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우재홍 (해군사관학교 교수)
최근 초등학교에서부터 체력검정제도가 PAPS(Physical Activity Promotion System)라는 브랜드네임을 사용한 학생건강체력 평가제도로 개정되어 실시중이다. 과거에는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 체력도 좋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체력검정제도에서도 순발력, 민첩성 등 운동체력요인을 주로 측정해왔다. 그러나 생활양식의 변화로 비활동성이 증가하고 체력이 저하됨에 따라 운동을 잘하는 것보다 건강이 중요시되기 시작하였고, 근력/근지구력, 심폐지구력, 유연성, 신체구성 등 건강체력 요인이 중요하게 생각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차원에서 새로운 제도는 운동체력보다는 건강체력을 주로 측정하고 평가한다는 측면에서 다소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최근의 학문적 동향과 건강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반영하였다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과 체력에 대한 매우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 이를 유지하고 증진하는데 있어 운동, 혹은 신체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를 잘 실천하고 있는지, 계획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전공자라 할지라도 내가 아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알려줄 수 있는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운동을 계획할 때에는 크게 세가지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무작정 운동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첫째는, 나의 운동목적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
운동의 목적이 현상태를 유지하는 것인지, 증진하는 것인지에 따라 운동량과 강도를 다르게 해야 하고, 체중조절이 목적이라면 유산소성 운동을 주로 해야 하며, 취미로 배드민턴이나 테니스를 친다면 순발력과 민첩성을 기를 수 있도록 잔걸음이나 제자리 높이뛰기 등을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체중조절이 목적인데 매주 1회 조기축구를 열심히 한다는 사람, 배드민턴을 잘 치기 위해 오래달리기나 일반적인 줄넘기만 계속하는 사람은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시 계획해야 할 것이다(물론 심폐지구력이 약하다면 일반적인 줄넘기도 중요하기는 하다). 트레이닝의 효과는 일반적으로 8주 이상 지속적으로 실시했을 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꾸준히 최소 주 3회 이상은 운동하도록 노력해보자.
둘째는, 이를 평가해보는 것이다. 일반인이 가장 소홀한 분야가 바로 평가라고 생각된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분명 향상은 된다. 그러나 목표 설정을 하지 않고 ‘오늘 못하면 내일 하지’ 이렇게 되면 곤란하다. 적정한 수준의 목표를 설정하면 이는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동기가 부여되면 목표대로, 주 2회든 3회든 하게 된다. 저녁 모임 등 다른 약속들을 서서히 조절하거나 자제하게 되는 경향이 생기게 되고 스스로 목표를 향해 노력한다는 측면에서 삶의 활력소가 된다. 이것이 몰입이며, 자아효능감과 연계되는 것이다. 평가에 대해 어렵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쉽게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다. 팔굽혀펴기나 윗몸일으키기를 예로 들면, 최초 1분에 20회를 했다면, 8주간 주당 3일간, 3세트씩 반복해서 해보고, 8주 후에 평가해보는 식이다. 20%가 향상되었다면 다음 8주간의 목표는 20% 상향조정, 주당 3회 4세트로 설정하고 해보는 것이다. 세트 사이에 쉬는 시간을 점점 짧게 한다거나 1분을 정해놓고 하기보다 세트당 횟수를 정해놓고 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해볼 수 있다. 운동을 하다보면 이런 요령도 생기게 되는데 이런 여러 방법들이 동호인들이 스스로 관리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셋째는, 결과에 따라 프로그램을 조정하는 것이다.
평가 결과 예상보다 향상되었다면 더욱 목표를 높게 설정할 수도 있고, 기존의 목표가 높았다면 다소 낮게 조정해서 설정하면 된다. 다만 운동을 지속하다보면 몸 상태가 좋을 때 무리하다가 다칠 수도 있고, 더 이상 생각만큼 향상되지 않는 고원상태(plateau)에 이를 수도 있다. 또 몸 상태가 안좋거나 기술적으로 슬럼프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운동은 늘 그렇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운동으로 건강이 향상된 것에 대해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잘 극복해보자. 이럴 때에는 평소에 흥미가 있었던 다른 운동을 재미삼아 해보는 것도 좋다. 투수들이 겨울에 스키를 탄다거나 하는 것이 바로 하체 단련을 위해 트레이닝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내 마음대로 될 것 같은 인생도 굴곡이 있는데 내가 들여다 볼 수 없는 내 몸이내 마음대로 되겠는가! 편안하게 생각하고 차분하게 돌아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좋다. 운동을 1~2주 정도 쉬어보는 것도 좋다. 몸이 뻣뻣해지면서 운동을 다시 원하게 될 것이다. 그 때 즐겁게 다시 하면 된다!
최근 한 체육을 전공한 동료가 건강검진의 문진에서 ‘중강도의 신체활동을 매주 2회 이상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그 동료가 늘 사람들에게 권장하고 있던 질문이었던 까닭이다. 그러나 그 동료는 씁쓸하게도 ‘아니오’라고 답하였다고 한다. 이만큼 어려운 것이 지속적인 운동이다. 지금까지 운동을 꾸준히 해왔더라도 과연 ‘목표는 있었는지, 나태하지는 않았는지, 계획을 조정할 필요는 없는지’ 돌이켜보고 잘 실천하도록 노력해보자. 건강과 체력에 대한 자신감 그것은 위와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본인 스스로 갖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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