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스포츠의 대중화, 아마 지금 장애인 스포츠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보고 그 방안을 짜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장애인 스포츠에 관심을 갖도록 홍보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대중을 참여 시킬 수 있을까? 필자 역시도 09년도 장애인 농구 협회에서 일 하는 동안 늘 고민하던 것 중에 하나이다. 늘 머릿속에 남겨져 해결되지 않는 숙제와 같이 느끼곤 하였다. 그러나 호주 여성 스포츠 학회에서 휠체어농구 시연 과정을 직접 준비하고 현장에서 체험하면서 나의 고민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받은 느낌이였다.
여성 스포츠 학회
시드니는 제 5회 IWG 세계 여성스포츠 학회를 5월 20일부터 23일까지 3일에 걸쳐 개최하였다. 세계 약 200개국에서 480명의 여성 스포츠 리더들이 참여하였고, 여성스포츠를 주제로 한 다양한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호주 농구협회는 학회 마지막 날인 23일에 여자 휠체어 농구 기술을 선보이는 공개 시연 행사에 참여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넷볼, 럭비, AFL, 크리켓 그리고 축구 등 다양한 종목이 행사에 참여 하였고 장애인 스포츠로는 농구뿐이었다. 그래서 호주농구협회에게 더욱 뜻 깊은 행사였으며, 장애인 종목을 시연하는데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 행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공원에서 열렸으며, 주최는 호주 스포츠 조직 위원회에서 그리고 호주농구협회는 그 행사를 주관하였다.
호주농구협회;BA(Basketball Australia)
호주농구협회는 시드니에 위치해 있으며, 호주의 농구 발전을 위해 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프로농구와 유소년 농구 뿐 아니라 남자, 여자 휠체어 농구 팀을 구성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그리고 이 시연행사는 국제적으로 휠체어 농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데 좋은 기회 임에 틀림 없었다. 농구협회는 이 행사에 참여하는 150의 국제 여성 스포츠 리더들을 위해서, 효과적으로 휠체어 농구에 참여 시킬 수 있도록 Workshop을 개최하였다. 농구는 “Everyone's Game” 즉 모두의 운동이라는 것을 모토로 하고 누구나 쉽게 휠체어 농구에 접근 할 수 있도록 행사를 계획하였다.
농구 시연 행사
행사 당일 직원 동료 Jackie와 필자는 많은 사람들이 직접 참여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스포츠 용 휠체어와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농구 골대를 가지고 경기장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휠체어농구 국가대표 Liesl Tesch와 현재 국가대표팀 주장인 Tina McKenzie이 함께 행사에 참여하였다. 휠체어를 타는 방법, 휠체어 농구의 룰 그리고 휠체어 농구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선수들이다. 행사 다음 날 세계 휠체어 농구대회를 위해서 영국으로 떠나야 함에도 불고하고 그들의 농구 사랑을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었던 시간 이였다.
호주 스포츠 조직 위원회는 참여자들을 한 그룹에 10명씩 나누어 15분씩 각각의 종목을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도록 했다. 시연 행사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각 경기를 직접 할 수 있도록 진행 했으며, 짧다고 생각한 15분 이였지만 모두들 적극적으로 참여 했기 때문에 원활이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시연 행사 중 대형 스크린에 걸린 ‘everyone’s game’
1. 목적
① 호주 휠체어 농구의 성공과 휠체어 농구에 대해서 세계에 알리기 위함
② 여성 스포츠 리더들에게 휠체어 농구를 참여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함
③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휠체어 농구를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
2. 내용
① 휠체어 농구에 대한 소개
② 휠체어 농구에 대한 기본 룰 소개
③ 휠체어를 사용하는 방법을 시연
④ 휠체어 농구의 슛, 드릴 그리고 스킬 등을 지도
⑤ 한 그룹을 두 팀으로 나누고, 두 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각 팀에서 선수로 농구 시합을 진행
⑥ 합리적인 가격의 스포츠용 휠체어를 살 수 있는 곳을 소개하고 설문지 조사 및 끝 맺음
Liesl Tesch와 참여자들의 농구 시합 중
Tina McKenzie와 행사에 참여한 여성리더들
3. 결과물
모든 행사가 끝나고 설문조사에 의하면 휠체어 농구 시연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텔레비전이나 신문 등의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해 본 사람들은 있었지만, 직접 경기에 참여 하는 것은 처음인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휠체어 농구는 많은 사람들의 흥미와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고 실제로 가장 많은 인기를 얻었다. 필자는 장애인 스포츠가 더 이상 어둡고 관심 밖에 스포츠가 아니라 이제는 하나의 인기 종목이 될 수 있음을 그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눈빛 속에서 읽을 수 있었고, 밝은 미래와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 호주 스포츠 위원회도 휠체어 농구가 국내와 국제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행사였다는 점에 기쁨을 표시했다.
이 시연 행사의 주제는 "Play-Think-Change" 즉 스포츠를 참여하고, 생각하며 그로 인해 인식의 변화를 만드는 것이었다. 실제로 필자와 참가자들은 휠체어 농구를 한 후 “휠체어 농구는 장애인만 하는 운동이 아니라 모두의 스포츠이다” 라는 인식의 변화가 일어났다. 물론 휠체어 스포츠의 목적이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진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모두가 즐겁게 참여 할 수 있는 종목임에 틀림없었다. 이러한 깨달음과 인식의 변화는 이 시연행사의 가장 큰 결과물이라고 말 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한 사람의 바른 생각과 영향력이 다른 한 사람을 변화시키고 지역을 변화시키고 나라를 변화시키고 세계를 변화시키듯이 시연 행사에 참여 한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가 세계를 변화 시킬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스포츠 리더들인 그들이 자국으로 돌아가서 스포츠 현장과 지역 커뮤니티의 변화를 위해서 노력할 것임에 틀림없다. 필자와 호주 농구협회는 그런 확신과 희망을 갖고 이 행사를 마쳤다.
우리나라도 장애인 스포츠 현장 일반 스포츠 현장 모두, 스포츠인 이라면 누구나 “휠체어 스포츠는 장애인만 하는 운동이다” 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 것 이다. 가장 먼저 모두의 스포츠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변화가 이루어졌을 때 장애인 스포츠의 대중화는 하루 빨리 이루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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