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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폴더/스포츠경영

“스포테인먼트”가 프로야구에 미치는 영향은?

                                                                                                            글 / 김상유 (명지대 교수) 


최근 스포테인먼트(Sportainment)라는 말을 신문지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 스포테인먼트란 sports와 entertainment의 합성어이다. 즉 스포츠를 엔터테인먼트처럼 즐겁게 즐기자는 뜻이다. 스포츠가 즐겁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최근의 엔터테인먼트의 강한 오락성을 접목하여 스포츠를 더욱 즐겁게 하자는 취지이다. 

 
많은 사람들이 국내에서 스포테인먼트라는 용어를 가장 먼저 쓴 곳이 프로야구구단인 SK 와이번스로 알고 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이러한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한 곳은 스포츠언론사인 스포츠서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스포츠서울은 2001년 케이블방송사를 준비하면서 스포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채널을 신청한 바 있다.

 



SK 와이번스의 스포테인먼트

SK와이번스가 스포테인먼트를 창시한 것은 아니지만 가장 널리 알리고 실제 용어에 맞는 마케팅을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SK 와이번스는 현재 가장 강한 전력으로 매 시즌 수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0시즌에는 8개구단 중 가장 많은 관중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지금까지 LG, 두산, 롯데만이 달성한 1시즌 단일팀 100만 관중기록 역시 무단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000년 이후 SK 와이번스의 입장객 추이는 다음의 표와 같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SK와이번스의 관중이 2007년 이후에 극격히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2007년은 SK와이번스가 스포테인먼트를 주창한 해이다. 또한 거장 김성근 감독과 미국에서 활약하던 이만수 코치를 영입하고 팀을 정비하는 등 최고의 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스포테인먼트의 일환으로 문자응원문구용 가로전광판과 외야백스크린 분수쇼, UCC 상영가능한 동영산 전광판 등의 시설을 보강하고, 시즌권의 파격할인, 아이들을 위한 와이번스랜드, 학생을 위한 야구체험관을 조성하였으며, 인천맛집 유치 등의 이벤트를 기획하였다.

또한 관객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하여 선수단에게 팬의 싸인 요청이나 사진찍기를 거부할 시에는 벌금을 물리기로 하는 등 철저히 관중위주의 마케팅을 펼쳤다. 팀의 이만수 코치는 관중과의 약속을 위해 속옷 차림으로 야구장을 일주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노력은 좋은 성적과 맞물려 전통의 인기팀인 LG, 두산, 롯데를 능가하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 


다른 구단의 스포테인먼트

그렇다면 다른 프로야구단은 스포테인먼트를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다른 구단들도 관중들을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여성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LG 구단의 경우 더 많은 여성고객 확보를 위하여 ‘여자가 사랑한 다이아몬드’ 라는 마케팅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이벤트는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여러 여자대학에서 특강을 통하여 선수와 좀 더 가까이 하는 이벤트이다.

롯데자이언츠의 경우 ‘한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되자’ 라는 모토로 팬친화적인 구장조성, 타구단과 차별화된 팬엔터테인먼트 실행, 구장내 각종상품과 식음료 개선 등을 중점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아직까지 이러한 마케팅 활동을 인지하고 있지 못한 이유는 이들의 마케팅 활동이 SK와이번스보다 늦었으며, 적극적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미래의 스포테인먼트

LG, 롯데 등은 비교적 마케팅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다른 구단을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구단이 성적지상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관중이 적어도 일단 좋은 성적을 올리면 모기업의 이미지가 좋아진다는 과거의 인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성적이 좋으면 언론에 더욱 노출되고 기업의 이미지가 좋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역관중과 팬들의 적극적인 후원 없이는 좋은 성적을 올리기 힘들다. 2002년 월드컵에서도 보았듯이 관중은 또 한명의 선수이다. 홈엔 어웨이의 방식을 취하고 있는 프로야구의 경우 홈관중의 열렬한 응원은 성적과 직결될 수 있다. 따라서 홈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채워 열렬한 응원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은 구단의 몫이다. 최근 많은 구단들이 모기업의 부서에서 벗어나 각 스포츠단으로 독립법인화되고 있다.

이러한 법인의 경우 지출만큼의 수익을 벌어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정한 스포테인먼트를 추구하고 관중들의 만족을 높여서 끊임없는 방문과 소비를 이끌어내야 한다.

대한민국의 대표스포츠라는 할 수 있는 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서 전 구단이 자신들만의 색깔을 갖는 스포테인먼트를 자랑하는 그날이 오기를 프로야구의 팬으로서 간절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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