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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의 권익을 보호받는 미국대학교의 학생운동선수 (NCAA의 철저한 학생관리)

                                                                                     글 / 이윤영 (고려대학교 박사/NCAA 인턴)

1905년 루즈벨트 대통령은 대학 풋볼경기의 규칙을 정립하고 학생으로서의 권리와 운동선수로서의 권리를 동시에 보장하라는 명목으로1906년 미국대학경기협회(inter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of the United States)를 제안했다. 그리고 이 미국대학경기협회가 오늘날 미국대학농구경기인 파이널포(Final Four)로 유명한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National College Athletic Association)’의 전신이 되었다. 현재 NCAA는23개 종목에 걸쳐 88개의 챔피언쉽을 주관하며 3십8만명이 이르는 학생운동선수(student-athletes)를 관리하는 명실상부 미국 최대 스포츠 기구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특히 64개 대학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기를 치르고 최종 4개 팀이 결승전 시리즈인 파이널포에 진출하는 미국대학남자농구경기는 ‘3월의 광란’이라고 불리며, 이 ‘단일종목’의 중계료(CBS 중계)만해도 2002/3-2012/3년까지 총 6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만하다.

NCAA의 경기가 미국 전역을 흔들만큼 인기를 모으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학생운동선수로 이뤄진 경기에서만 볼 수 있는 순수함과 열정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풋볼리그(NFL), 메이저리그(MBL)등 프로스포츠가 지배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유독 NCAA의 농구경기에 방송사들은 가장 비싼 중계료를 내고 있으며 매년 NCAA 소속 선수들에게 미국인들은 아낌없는 격려를 보낸다. 자본주의 첨병을 걷고 있는 미국에서 어떻게 프로리그를 물리치고 대학경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일까. 바로 ’학생운동선수’를 철저히 보호하고 관리하며 순수아마추어리즘을 표방하는 스포츠정신과 학생으로서의 기본권리인 학업성취를 균형있게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NCAA가 있기에 가능했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보다 구체적으로 NCAA표방하고 있는 가치(Core Values)를 통해 미국대학스포츠협회의 역할, 그리고 어떻게 NCAA가 학생선수의 순수아마추어리즘과 스포츠정신을 유지하고 있는가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표1>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NCAA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어떻게 학생으로서의 권리를 지키면서도 최상의 운동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소홀해질 수 있는 학생으로서의 권리, 사회적 경험을 함께 보장하면서도 운동선수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시스템의 유지 및 적극적인 지원이다.

                                          
                                                 <표1> NCAA의 핵심가치(Core values)

1. 학업, 사회적 경험, 운동수행의 균형있는 유지
2. 최상의 스포츠맨쉽과 순수함의 지향
3. 학업적, 운동성취의 추구
4. 높은수준의 교육과 운동수행을 유지하기 위한 대학간경기 지원
5. 학생선수, 코치, 스포츠행정가를 위한 공정한 기회 제공
6. 자율성과 관념의 차이 존중
7. 대학간경기의 선두적인 리더쉽 추구


이를 위하여 NCAA에 소속되고 경기에 참여하기 위한 최소한의 학업규정을 정해놓고 이를 철저히 감시하고 있으며, 만약 이 최소한의 규정을 채우지 못할 경우 경기 참가 자체를 엄격히 규제하는 강력한 정책을 쓰고 있다. 예를 들어 <표2>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미국대학경기의 디비전1리그에 소속되어 경기에 선수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재학기간(미국 학재의9학년부터 12학년까지) 중 4년간의 영어수업, 3년간의 수학 수업 등 필수적으로 16개의 과목을 이수해야 하며 디비전2의 선수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14개의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그리고 NCAA의 ‘자격센터(Eligibility center)’에서는 선수들의 학업이수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감독하고 있으며, 만약 이를 지키지 못한 학생선수는 대학입학후 NCAA경기 등록 및 활동이 불가능하다. 또한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미국의 SAT점수의 경우도 반드시 NCAA의 자격센터에 보고해야 하며 최소한의 SAT 점수를 넘어야만 선수로 활약이 가능하다. 따라서 대학들은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고 하더라도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는 경기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스카웃 자체를 하지 않는다.


                                                        <표 2> 필수 이수 과목

디비전 1 선수로 등록하기 위해 이수해야 할 필수 과목  디비전 2 선수로 등록하기 위해 이수해야 할 필수과목
                            영어/ 4년
                            수학/3년
                     자연,물리 과학/2년
      추가적인 영어, 수학 또는 자연.물리과학/1년
                         사회과학/2년
        기타 과목(외국어, 종교, 철학 등)/4년 
                              영어/ 3년
                              수학/2년
                       자연,물리 과학/2년
      추가적인 영어, 수학 또는 자연.물리과학/2년
                          사회과학/2년
             기타 과목(외국어, 종교, 철학 등)/3년



또한 학업적 성취와 더불어 순수아마추어리즘을 지키기 위한 정책도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NCAA의 디비전1,2에 등록된 모든 선수는 반드시 아마추어리즘에 관한 시험(amateurism questionnaire)’을 치뤄야 하며 선수들은 개인적으로 기업이나 다른 단체로부터 일체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이와 같은 모든 선수 자격및 기준에 대해서는 NCAA의 실행부서(Enforcement)에서 관리 감독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NCAA의 기준이나 학생선수 자격에 대하여 미래의 운동선수를 희망하는 초등학생들에게 끊임없이 홍보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학업과 운동을 병행해온 대학 학생선수들의 100여년의 발자취를 응집해 놓은 NCAA 산하의 미국대학스포츠박물관(Hall of Champions)에서는 운동선수를 희망하는 10대초반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박물관 투어 및 학생선수의 자격에 대한 홍보가 끊이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NCAA의 적극적인 홍보와 철저한 관리, 지원 시스템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운동선수를 가능하게 했으며, 학생으로서의 권리와 운동선수로서의 권리를 ‘학생선수’라는 이름으로 특별히 보장받고 있는 NCAA 소속 구성원의 자부심을 빛나게 하는 원천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00여년간 학생선수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해온 NCAA의 존재는 여전히 학생으로서의 권리와 운동선수로서의 권리를 위태롭게 유지해가고 있는 한국의 스포츠정책에 함의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디비전: NCAA 소속의 대학은 학교의 스포츠 시설, 운동부의 규모에 따라 디비전1, 디비전2, 디비전3으로 구분된다. 디비전1은 남녀 각각 7개의 운동부를 갖추고 있어야 하며 디비전2의 경우 남녀 각각 5개 이상의 운동부가 있어야 하고 디비전 3은 남녀 각각 3개 이상의 팀이 있어야 한다. 디비전1에는 335개 학교, 디비전2에는 288개 학교, 디비전 3에는 432개 학교가 멤버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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