소되어 현재 응용 건강과학 대학 (College of Applied Health Science)에 체육학과 지역사회 건강학과 (Department of Kinesiology and Community Health) 내에 스포츠 관련 전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퍼듀대학의 경우 2010년 7월자로 일부 대학이 통합, 폐지되면서 스포츠 관련 전공이 건강과 인간 과학대학 (College of Health and Human Science)내 9개의 분과 중 건강과 체육학(Health and Kinesiology)분과로 재편성되며 축소 되었다. 심지어 University of Iowa의 경우 재정삭감으로 인해 2010년 가을학기부터 체육과로 명성이 있었던 스포츠학과 (Sports Studies)가 폐지되는 상황도 생겨났다.  빅10 스쿨은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스포츠에 관한 University of Maryland의 경우도 체육대학에서 보건대학(School of Public Health)으로 전환하면서 몇 개의 스포츠 관련 전공이 없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스포츠 관련 전공은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여 건강(Health)과 관련되지 않은 스포츠 관련 전공은 설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체육대학이나 사범대학 내에 체육 관련학과가 존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변화가 있긴 하지만 이는 한국의 경우 스포츠의 역할이 교육과 엘리트 스포츠 위주에 치중한 학문이 주를 이루기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최근 국내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 스포츠가 상업화와 글로벌화되면서 스포츠경영과 스포츠마케팅 분야의 약진으로 인해 스포츠분야의 존재감을 한층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계속되는 경제 침체로 인해 스포츠 산업 역시 거품이 빠지고 또한 경영학과 통합되면서 정체성 문제가 생기면서 그 전망이 마냥 낙관적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과연 스포츠라는 학문이 다른 학문에 흡수되거나 사라질지도 모르는 기로에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현재 스포츠가 가야 할 길은 과연 어디인가? 타이틀이 바뀌었다고 해서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학문이 사라진다기 보다는 사회의 기본 욕구(?)에 충족되는 새로운 모습으로 더욱 인간에게 가까와진 학문으로 진화한다고 보고싶다.

건강한 삶은 우리 인생에 중대한 사안이고 건강을 위한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버린 세상이다. 오히려 할 일이 더 많은 듯한 이 시점에 우리 스포츠가 가야할 길은 너무도 자명한듯 하다. 스포츠가 인간의 건강과 웰빙에 기여하며 스포츠학의 의미를 확대시키고 다시 거듭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기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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